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싸우다 정들었어요" 개와 오리의 특별한 우정

알림

"싸우다 정들었어요" 개와 오리의 특별한 우정

입력
2017.05.19 11:30
0 0
골든 리트리버 종 바클레이와 북경 오리 루디는 둘도 없는 친구 사이다. 보어드판다 홈페이지
골든 리트리버 종 바클레이와 북경 오리 루디는 둘도 없는 친구 사이다. 보어드판다 홈페이지

"누군가 바클레이의 개껌을 넘보기라도 하면, 루디가 뒤뚱뒤뚱 쫓아와 마구 쪼아대며 혼내줘요. 정말 재미있는 개와 오리의 우정이죠?"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거주하는 팜 이시구로 씨는 최근 동물전문매체 더보어드판다에 반려동물인 개와 오리의 특별한 우정을 소개했습니다. 순하디 순한 골든 리트리버 종 바클레이와 왁살스러운 북경오리 루디는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각별한 사이입니다.

지금은 한 식구 같은 이 둘의 첫 만남은 사실 험악(?)했다고 하는데요. 이시구로 씨는 마당에서 여러 마리의 개와 오리를 키우고 있었는데, 먹성 좋은 바클레이가 어느 날 북경오리들의 우리로 침입해 사료를 모두 훔쳐먹은 것입니다.

이 장면을 목격한 루디와 오리들은 힘을 합쳐 바클레이를 혼내줬습니다. 오리들이 쪼아대는 바람에 일단 도망쳐 나왔지만, 식탐을 참을 수 없었던지 바클레이는 그 후로도 오리들의 우리를 종종 몰래 드나들었죠.

지금은 절친한 둘의 첫만남은 그리 좋지 않았다. 바클레이가 오리들의 사료를 훔쳐먹다가 들켜 루디에게 혼쭐이 난 것이다. 보어드판다 홈페이지
지금은 절친한 둘의 첫만남은 그리 좋지 않았다. 바클레이가 오리들의 사료를 훔쳐먹다가 들켜 루디에게 혼쭐이 난 것이다. 보어드판다 홈페이지

그 때마다 오리들의 대장인 루디는 바클레이를 뒤쫓으며 응징하곤 했습니다. 루디가 쫓아오면 바클레이는 부리나케 도망가기 바빴습니다. 그런데 원수 같던 둘 사이는 최근 미묘하게 변했는데요.

이시구로 씨는 "루디가 먼저 다가가 바클레이를 차지하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유는 알 수 없어요. 어느 날부터 루디는 바클레이가 제 소유물인양 그 위로 올라타기 시작했는데, 바클레이가 싫은 내색 없이 가만히 있는 거에요. 어쩌면 바클레이 역시 좋아할지도 몰라요. 그렇게 하면 루디의 엉덩이 냄새를 맡을 수 있거든요."

한 때 원수지간(?)이었던 둘은 엉뚱하게도 서로에게 더없이 다정한 존재로 거듭났습니다. 개와 오리 사이라는 장벽은 문제가 되지 않았죠.

어느 날부터 루디는 바클레이가 제 소유물인양 그 위로 올라타기 시작했다. 바클레이 역시 싫은 눈치는 아니었다. 보어드판다 홈페이지
어느 날부터 루디는 바클레이가 제 소유물인양 그 위로 올라타기 시작했다. 바클레이 역시 싫은 눈치는 아니었다. 보어드판다 홈페이지

이시구로 씨는 “바클레이와 루디는 함께 있으면 서로 쫓아다니거나 날아다니며 소란을 피우지만, 떨어져 있으면 곧 서로를 그리워한다”고 말합니다.

둘은 이따금씩 티격태격하며 절친한 관계로 발전해 갔습니다. 놀 때나 간식 먹을 때, 낮잠 잘 때도 함께 했죠. 이시구로 씨 댁에는 다른 개와 오리도 있지만 서로 다른 종 간에 이토록 다정한 것은 루디와 바클레이 뿐이라고 합니다.

이시구로 씨는 "바클레이와 루디는 특이한 커플이지만 서로가 있어 행운"이라며 둘 사이의 우정을 응원하고 있습니다.

바클레이와 루디는 놀거나 간식을 먹을 때, 낮잠을 잘 때도 늘 함께다. 보어드판다 홈페이지
바클레이와 루디는 놀거나 간식을 먹을 때, 낮잠을 잘 때도 늘 함께다. 보어드판다 홈페이지

다소 험악했던 첫만남을 지나 차츰 신뢰를 쌓은 둘은 언제나 함께하며 돈독한 우정을 지켜가고 있습니다.

개와 오리가 여러 마리 살고 있는 환경에서 오직 이 둘만이 특별한 관계가 된 것은 어쩌면 운명일 수도 있겠네요. 운명처럼 좋아하게 된 상대가 자신과 다른 종인데도 말이죠.

한희숙 번역가 pullkkott@naver.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