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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TV서나 보던 서킷 마음껏…급코너 구간서도 시속 90㎞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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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TV서나 보던 서킷 마음껏…급코너 구간서도 시속 90㎞ 질주

입력
2017.09.0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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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대 구매고객 33팀 참여

인제스피디움에서 짐카나 레이스

“서킷 주행 처음 해 본다” 흥분 속

사전 라이센스 취득부터 실주행까지

지난달 27일 강원도 인제군 인제스피디움에서 기아차 고객들을 대상으로 열린 ‘더 멤버십 스팅어 서킷 챌린지’에서 차량들이 줄지어 서킷을 주행하고 있다. 기아차 제공
지난달 27일 강원도 인제군 인제스피디움에서 기아차 고객들을 대상으로 열린 ‘더 멤버십 스팅어 서킷 챌린지’에서 차량들이 줄지어 서킷을 주행하고 있다. 기아차 제공

“첫째도 탈출, 둘째도 탈출, 셋째도 탈출입니다.”

운전석에 오르기 전 안전교육시간. 검은색 강화 헬멧을 앞에 둔 참가자들의 얼굴에선 긴장된 표정이 역력했다. 인제스피디움 피트동 강의실 앞에 펼쳐진 스크린에선 급회전 구간에서 도로이탈과 충돌 등 사고 모습이 적나라하게 펼쳐졌다. 사고 차에서 급히 빠져나오던 운전자가 뒤따라오던 차에 치일 뻔한 영상에선 신음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서킷주행 이론교육을 맡은 정재순 인제스피디움 서킷시설파트 감독은 “서킷에서 주행속도는 시속 250㎞가 넘고 90도로 꺾이는 코너 구간에서도 급가속이 이뤄진다”며 “사고 이후 무전기에서 ‘탈출하라’는 지시가 들리면 소지품은 내팽개치고 무조건 차에서 나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지난달 27일 강원 인제군에 위치한 인제스피디움에서 기아차 스팅어 구매고객을 대상으로 ‘더 멤버십 스팅어 서킷 챌린지’가 열렸다. 서킷 라이선스 취득 프로그램과 지그재그 주행, 90도 회전, 급브레이크 구간 등으로 구성된 짐카나 레이스를 통해 퍼포먼스 세단인 스팅어의 매력을 충분히 체험해볼 수 있도록 마련된 자리였다. 이날 행사에는 스팅어 구매 고객 33개팀(동반자 포함 총 60명)이 참가했다. 참석자들은 20대~50대까지 다양했고 여성 고객들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30대 참가자인 박모(회사원)씨는 “서킷 주행은 처음 해본다”며 “TV에서나 봤던 서킷을 마음껏 질주해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흥분을 가라앉히기 힘들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강원도 인제군 인제스피디움에서 열린 ‘더 멤버십 스팅어 서킷 챌린지’에 참석한 기아차 스팅어 구매 고객의 차가 줄지어 주차돼있다. 기아차 제공
지난달 27일 강원도 인제군 인제스피디움에서 열린 ‘더 멤버십 스팅어 서킷 챌린지’에 참석한 기아차 스팅어 구매 고객의 차가 줄지어 주차돼있다. 기아차 제공

인제스피디움에 마련된 서킷코스는 3.9㎞(1바퀴)로 직선구간 1곳과 급선회 코너 19곳으로 구성돼있다. 정재순 감독은 “인제스포디움은 산악지대 특성상 서킷의 고도 차가 최대 42m에 달해 주행 시 절벽에서 뚝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며 “운전자의 무게중심이 위아래, 좌우로 흔들리면서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제스피디움 서킷 주행을 위해서는 사전에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한다. 취득 과정은 서킷 이론과 실무 교육으로 구성돼있다. 이날 참가자들은 두 가지 과정을 모두 이수해 라이선스를 획득하는 프로그램에 도전했다.

지난달 27일 강원도 인제군 인제스피디움에서 열린 ‘더 멤버십 스팅어 서킷 챌린지’에서 기아차 고객들을 대상으로 서킷 라이선스 취득을 위한 이론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기아차 제공
지난달 27일 강원도 인제군 인제스피디움에서 열린 ‘더 멤버십 스팅어 서킷 챌린지’에서 기아차 고객들을 대상으로 서킷 라이선스 취득을 위한 이론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기아차 제공
지난달 27일 강원도 인제군 인제스피디움에서 열린 ‘더 멤버십 스팅어 서킷 챌린지’에서 차들이 서킷 주행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기아차 제공
지난달 27일 강원도 인제군 인제스피디움에서 열린 ‘더 멤버십 스팅어 서킷 챌린지’에서 차들이 서킷 주행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기아차 제공

