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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 되는 게 꿈” 12살 최연소 중졸 검정고시 합격자 이유현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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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 되는 게 꿈” 12살 최연소 중졸 검정고시 합격자 이유현양

입력
2017.08.27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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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소 합격자 12세 이유현양

꿈드림센터 등 도움 받아 공부

고등학교도 진학하지 않을 예정

2017년도 제2회 검정고시 중등 부문 최연소 합격자 이유현양. 이양 가족 제공
2017년도 제2회 검정고시 중등 부문 최연소 합격자 이유현양. 이양 가족 제공

“교실보단 논ㆍ밭에서, 시험지보단 유적지를 통해 배우고 익혀 농부나 역사학자가 되는 게 꿈이에요.”

27일 발표된 서울시교육청 주관 중학교 졸업학력 검정고시 최종 합격자에는 보통이면 초등학교 6학년이어야 할 이유현(12)양이 최연소로 이름을 올렸다. 이양은 초등학교 3학년이던 2014년 학교를 자퇴하고 홈 스쿨링을 해왔다.

이양이 자퇴를 결심하게 된 건 세 명의 언니들이 제도권 교육에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을 자주 목격하면서다. 23살, 21살, 17살인 언니들은 시험 때마다 친구들과 경쟁하고 고군분투 하면서 미소를 많이 잃었다. 이양은 학교 밖에서 건강하게 공부해보겠다고 선언했고, 부모 역시 이양의 선택을 적극 지지했다.

이양은 세 언니들을 ‘과외 선생님’ 삼아 공부를 시작했다. 학교 밖 아이들을 지원하는 ‘꿈드림센터’의 도움도 받았다. 이양의 어머니 박금희(51)씨는 “꿈드림센터에서 제공하는 검정고시 인터넷 강의가 도움이 많이 됐다”며 “특히 직접 센터에서 친구들을 만나고 소통하며 제도권에서 벗어나며 생긴 크고 작은 불안감을 많이 떨쳐냈다”고 말했다.

이양은 주말농장에서 농작물을 가꾸고, 다큐멘터리를 즐겨보면서 농부 혹은 역사학자가 될 준비를 하고 있다. 고등학교에도 진학하지 않을 예정이다.

물론 주위의 곱지 않은 시선은 상처가 되기도 했다. 평일 낮 시간대 부모님 손을 잡고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을 찾을 때면 주위에서 “학교 갈 시간에 왜 이곳에 와 있느냐”는 핀잔을 적지 않게 들었다. 하지만 개의치 않는 꿋꿋함도 배웠다.

2017년 제2회 서울 지역 초ㆍ중ㆍ고 검정고시에는 응시자 5,091명 중 3,772명(81.69%)이 합격했다. 초등학교 졸업 시험은 이모(12)양이, 고등학교 졸업은 박모(13)양이 최연소 합격했다. 최고령 합격자에는 고졸 부문은 남모(81) 할머니, 초졸 부문 양모(77) 할머니, 중졸 부문의 장모(72) 할아버지가 이름을 올렸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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