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등록 : 2018.05.21 22:00

“미세먼지ㆍ황사보다 담배가 폐 건강에 더 위험”

'호흡기질환 전문가' 윤호일 분당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인터뷰

등록 : 2018.05.21 22:00

# 윤호일 분당서울대병원 폐센터장

여름철 앞두고 일교차 커지면서

만성폐질환 진단받는 경우 많아

# 8주 이상 지속되는 만성 기침이나

숨쉬기 힘들 땐 COPD 가능성도

# 폐 염증 일으키는 담배부터 끊고

평소 심호흡하는 습관 길러야

미세먼지와 황사가 기승을 부리며 호흡기 건강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자신의 휴대폰에 미세먼지 농도를 실시간 나타내주는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 사람도 적지 않다.하지만 호흡기 건강을 실질적으로 잘 챙기려면 근본 해결책이 필요하다. ‘호흡기질환 전문가’ 윤호일 분당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폐센터장)에게 폐 건강에 관해 물었다. 윤 교수는 “미세먼지ㆍ황사로 인한 대기오염은 호흡기에 무리를 주지만, 폐 건강을 더 위협을 주는 것은 미생물에 의한 감염이나 흡연”이라고 했다.

-벌써 초여름 날씨인데 주의해야 할 호흡기질환이 있다면.

“감기와 폐렴이 대표적이다. 환절기나 겨울철에 호흡기질환이 주로 발생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감기는 바이러스에 의해 생기는 질환이기에 항상 면역력을 떨어뜨리지 말아야 한다. 폐렴도 바이러스나 세균, 곰팡이 등 미생물에 의한 감염이 원인이므로 사계절 내내 주의하는 게 맞다. 다만 여름철에 미생물과 바이러스 번식이 활발하기 때문에 생활환경 점검과 질병 예방에 더욱 힘써야 한다.”

-감기와 폐렴을 혼동하는 사람이 적지 않은데.

“감기는 콧물, 코막힘, 인후통 등 주로 목을 중심으로 증상이 나타난다. 대부분 가벼운 증상으로 며칠이나 몇 주 내에 호전되는 게 보통이다. 반면 폐렴은 폐에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발열, 무력감 같은 전신 증상이 생긴다. 녹색이나 갈색 빛이 나는 가래와 함께 기침이 있거나 춥고 떨리는 오한, 호흡곤란이 있으면 폐렴일 수 있다.

요즘처럼 본격적인 여름철을 앞두고 일교차가 커지면서 호흡기 질환 증상을 보이는 사람도 늘어날 수 있다. 단순 감기인 줄 알고 병원을 찾았다가 만성질환을 진단받는 환자도 꽤 많다. 대부분 한 철만 지나면 자연히 치료될 걸로 여겨 치료 시기를 놓쳐서 생긴 경우다. 이 가운데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도 종종 있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은 일반에게 익숙하지 않은 병인데.

“기관지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겨 진행하는 폐질환이다. 폐 조직이 파괴돼 몇 년에 거쳐 가래와 호흡곤란이 서서히 진행된다. 숨을 쉴 때 천식같이 ‘쌕쌕’하는 소리가 날 수도 있으며, 8주 이상 지속되는 만성 기침이나 폐활량 감소도 생기기도 한다. 심하면 입술과 손끝이 파래지는 청색증으로 응급실에 오는 환자도 있다.

국내 사망률 7위인 만성하기도질환의 상당수가 COPD라고 볼 수 있기에 생각보다 매우 흔한 병이고 사망률도 높다. COPD 환자는 일반인보다 폐렴 발생률이 2배 이상 높으며, 폐암 발생률도 높다. COPD 자체가 폐암으로 악화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기도의 만성적인 염증이 폐암을 일으킨다고 보고하고 있다.”

-어떤 증상이 나타날 때 COPD인지를 알아낼 수 있나.

