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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국내 아닌 해외 빈곤층 돕느냐 물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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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국내 아닌 해외 빈곤층 돕느냐 물으면”

입력
2017.02.0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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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20년 맞은 지구촌나눔운동 박명광 이사장

국내 유일 국제구호 전문 비정부기구(NGO)인 지구촌나눔운동의 박명광 이사장은 지난 1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대한민국의 위상에 걸맞은 공적개발원조(ODA) 규모의 확대와 종류의 다양성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배우한기자bwh3140@hankookilbo.com
국내 유일 국제구호 전문 비정부기구(NGO)인 지구촌나눔운동의 박명광 이사장은 지난 1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대한민국의 위상에 걸맞은 공적개발원조(ODA) 규모의 확대와 종류의 다양성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배우한기자bwh3140@hankookilbo.com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바뀐 국가는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뿐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인데다, 공적개발원조(ODA)는 국가 경제 규모에 비해 적은 수준이어서 국제사회로부터 ODA를 늘리라는 상당한 압력을 계속 받고 있습니다.”

국내를 제외한 다른 나라 빈곤층의 소득증대를 목적으로 설립된 국내 유일 비정부기구(NGO)인 ‘지구촌나눔운동’이 올해로 활동 20년째에 접어들었다. 국내에도 빈곤층이 많은데 굳이 해외에서만 개발협력사업을 진행하는 것을 탐탁지 않게 보는 눈총을 가끔 받는다는 박명광(72)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

그는 “우리나라의 한 해 ODA 재원은 국내총생산(GDP)의 0.2% 수준인 2조6,000억원가량인 반면 스웨덴과 네덜란드 등의 ODA는 국내총생산(GDP)의 1~2% 수준”이라며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최근 경제 침체로 시민들이 나눔과 기부에 소극적으로 바뀐 데다 최근 국정농단 사태에서 최순실씨가 미얀마 ODA 사업에까지 손대려 한 사실이 드러나는 어려움도 있지만, 대한민국의 긍정적 이미지 창출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학 박사로 경희대 부총장과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박 이사장은 2015년부터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을 맡고 있다. 비례대표 국회의원 활동을 제외하면 학자·교수로 살아 온 그가 시민사회활동에 ‘외도’를 한 지 2년 만에 단체의 사업비 규모는 2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기준으로 48억원을 기록한 지구촌나눔운동은 재정의 80% 이상을 사업비로 지출하는 건강한 단체로 거듭났다.

박 이사장은 “국내에만 직원 1,000명 이상의 시민사회단체가 3곳”이라며 “시민사회단체는 업무특성상 조직이 너무 커지면 활동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작지만 강한 ‘강소NGO’로 자리매김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구촌나눔운동은 지난해 말 현재 베트남과 몽골을 비롯해 ▦미얀마 ▦동티모르 ▦케냐 ▦르완다 ▦에티오피아 등 7개국 9개 사업소에서 개발도상국의 역량강화를 위한 개발협력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단체는 아시아·아프리카 곳곳에 퍼진 현지 파견 인력 20명과 본부 직원 20명 등 총 인력 40여명이 정액 후원자 1,600명의 기부금과 기업체 모금, 정부 ODA를 전담하는 외교부 산하 공공기관인 코이카(KOICA) 사업 등에서 사업비를 조달한다.

지구촌나눔운동이 개별협력사업을 펼치며 지키는 원칙은 ‘공짜는 없다’와 ‘철저한 현지화’등 두 가지다.

이들의 개발협력사업은 후원금과 기부금을 해당국의 빈곤층에 단순 배분해 주는 것을 금기하고, 그들이 빈곤을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법을 찾아주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베트남 농가의 전반적인 소득 수준을 높여 빈곤의 고리를 끊기 위한 소액대출형 가축 지원사업인 ‘암소은행’은 지구촌나눔운동의 대표 성공사례다.

지구촌나눔운동은 베트남 일부 빈곤층 농가에 즉각 도움이 되는 현금이나 비료를 지원하는 대신 노동력을 제공해 농사에 직접적인 도움이 주고 새끼도 낳아 그 자체도 목돈이 되는 암소를 지원했다. 2000년 암소 50마리 수준이던 지원 규모는 지난해 평균 200~250마리로 크게 늘었다. 지난 15년간 각 빈곤농가에 지원된 암소의 숫자만 2,500여마리에 이른다. 상환율 또한 97%에 달한다.

박 이사장은 “베트남은 암소은행을 운영할 수 있지만 아프리카 케냐는 물이 부족해 일반적인 가축보다는 양계은행이 적합한 것처럼 나라별로 빈곤층 수준, 소득증대사업의 효율성 등을 따져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따른다”고 밝혔다. 그는 “그들에게 진정한 가난 탈출방법을 가르쳐 주기 위해 모든 개발협력사업의 콘텐츠 교육도 병행한다”고 말했다.

이태무 기자 abcdef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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