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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검사 연루… 핵심 브로커 검거… ‘법조 비리’ 판도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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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검사 연루… 핵심 브로커 검거… ‘법조 비리’ 판도라 열린다

입력
2016.06.1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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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정과 사실혼 주장했던 李

정운호 해외 원정도박 사건과

이숨투자 대표 사기 항소심 과정

로비 의혹 규명할 결정적 인물

鄭, 감사 무마 위해 검사에 청탁

감사원까지 불똥 튈 가능성도

부정한 청탁 받은 의혹 제기된

檢 수사관ㆍ경찰 수사도 본격화

'정운호 게이트'의 핵심 브로커로 알려진 이동찬씨가 경찰에 검거돼 19일 새벽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정운호 게이트'의 핵심 브로커로 알려진 이동찬씨가 경찰에 검거돼 19일 새벽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정운호(51ㆍ구속)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전방위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현직 검사의 금품수수 정황을 포착하면서 법조비리 수사가 본격화하고 있다. 판ㆍ검사 로비의 핵심 인물로 꼽혔던 거물 브로커까지 검거되면서 현직 판사와 검찰 수사관, 경찰 등에 대해서도 수사가 확대될 전망이다. 법조계에 대한 전방위적 로비가 과연 어느 선까지 이뤄진 것이냐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8일 밤 검거된 거물 브로커 이동찬(44)씨는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46ㆍ구속기소) 변호사의 법원과 검찰 상대 로비 의혹을 규명하는 데에 결정적 인물로 꼽힌다. 검찰은 이숨투자자문 대표 송창수(40ㆍ수감 중)씨가 관계된 사건을 우선적으로 들여다 볼 가능성이 크다. 최 변호사는 지난해 8월 서울중앙지법에서 ‘진우커뮤니케이션 사기사건’, 수원지법에서 ‘인베스트 사기사건’으로 기소된 송씨에 대한 항소심 변호를 맡아 송씨에게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냈다. ‘진우커뮤니케이션 사기사건’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받았던 송씨는 2심에서 징역 1년2개월을 받았고, ‘인베스트 사기사건’은 1심에서 징역 4년이던 것이 항소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으로 감형됐다. 서울중앙지법 항소심 재판장은 정 대표의 해외원정도박 사건 항소심이 배당된 당일 브로커 이민희(56ㆍ구속기소)씨를 만나 구명로비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L 부장판사다. 수원지법 항소심 재판장은 최 변호사와 2001~2003년, 2013~2014년 법원에서 함께 근무했던 C 부장판사였다.

검찰은 최 변호사와 사실혼 관계라고 주장해 온 이씨가 최 변호사의 법원ㆍ검찰에 대한 로비 내용을 구체적으로 알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씨가 최 변호사 대신 ‘전관’을 팔아 사건을 수임해 거액의 수임료를 받은 뒤 수임료 일부를 대가로 챙겼거나 재판부에 직접 청탁했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씨는 이숨투자자문 사기사건과 관련해 금융감독원에 직접 로비를 한 의혹도 받고 있다. 이씨가 현재 수사에 협조하지 않고 있지만 그의 입에서 현직 법조인과 금융기관 인사들의 이름이 튀어나올 경우 수사는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수 있다.

정 대표 로비 의혹과 관련해 수사선상에 오른 현직 검사에 대한 수사 역시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검찰은 2010년 서울메트로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무마하기 위해 감사원 고위 간부와 동문인 박모(54) 검사가 억대의 뒷돈을 받은 단서를 확보해 사법처리 수순을 밟고 있다.

19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모습. 뉴스1
19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모습. 뉴스1

이처럼 검찰 로비에 대한 실체가 드러나고 있는 만큼 정 대표가 지난해 원정도박 수사 때 무혐의 처분을 받는 과정에서 검찰과 부적절한 거래가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 변호사는 이씨의 소개로 정 대표의 해외 원정도박 사건의 항소심 변호를 맡은 뒤 올해 1월 사건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강력부 S 부장검사와 재판을 담당한 공판부 J 부장검사를 만나 “보석에 반대하지 말라”고 요청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실제로 검찰은 정 대표 측 보석 요청에 “재판부가 알아서 해달라”는 적의처리 의견을 제출했고, 항소심 구형도 6개월을 낮췄다. 두 부장검사는 최 변호사와 사법연수원 동기에 동향으로 친분을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정 대표 사건 등과 관련해 부정한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검찰 수사관과 경찰에 대한 수사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검찰은 정 대표의 수사ㆍ재판 단계에서 변론을 맡았던 검사장 출신 홍만표(57ㆍ구속) 변호사 및 최 변호사, 브로커 이민희씨 등과 3차례 이상 통화하거나 문자메시지를 자주 주고 받은 수사관 10여명을 선별해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브로커 이동찬씨와 함께 있다가 도주한 K씨가 검찰 수사관 출신인 만큼 검찰 직원들과 부적절한 접촉이 있었는지도 살펴볼 방침이다. 검찰은 금융계좌를 추적해 수천만 원대의 금전거래 사실이 확인된 수사관 3,4명을 사법처리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최 변호사가 정 대표를 폭행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서 이동찬씨가 서울 강남경찰서 소속 경찰들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의혹도 수사하고 있다. 최 변호사가 변론을 맡았던 송창수씨에 대한 경찰 수사과정에서 금품을 건네고 수사기록을 건네 받았다는 의혹, 정운호 대표가 지난해 원정도박사건 무혐의를 받는 과정에서 경찰들이 뇌물을 수수했는지 여부도 수사대상이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검찰이 현직 검사들을 겨냥해 제 살을 도려내는 수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 동안 수사선상에 올랐던 법원이나 경찰 등에서 ‘왜 우리만 수사하는 거냐’고 불만을 터뜨릴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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