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최흥수 기자

등록 : 2018.04.10 18:00
수정 : 2018.04.10 18:18

협곡 속 공룡발자국…쥐라기공원이 따로 없네

한국관광공사 선정 4월에 가볼 만한 지질공원

등록 : 2018.04.10 18:00
수정 : 2018.04.10 18:18

산방산ㆍ용머리해안지질공원에 겹겹이 쌓인 지층이 태초의 제주를 상상하게 한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한국관광공사가 4월에 가볼 만한 곳으로 ‘지질공원’을 선정했다. 학술적으로 중요하고 경관이 우수한 지역으로 현재 전국 10곳이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돼 있다.그중에서 접근이 쉬운 3곳과 지질공원은 아니지만 가족 나들이 장소로 좋은 해남 공룡화석자연사유적지를 소개한다.

▦한탄강지질공원 화산 시간여행

한탄강지질공원은 20군데 지질명소가 연천ㆍ포천에 흩어져 있어 하루에 돌아보기 어렵다. 1박 2일 일정으로 첫날은 연천에서 임진강과 한탄강을 거슬러 오르고, 이튿날은 포천에서 한탄강을 따라 내려오면 편리하다.

연천 최고의 절경으로 꼽히는 재인폭포. 18m 주상절리로 떨어지는 물줄기가 장관이다. 최흥수기자

비둘기 둥지처럼 아늑한 포천 비둘기낭폭포. 최흥수기자

처음 찾아갈 연천 당포성은 고구려 때 임진강변 수직 주상절리 위에 현무암으로 쌓은 성이다. 천혜의 절벽을 성벽으로 삼은 셈이다. 성에 오르면 임진강이 시원하게 펼쳐지지만 주상절리는 보이지 않는다. 대신 차로 10분 거리의 동이리 주상절리 조망지(미산면 동이리 64-1)에서 강 건너편으로 웅장한 절벽을 볼 수 있다. 전곡선사유적지에서 차로 한탄강을 10분 정도 거슬러 오르면 60m 높이의 ‘포천아우라지베개용암’ (베개용암은 포천, 전망대는 연천 궁평리다)을 볼 수 있고, 이곳에서 다시 10여분이면 재인폭포에 닿는다. 폭포를 원형으로 감싼 주상절리가 압도적이다.

둘째 날 한탄강 상류에서 가장 먼저 찾아갈 지질명소는 철원 동송읍과 포천 관인면 사이 ‘대교천 현무암 협곡’이다. 1.5km 현무암 절벽이 웅장하다. 이곳에서 20km 하류 화적연은 겸재 정선의 그림으로도 유명하다. 한탄강 지질이 주로 현무암인데 비해 화적연은 높이 13m 화강암 덩어리다. 여기서 강을 따라 3km쯤 내려가면 멍우리협곡인데 차로는 15km를 돌아야 한다. 마지막 여정은 비둘기낭폭포다. 주차장에서 계단을 내려가면 비둘기 둥지처럼 둥그런 계곡에 숨어 있는 폭포가 비경을 드러낸다. 분위기가 신비로워 드라마와 영화도 다수 찍었다.

▦타임머신 타고 중생대로, 해남 우항리 공룡 화석지

해남 우항리 공룡화석자연사유적지는 공룡과 익룡, 새 발자국 화석이 함께 발견된 곳이다. 영암금호방조제를 쌓은 후 해수면이 낮아지면서 드러났다. 새 발자국 화석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익룡 발자국 개수와 크기도 세계 최대이고, 대형 초식 공룡의 별 모양 발자국도 세계 최초다. 화석은 하나씩 찍힌 것부터 길게 걸어간 흔적까지 다양하다.

해남 우항리 공룡화석지 제3보호각의 대형 초식공룡 마멘키사우루스 골격와 발자국. 한국관광공사 제공

백악기 시대를 재현한 사파리 존. 한국관광공사 제공

발자국 화석에는 3개의 보호각 세웠는데, 호수를 산책하며 보도록 배치했다. 조각(爪角)류 공룡관에는 발자국 화석 263점이, 익룡ㆍ조류관에는 익룡 발자국 화석 433점, 물갈퀴 달린 새 발자국 화석 1,000여점이 있다. 대형 공룡관에는 발자국 내부에 별 모양이 있고 최대 95cm에 이르는 화석 105점이 있다. 대형 초식 공룡의 발자국은 세계적으로도 희귀하다.

