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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무역갈등 해소로 北 태도 변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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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무역갈등 해소로 北 태도 변화할까

입력
2018.05.2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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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지난달 30일 캘리포니아주 베벌리힐스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므누신 장관은 20일 미중 무역전쟁을 중지하고 상호 관세부과 계획을 보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AP 연합뉴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지난달 30일 캘리포니아주 베벌리힐스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므누신 장관은 20일 미중 무역전쟁을 중지하고 상호 관세부과 계획을 보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AP 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봉합되면서 남북 대화 연기와 북미 정상회담 재고를 언급했던 북한의 태도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미중 양국이 북미 정상회담을 의식해 ‘무역전쟁’을 피했다는 분석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협상 타결의 결과로서가 아니라 시점상으로 북한이 좀 더 적극성을 보일 때가 됐다고 분석했다.

미중 간 무역협상 타결이 북미 정상회담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은 미국 측에서 쏟아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0일(현지시간) 협상 결과를 전하면서 “양국 대표단 모두 내달 12일 북미 정상회담 이후로 핵심현안 논의를 미뤄두면서 일단 생산적 분위기를 연출하는 ‘미니 딜’에 주력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했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관세 부과,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ZTE에 대한 제재 문제, 중국 정부의 첨단산업 육성책인 ‘중국 제조 2025’에 대한 지원 중단 등 핵심현안들은 이번에 협상테이블에 오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21일 “중국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나쁜 영향을 주는 것을 우려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화해의 메시지를 전한 것 같다”는 워싱턴 정가 소식통의 분석을 전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7일(현지시간) 트위터 글을 통해 남북 고위급 대화를 일방적으로 연기하고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재고할 수 있다는 북한의 엄포에 대해 사실상의 ‘시진핑 배후론’을 주장한 것과 관련이 깊다. 중국은 관영매체를 통해 “미국의 일방적인 압박 때문”이라며 화살을 미국에 돌렸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역할론’을 의식하고 있음은 확인됐다. 실제 김 위원장은 3월 말에 이어 이달 초에도 중국을 전격 방문해 정상회담을 가짐으로써 밀착관계를 과시했고, 북한 노동당 고위간부들이 대거 중국의 개혁ㆍ개방 현장을 참관했다. 중국이 어떤 식으로든 북한에 지렛대를 행사할 수 있을 것이란 추론, 미중 무역협상 타결이 중국의 북미 회담 지지를 끌어내려 미국이 양보한 결과라는 추론 등이 어느 정도 가능한 대목이다.

하지만 미중 간 무역협상 타결이 직접적으로 북한의 태도 변화를 끌어낼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다만 시점상으로 북한이 판 자체를 깨지 않는 한 타협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예상은 충분히 가능하다. 스인훙(時殷弘) 런민(人民)대 교수는 “미중 간 무역협상 타결은 미국이 중국에게 북한을 움직여달라는 의미에서 양보한 결과라기 보다 북미 정상회담 준비에 집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봐야 한다”면서 “북중관계가 개선되고 있지만 북한이 중국의 의중대로 움직일 거라고 보는 건 상황을 너무 단순하게 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징이(金景一) 베이징(北京)대 교수도 “중국과 북한 모두 북중관계 개선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측면이 있지만 북한은 지난해부터 자신들의 큰 그림에 따라 계획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면서 “한미 정상회담에서 어떤 얘기가 나오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등 북한이 대화를 원한다는 메시지는 계속 발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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