이론 교육은 경기장 제반 규정 및 주의사항, 서킷에서 운전자에게 각종 상황을 알리는 깃발 신호에 대한 설명으로 이뤄졌고 이후 곧바로 서킷 주행을 체험해보는 실무교육에 들어갔다. 레이싱카들이 코스에 진입 전 주차된 상태로 대기하는 지역인 ‘패독’ 구간에 가이드 차를 선두로 스팅어 15대가 줄지어 섰다. 엔진이 뿜어내는 배기음에 운전석에 앉은 참가자들의 긴장감이 더욱 높아졌다. 50대 강모(자영업자)씨는 “출발도 안 했는데 벌써 등에 식은땀이 흐른다”며 “하지만 다른 차에 뒤쳐지지 않고 멋지게 주행을 소화해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전방에 있던 신호등이 녹색 불빛으로 바뀌며 출발 신호를 보내자 차들이 줄지어 서킷으로 진입했고 1분도 채 지나지 않아 “끼이익” 거리며 타이어가 노면과 마찰하며 나는 날카로운 소리가 경기장 안에 울려 퍼졌다. 기아차 관계자는 “레이싱카 선수들은 이를 우스갯소리로 ‘돼지 멱따는 소리’라고 부른다”며 “고속으로 코너 구간을 빠져나갈 때 뒷바퀴가 바깥으로 밀리는 ‘오버스티어’가 발생할 때 주로 생긴다”고 설명했다. 서킷주행을 마친 강씨는 “가이드 차량이 천천히 주행하는 것처럼 보였는데도 급코너 구간에서조차 시속 90㎞를 넘나들었다”며 “한번 서킷 주행이 시작되자 주변은 아무것도 안 보이고 가이드 차 꽁무니만 쫓아가기 바빴다”고 털어놓았다.

지난달 27일 강원도 인제군 인제스피디움에서 열린 ‘더 멤버십 스팅어 서킷 챌린지’에서 짐카나 레이스에 나선 한 스팅어 차량이 S자 구간을 빠르게 통과하고 있다. 기아차 제공
지난달 27일 강원도 인제군 인제스피디움에서 열린 ‘더 멤버십 스팅어 서킷 챌린지’에서 짐카나 레이스에 나선 한 스팅어 차량이 S자 구간을 빠르게 통과하고 있다. 기아차 제공
지난달 27일 강원도 인제군 인제스피디움에서 기아차 고객들을 대상으로 열린 ‘더 멤버십 스팅어 서킷 챌린지’에서 짐카나 레이스에 나선 스팅어 차량을 안전요원들이 주의깊게 바라보고 있다. 기아차 제공
지난달 27일 강원도 인제군 인제스피디움에서 기아차 고객들을 대상으로 열린 ‘더 멤버십 스팅어 서킷 챌린지’에서 짐카나 레이스에 나선 스팅어 차량을 안전요원들이 주의깊게 바라보고 있다. 기아차 제공

짐카나 레이스는 지그재그와 연속 8자 돌기 등 구간을 설정해놓고 완주 시간에 따라 순위를 결정하는 자동차 경주다. 긴급회피주행과 긴급제동, 빗길 미끄러짐 등을 체험해볼 수 있기 때문에 짐카나 레이스에 익숙해지면 일반주행 시 발생할 수 있는 돌발상황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 다년간의 운전경력을 보유한 참가자들은 짐카나 레이스에 자신감을 보였지만 실제 주행에 들어가자 S자 주행에서 코스를 이탈하거나 경계표시로 세워둔 삼각형 표지물을 밟고 지나가는 등 실수가 잦았다. 실무교육을 담당한 레이서 경력 18년의 장주석 강사는 “일반 운전자들이 긴급회피주행이나 긴급제동 등을 정식으로 배울 기회가 거의 없다”며 “사고를 당하고 나서야 뒤늦게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장 강사는 일반도로에서 운전자를 보호하는 가장 최선의 안전기술은 “긴급제동”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시속 80㎞든 시속 120㎞ 든 주행 중 갑자기 장애물을 발견하면 무조건 브레이크를 밟아야 한다”며 “일반인이 어설프게 장애물을 피하려다 오히려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국내 자동차업체들은 기아차와 같이 고객 대상으로 다양한 주행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7월에 경기 화성시 한국교통안전교육센터 오토시티에서 ‘드라이빙 아카데미’를 열었다. 안전하고 즐거운 운전을 배울 기회를 주는 프로그램으로 아마추어 레이스에 입문하기 위한 첫 단계인 ‘펀 앤 세이프티’ 클래스였다. 또한 BMW가 2014년 8월 인천 영종도에 개장한 ‘BMW 드라이빙 센터’는 지난달 기준 누적방문객 50만명을 돌파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주행 프로그램은 구매고객 관리와 판매확대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다”며 “고객들의 체험을 통한 입소문 마케팅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인제=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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