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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건물 관리인 “기자 오기 전엔 태블릿 존재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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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건물 관리인 “기자 오기 전엔 태블릿 존재 몰랐다”

입력
2017.04.10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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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책상인 줄 알았는데 태블릿 나오더라”

관리인 “공적 가치 크다고 봐서 취재 협조”

“고영태 노승일 사무실 온 적 없다” 주장도

지난 7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는 최순실씨. 홍인기 기자
지난 7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는 최순실씨. 홍인기 기자

최순실(61ㆍ구속기소)씨의 태블릿PC가 언론사에 입수된 과정이 최씨 회사인 더블루K 건물 관리인의 증언으로 법정에서 공개됐다. 건물 관리인은 “진실규명에 도움이 되고 싶어 취재에 협조했다”고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10일 열린 최씨와 안종범(58ㆍ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재판에서 최씨 회사인 더블루K 건물 관리인 노모씨가 증인으로 나와 JTBC의 태블릿PC입수 협조 경위를 설명했다.

노씨의 증언에 따르면 서울 강남의 5층 건물을 임대해 쓰던 더블루K 측은 지난해 9월3일 계약기간을 수개월 남긴 시점에 사무실 짐을 정리하고 급히 이사를 갔다. 며칠 뒤 더블루K 직원이 다시 건물을 찾아와 부동산에서 사무실을 보러 올 때를 대비해 사무실 보안키를 노씨에게 건네줬다. 노씨는 “직원에게 수거하지 못한 물품(고영태씨 책상 등)들을 어떻게 할지 묻자, 직원은 ‘우리가 수거할 테니 다른 것은 버리라’고 말했다”며 “(사무실에 남은 물건이) 별 볼일 없는 것인 줄 알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노씨가 어디로 이사를 가는 지 물으니 “삼성동으로 간다. 고영태 상무가 (어디로 이사 갔는지)물으면 모른다고 해달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노씨는 JTBC측에서 빈 사무실 건물에 찾아온 건 그로부터 한달 여 뒤인 10월18일이라고 기억했다. 노씨는 “기자가 찾아와 ‘(더블루K 사무실이 위치한) 4층에 한번이라도 가보면 어떻겠느냐’고 했다”며 “관리인으로서 좀 그랬지만, 진실 규명하는데 도움됐으면 하는 생각에 (4층으로)갔고 그때까지는 빈 책상인 줄 알았는데, 기자가 책상을 열어보고 태블릿PC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노씨는 “기자가 오전에 태블릿PC를 가져갔다가 오후쯤 다시 돌려줬고, 이틀 뒤 다시 찾아와 태블릿PC를 아예 가져갔다”고 설명했다.

노씨는 기자가 찾아오자 처음엔 협조를 거부했지만 기자가 JTBC 소속임을 밝히자 적극 협조했다고 말했다. 노씨는 “평소 언론 불신이 심했고 그 동안 언론이 제 역할을 못해서 이런 현실이 됐다고 생각했다”며 “JTBC에 손석희 사장이 있어서, 제 주관적인 판단에 JTBC가 공정하고 진실한 보도를 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노씨는 이어 “사무실 문을 열어주면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공적 가치가 더 크다고 판단해 문을 열어줬다”며 “(그 점에 대해선) 건물주와 임차인에게 미안하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최씨 측은 이에 대해 노씨가 애초부터 누군가와 짜고 JTBC 기자를 불러 태블릿 PC를 넘겨준 것 아니냐고 의심했다. 최씨 측 변호인은 노씨에게 특정 정당 가입 사실을 물었다. 그러자 노씨는 “정의당에 가입했다가 현재는 더불어민주당에 가입돼 있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노씨는 JTBC기자가 방문하기 전에 최씨 측이 ‘기획설’의 배후로 지목한 고영태씨, 노승일씨 등이 사무실에 방문한 사실은 없다고 강조했다.

최씨도 격앙된 목소리로 “JTBC 기자가 이미 (이사 가고 아무도) 없는 곳까지 와서 협조해 달라고 한 건 뭔가를 알고 온 것 아니냐”고 노씨에게 따졌다. 그러자 노씨는 “(기자가) 협조해달라고 온 건 아니었다”고 말했다. 최씨는 “그걸(태블릿 PC) 누가 가져갔다고 누구한테 이야기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고, 노씨가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최씨는 그래도 “납득할 수 없다”며 의혹을 거두지 않았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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