“사실 발병 시점을 정확히 알 수 없다. 고혈압이나 당뇨병이 언제 발병했는지 모르는 것과 마찬가지다. 폐에는 신경이 없으므로 폐에 이상이 생겨도 초기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 실제로 질환을 앓고 있으면서도 정작 병을 인지하지 못해 진단조차 받지 못한 환자가 전체 환자의 절반을 넘는다는 통계도 있다.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폐 기능의 50% 이상 손상을 입어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가 되기도 한다.

한번 손상된 폐 기능은 다시 회복되기 어려우므로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자주 숨이 가빠진다거나 가래가 계속 끓으면 COPD를 의심해볼 수 있다. 호흡기내과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증상이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 의사는 환자의 진찰 소견과 흉부 X선 촬영, 폐기능 검사를 종합해 COPD를 진단하게 된다.”

-COPD가 생기는 주원인과 치료법은.

“우리나라에서는 흡연이 주원인이다. 담배 연기와 같은 대기오염 물질이 폐에 염증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흡연량이 많아지면 정상 폐 조직을 파괴해, 폐 안에 큰 공기주머니가 생기는 폐기종을 유발한다. 이에 폐의 탄력성이 떨어져 산소와 이산화탄소 간 가스 교환이 원활하지 않아 숨이 차게 된다. 오랫동안 담배를 피우면 다른 심장질환, 혈관질환이나 각종 암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간혹 유전적으로 질환에 걸리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흔치 않다.

폐 건강에 가장 좋은 방법은 금연이다. 각종 감염을 예방하는 것은 물론, 먼지나 유해물질 등 폐에 염증을 일으키는 요인 자체를 차단해야 한다. 금연에 성공하면 폐 기능이 악화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이밖에 약물치료와 독감 예방접종이 있다. 약물치료는 기관지확장제가 주를 이룬다. 이는 폐 기능을 호전시킬 수도 있지만, 내과적인 합병증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주목적이 있다. CODP 환자는 감기나 폐렴에 의해 증상이 급격히 심해질 수 있으므로 시기에 맞는 독감 예방접종도 필요하다.

아울러 평소 생활 습관도 중요하다. 체온과 비슷한 온도의 미지근한 물을 충분히 마시고 규칙적인 운동을 해야 한다. 수영, 조깅, 등산, 관악기 연주 등 폐활량을 높이는 취미생활도 도움이 된다. 틈날 때마다 숨을 천천히 깊게 들이마시고 느리게 내뱉는 심호흡을 자주 하는 습관을 길러 보길 바란다.

COPD 환자 가운데 상당수가 목과 어깨 근육을 사용한 얕고 빠른 호흡인 ‘흉식호흡’을 한다. 그런데 흉식호흡을 하면 산소를 체내에 들여오는 효율이 낮아져 호흡곤란이 생기고 쉽게 지친다. 이는 두려움과 불안감으로 연결돼 활동성을 감소시키며, 호흡근 약화로도 이어져 때에 따라 폐의 움직임을 무디게 한다.

효율적인 호흡법으로 ‘오므린 입술호흡’을 추천한다. 기도를 오랫동안 열리게 해 적은 힘으로 많은 양의 공기를 오랫동안 내쉬는 것이 목적이다. 입술을 휘파람 불 때처럼 둥글게 오므리고, 코로 깊게 들이마신 숨을 동그랗게 모은 입술을 통해 내뱉는 호흡이다. 처음부터 세게 불어내기보다 한숨 쉬듯이 천천히 길게 내뿜어야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그림 1 윤호일 분당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틈틈이 숨을 천천히 깊게 들이마시고 느리게 내뱉는 심호흡과 수영 조깅 등산 관악기 연주 등 폐활량을 높이는 취미가 호흡기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분당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윤호일 교수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일보 페이스북

한국일보 트위터

한국일보닷컴 전체기사 RSS

RSS

한국일보닷컴 모바일 앱 다운받기

앱스토어구글스토어

한국일보닷컴 서비스 전체보기

Go

뉴스 NOW

이전

  • 종합
  • 정치
  • 사회
  • 경제
  • 국제
  • 문화
  • 연예
  • 라이프
  • 스포츠

다음

오늘의 사진

많이 본 뉴스

  • 1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