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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인성 "후배 돌봐야 한다는 생각, 그 자체가 교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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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인성 "후배 돌봐야 한다는 생각, 그 자체가 교만이다"

입력
2017.01.24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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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양지원] 조인성이 영화 '더 킹'(18일 개봉)으로 9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136분의 러닝타임 동안 조인성의 분량은 어마어마하다. 주인공 박태수를 맡아 '왕이 되고 싶은 남자'의 일대기를 농익은 연기로 펼쳐냈다. 한 남자의 성공과 추락, 재기를 때로는 능청맞게, 때로는 자연스럽게 표현했다.

-행동이 전보다 좀 조심스러워진 것 같다.

"아무래도 개봉을 앞두고 있으니까. 너무 풀어진 모습이 툭 나와서도, 사고를 쳐서도 안 되지 않나. 말이나 행동 하나하나 조심하게 된다. 나는 이광수, 송중기 등 동생들이 친해서 얘기하는 건데 간혹 그걸 홍보에 이용한다고 느끼기도 하는 것 같다."

-사고 치면 안 된다고 말했다.

"평소에 사고 칠 일이 뭐가 있겠나(웃음). 그냥 작은 행동 하나하나를 말한 거다. 사실 내 생활패턴은 늘 똑같다. 늘 나와 비슷한 사람들끼리 만나니까 시비도 안 생긴다. 내 생활패턴은 정해져 있다. 그런데 영화를 홍보하는 동안에는 나와 다른 사람들을 만나니까 행동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내레이션까지 포함해 어마어마한 분량이었다.

"104회 차 중에 90회 차에 나왔다. 일반적인 영화로 따지면 네 편 분량이다. 완성본이 나오기 이틀 전까지 믹싱을 했다. 이건 영화 한 편의 개런티를 따로 받고 해야 했다(웃음)."

-박태수 캐릭터에 어떻게 접근했나.

"단순하게 연기했다. 다른 인물과 관계를 만들 때마다 그 인물이 보인다고 생각한다. (정)우성이 형을 만났을 때, (배)성우 형을 대할 때 그들의 관계가 보이는 것이다. 그렇게 캐릭터가 변모하면서 완성이 되간다고 생각했다. 편하게 접근했다."

-배우로서 박태수는 욕심나는 캐릭터 아닌가.

"두 번하고 싶지 않은 캐릭터다(웃음). 내가 너무 앞장 선 기분이 든다. 한재림 감독이 언론시사 이틀 전 전화해서는 '나는 영화를 만든 사람이지만 뒤로 빠져있으면 된다. 그런데 조인성은 영화 앞에 앞장 선 사람이다. 많이 외롭고 힘들겠다'고 얘기했다. 아니~ 알았으면 좀 잘해주지!"

-한재림 감독과 또 작품을 같이 할 생각인가.

"내가 하자고 해서 같이 할 사람은 아니다. 노희경 작가도 마찬가지다. 대쪽 같은 분이다. 감독이나 작가가 집필을 하다 보면 같이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기도 하고. 물론 작품을 같이 하자고 제안이 왔을 때 거절할 이유가 없다. 한 작품을 함께 하고 나면 관계가 훨씬 편해진다. 왜 처음 만나는 사람은 이해를 해야 하지 않나. 그걸 생략해도 되니까 편하다. 늘 익숙함을 선호한다. 여행을 좋아하지만, 돌아왔을 때 집의 익숙함이 좋은 것처럼."

-'더 킹'은 정치, 사회를 풍자한 문제작이다.

"난 '더 킹'이 제시 형태의 영화라고 생각한다. 드라마가 공감이고, 영화는 문제를 제시한다고 생각한다. '더 킹'은 시국이 이렇게 되면서 공감과 제시를 한 번에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문제작으로 비춰지는 것 같다. 사실 지금의 사회적인 분위기가 좀 당황스럽다. 국정 농단 사태가 없었다면 영화 속 굿하는 장면에서 관객이 '센스 있다'고 생각하며 웃었을 거다. 물론 지금도 관객은 그 장면에 웃긴 웃지만, '센스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현실이 됐으니까."

-극중 태수의 신념은 가볍고 얕으며 충동적이다.

"우리가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자신의 소신과 철학이 확실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예 없는 사람도 있다. '이 일을 왜 해?'라고 물었을 때 '멋있잖아' '돈 많이 주잖아'라고 말하는 연예인들도 있다. 이건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다. 진짜로 꿈이 없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지 않은가. 태수는 먹고 사는 게 급급한 인물이다. 그런 사람일수록 상처가 많고 위로 올라가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게 태수의 목적 의식이라고 생각한다."

-실제 어떤 소신으로 일하고 있나.

"거대한 소신과 철학이 있는 건 아니다. 지금은 그냥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살고 있다. 사실 어렸을 때는 '사랑 받고 싶다' '인기 많고 싶다'는 생각으로 일했다. 그런데 지금은 달라졌다. 좋은 차, 좋은 집이 있다고 하지만 기준을 더 위로 잡으면 내가 가진 것들은 아무것도 아니다. 인기도 마찬가지다. 누군가와 비교하면 그 때부터 내가 괴롭다. 그래서 '지금 나의 목적은 연기구나'라는 생각으로 살고 있다. 이제 먹고 사는 데도 문제없으니까."

-정우성에게 뺨 맞는 신은 어떻게 촬영했나.

"그 장면은 실제로 맞은 게 아니다. 때리는 시늉만 한 것으로, 바람이 '휭~'하고 지나갔다. 우성이 형이 액션을 정말 잘한다. 발로 뻥 차는 장면이 있는데, 실제로 화면 밖으로 날아갔다. 거의 날라차기 수준이었다. 깜짝 놀랐다."

-배우로서 연차가 쌓이면 감당해야 할 게 점점 많아지지 않나.

"그래서 늘 주변 사람들을 돌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생각 자체가 교만이었다. 내가 챙기고 돌봐주지 않아도 다들 잘 산다. 이전에는 '남들을 위해 내가 더 잘돼야 해'라는 마음이 있었는데 그 자체가 제왕적인 태도더라. 지금의 내 자리까지 올라오긴 했지만 사실 이게 실체가 있는 건 아니지 않나. 오르고 내리고는 실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예능 프로그램을 좋아한다고 들었다.

"안 보는 예능이 없다. 요즘은 '미운 우리 새끼'를 열심히 보고 있다. '삼시세끼' '1박 2일' '썰전' '강적들' 등 봐야 할 것들은 다 보고 있다. TV 시청 스케줄이 빡빡하다(웃음). 물론 TV만 보는 건 아니고 일주일에 3일 이상 헬스장을 가서 운동을 한다. 할 게 없을 때가 가장 힘들다. 내 자신과 직면하는 시간을 못 견뎌 한다. 늘 누군가를 만나고 돌발적인 행동을 즐기는 것 같다. 요즘도 동생들을 만나느라 바쁜데 (김)우빈이랑 빙수를 먹어야 하고, (도)경수랑도 밥을 먹어야 한다(웃음)."

-'더 킹'은 필모그래피에 새로운 역사가 될 작품 같다.

"역사까지는 모르겠다. 대중에게 사랑 받기를 기대할 뿐이고, 실패 하지 않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 스스로를 인정할 수 있는 작품이 되었으면 한다. 실패하지 않는 작품이 될 거라 자신한다."

사진=아이오케이컴퍼니 제공

양지원 기자 jwon0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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