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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20년, 지금이 그때보다 더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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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20년, 지금이 그때보다 더 위험하다”

입력
2017.06.19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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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노동력 넘치는 베트남과 달리

아이 안 낳는 한국, 뭘 해도 어려워”

“한국은 지금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시기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있다.”

임창열(73) 킨텍스 대표는 “IMF 사태 때는 문제되는 부분만 제거하면 나라 경제를 살릴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더 큰 문제는 사태의 심각성을 사람들이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고 말했다. 외환위기의 공포가 쓰나미처럼 몰아치던 1997년 11월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 장관으로 임명된 그는 외환위기를 극복하는데 핵심역할을 한 구원투수다.

지난 15~17일 호찌민에서 열린 ‘K-뷰티 엑스포’ 주최차 베트남을 찾은 그는 한국 경제가 20년 전 구제금융시기 때보다 더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가 꼽은 가장 큰 이유는 저출산. 평균 연령 30세를 밑도는 젊은 노동력과 이들의 왕성한 소비로 베트남이 ‘숨만 쉬어도’ 성장이 가능하다면, 아이를 안 낳는 한국은 뭘 해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젊은 세대들이 결혼을 해도 아이를 낳지 않거나 하나만 낳는 분위기에는 특효약을 찾기 어렵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그는 “요즘 젊은이들은 자신의 생활을 가장 중요시한다”며 웬만한 정책으로 출산율 끌어올리기는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높은 주택비와 교육비 등 수많은 문제들이 저출산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해결을 위해서는 우선순위가 있을 터. 이에 대해 그는 “일자리를 늘리는 일이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적자를 봐가면서 고용 늘릴 기업이 없는 만큼 이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대표는 “한국에서도 이익을 낼 수 있고, 그 이익을 통해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며 “실효성 있는 규제 개혁을 통해 지금이라도 밖으로 나가려는 기업들을 붙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가 가장 문제로 삼는 것은 수도권 규제다. 그는 “공장을 증설하려고 해도 규제 때문에 시설 일부가 지방으로, 중국으로 분산됐고 그 때문에 경쟁력이 저하된 기업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일자리도 그만큼 해외로 빠져 나갔다는 뜻이기도 하다.

3년 가까이 킨텍스를 이끌면서 그는 불합리한 규제의 문제를 피부로 느끼기도 했다. 킨텍스가 세계 최고 수준의 가동률을 자랑하는 전시장으로 자리 잡았지만 자체 호텔 하나 없어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것. 그는 “외국기업에는 호텔 부지를 조성원가에 제공하면서도 킨텍스같은 한국 기업에는 부지를 비싸게 파는 행태도 없어져야 하다”고 말했다.

실제 이와 관련 킨텍스 같은 전시장이 호텔을 지을 경우 부지를 조성원가에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긴 전시산업발전법이 지난해 국회에서 논의 됐지만, 조성원가 계산이 어렵고 특혜시비가 일 수 있다는 이유로 좌절된 바 있다. 임 대표는 “외자와 내자를 구분할 필요도 의미도 없는 시대”라며 “정부와 국회가 보다 거시적인 안목에서 규제 개혁에 나서야 한다” 힘주어 말했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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