세 보호각을 보고 나오면 어린이 놀이시설이다. 공룡 미끄럼틀, 정글짐, 모래놀이터, 그네 등을 갖췄다. 공룡박물관으로 향하는 길에는 백악기 사파리 존을 조성했다. 목이 긴 초식 공룡 마멘키사우루스,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낸 육식 공룡 모노로포사우루스 등 10여 종의 공룡 조형물이 금방이라도 달려들 듯 생생하다. 언덕 위에 우뚝 선 공룡박물관에는 벽을 뚫고 탈출하는 형상의 말라위사우루스가 인기다. 백악기 지질 변화를 알기 쉽게 전시한 디오라마, 아시아 최초로 공개된 알로사우루스 진품 화석, 타임머신을 타고 공룡시대로 돌아간 듯 실감 나는 전시도 흥미롭다.

▦바람과 시간이 빚은 청송유네스코세계지질공원

청송 지질공원은 크게 국립공원 주왕계곡 지질탐방로(4.5km), 신성계곡 녹색길 지질탐방로(12.4km), 청송자연휴양림 지질탐방로(5.5km) 등 3개 코스로 나뉜다. 발길 닿는 곳마다 장엄한 협곡과 역동적인 암석, 수려한 자연경관까지 감동의 파노라마다.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면 더욱 흥미로운데, 청송유네스코세계지질공원 홈페이지에서 예약이 필수다.

바위 절벽으로 둘러싸인 주왕산 용추협곡. 한국관광공사 제공

물과 돌에 깎인 신성계곡 백석탄 바위는 하나하나가 작품이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대전사 뒤편에 우뚝 솟은 기암 단애로 시작하는 주왕산은 첫인상부터 강렬하다. 중생대 백악기에 화산이 아홉 번 이상 폭발했는데, 뜨거운 화산재가 쌓이며 굳은 응회암이 거대한 바위 낭떠러지를 형성했다. 백학과 청학이 살아 청학동으로 불렸다는 용추협곡 절경은 가히 압도적이다. 병풍바위 망월대 급수대 학소대 신선대 촛대봉 관음봉 시루봉 등 기암괴석도 우열을 가리기 힘든 비경이다.

신성계곡 녹색길 지질탐방로는 방호정에서 시작한다. 조선 중기 학자 조준도가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을 달랬다는 정자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곳은 신성리 공룡 발자국 화석이다. 백악기 퇴적암에 새겨진 발자국을 찾다 보면 영화 ‘쥬라기공원’에서 질주하던 공룡들이 떠오른다. 탐방로에서 만나는 체험장도 인기다. 공룡 알 모형 속에 들어가 기념사진을 찍고, 흙에 묻힌 화석을 발굴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하얀 돌이 반짝거리는 개울’이란 뜻의 백석탄(白石灘)은 신성계곡의 백미다. 물살과 돌의 마찰로 생긴 돌개구멍은 하나하나가 훌륭한 예술품이다.

▦산방산ㆍ용머리해안에서 태초의 제주를 만나다

수많은 화산활동과 풍화작용이 거듭되면서 제주도가 지금의 모습을 갖춘 것은 약 180만년 전이다. 산방산ㆍ용머리해안 지질트레일은 제주도의 탄생 기원을 찾아 걷는 길이다. 트레일은 용머리해안을 중심으로 산방연대와 산방굴사를 둘러보는 A코스(2km), 사계포구를 거쳐 마을 안길을 걷는 B코스(2.5km), 산방연대에서 황우치해변을 따라가는 C코스(5.7km)로 나뉜다. 용머리해안 입구에 해설사가 상주해 오후 3시 전에 도착하면 언제든 해설을 들을 수 있다.

산방산과 유채밭. 흘러내린 용암이 쌓여 형성된 산방산에는 분화구가 없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용머리해안은 서로 다른 위치에서 세 번의 화산 폭발로 마그마와 화산재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며 완만한 언덕 모양으로 형성됐다. 물결치듯 겹겹이 층을 이룬 단면은 뜨거운 마그마와 차가운 바닷물이 만나 강력한 폭발을 일으킨 결과물이다. 마그마에 용해된 물질이 급속히 식으면서 모래알만 한 화산쇄설물이 형성되고, 이것이 반복적으로 쌓여 이색적이고 웅장한 지층이 탄생했다. 언덕 아래 탐방 코스를 따라가면 시간이 켜켜이 쌓인 태초의 제주를 만난다.

용머리해안을 돌고 언덕 위로 발길을 옮기면 곧 산방연대(煙臺)가 보인다. 봉수대처럼 횃불과 연기를 피워 급한 소식을 알린 곳이다. 지금은 용머리해안과 화순항, 송악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최고의 전망대이기도 하다. 길은 이곳에서 산방산을 오르는 A코스와 황우치해변을 따라가는 C코스로 갈린다. 산방산은 점성이 높은 용암이 흐르지 못하고 계속 쌓이면서 만들어진 산이다. 산중턱에 자연적으로 형성된 산방굴사가 유명하다.

최흥수기자 choissoo@hankookilbo.com ㆍ자료제공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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