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히스토리] 잊혀진 독일의 4번째 브랜드, 보그바르트

알림

[히스토리] 잊혀진 독일의 4번째 브랜드, 보그바르트

입력
2018.02.23 07:55
0 0

독일 자동차 브랜드, '보그바르트'가 2017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세련된, 그리고 고급스러운 감성이 돋보이는 전기차, ‘이자벨라 컨셉’을 선보였다.

완벽한 스포츠 모델로서 세련된 디자인과 역동성을 자랑하는 이자벨라 컨셉은 보그바르트가 제시하는 미래의 감성이 무엇이며 한 브랜드의 생명력을 불어 넣는 키 플레이어로 보였다. 실제 이자벨라 컨셉은 5,000mm에 이르는 전장과 1,920mm에 이르는 넓은 전장은 날렵한 모습을 자랑하며역동적인 비례감을 가진 4도어 쿠페의 모습으로 시각적인 매력을 한껏 과시한다.

단순히 시각적인 매력 외에도 높은 완성도를 예고한다. 브랜드에서는 LG전자, LG화학, 보쉬, SAP 등과 같은 각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브랜드들과 함께 개발하고 있음을 밝혔고 실제 LG전자는 공조 시스템과 냉매, 압축 장치 등을 공급하고 LG화학의 배터리, 보쉬의 자동차 제어 시스템 등을 공급한다.

그런데 여기서 문득, 보그바르트가 과연 어떤 브랜드인지 궁금증이 생긴다.

기자는 지난해 독일 현지를 찾아 폭스바겐이 국내에 출시를 예고한 티구안과 4도어 쿠페의 감성과 프리미엄 세단의 가치를 품고 있은 아테온을 만났다. 하지만 그 일정 속에서 1951년에 생산되었던 보그바르트의 한사 1500을 만날 수 있었다.

그렇다. 보그바르트의 역사는 제법 길다.

보그바르트의 역사는 1차 세계대전 이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창업자인 ‘칼 프리드리히 빌헬름 보그바르트’는 라디에이터 및 펜더를 생산하는 자동차 공급 업체로서의 보그바르트를 설립한다. 하지만 1924년, 삼륜차 블리츠카렌을 선보이며 경트럭 시장을 통해 본격적인 자동차 제조업을 시작하게 된다.

자동차 시장에 본격적인 진출을 선언한 보그바르트는 폭발적인 성장을 보였다. 보그바르트는 골리앗 피오리어, 한사 400/500으로 시작되는 한사 시리즈는 물론이고 2인승 오픈형 모델인 한사 1700 등 연이은 성공을 선보이며 독일 자동차 시장의 주요 브랜드로 성장했다.

특히 한사 1100, 1700 그리고 3500 등이 활약했던 1930년대는 말 그대로 보그바르트의 전성기였고, 그 전성기는 2차 세계대전이 있던 1940년 중후반대까지 꾸준히 이어졌다. 지금의 BMW나 아우디의 전신들은 보그바르트 앞에서 ‘한 수 접고’ 가는 수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독일 현지에서 만났던 한사 1500 카브리올레의 경우에는 1952년부터 1953년에 생산된 차량으로 1.5L 가솔린 엔진과 4단 수동 변속기를 얹은 차량으로 최고 출력 52마력을 냈던 차량이다. 작은 차체와 작은 엔진으로도 최고 120km/h의 속도를 낼 수 있었고, 특유의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감성이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은 차량이다.

하지만 보그바르트는 1950년대 중반을 지나며 위기를 겪는다. 아름다운 디자인을 가지고 있던 이자벨라 시리즈와 보그워드 P100 등을 선보였지만 2차 세계대전을 겪은 이후의 회사의 재정은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고 결국 금융위기의 한파와 함께 파산이라는 선택을 하게 되었다.

새로운 시작을 알린 보그바르트

그리고 2015년, 칼 프리드리히 빌헬름 보그바르트의 손자 크리스티안 보그바르트는 보그바르트 브랜드의 부활을 알렸다. 중국의 자본을 비즈니스 파트너로 삼은 것이다. 실제 보그바르트는 2015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중형급 SUV, BX7을 선보였고, 이듬해 쿠페형 SUV인 'BX6 TS'와 소형 크로스오버 ‘BX5’ 등의 모델을 추가로 선보인 것이다.

당시 보그바르트의 CEO, 울리히 발커는 “독일에서 차량을 생산하여 중국, 인도, 브라질 등을 먼저 공략하고 이후 유럽에 도전할 것”을 언급하며 많은 이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다

그리고 지난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공개된 이자벨라 컨셉은 50년 전 아름다운 디자인을 뽐냈던 이자벨라 시리즈의 이름을 빌려오며, 과거의 영광처럼 보그바르트의 미래 역시 아름다울 것을 예고했다.

그래픽 테크 페이드(Graphic Tech Fade)로 명명된 고유한 도색 기술과 보르가르트 고유의 마름모 엠블럼을 중심으로 투 톤으로 구성된 푸른 컬러가 절묘한 대비는 과거의 감성을 미래의 기술로 구현하여 브랜드를 계승하겠다는 크리스티안 보그바르트의 의지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보르가르트의 관계자들은 이자벨라 컨셉을 공개하며 “보르가르트 이자벨라 컨셉은 컨셉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는 차량”이라며 “1950년대의 이자벨라가 가진 영광과 회사가 가진 미래의 비전을 융합시킨 차량”이라고 설명했다. 과거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이렇게 극명히 드러낸 브랜드는 많지 않다.

한편 보그바르트의 부활 프로젝트는 사실 10여 년 전부터 시작된 것이다. 과거의 찬란했던 유산을 모두 되찾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크리스티안 보그바르트의 '할아버지가 세웠던 위대한 회사를 다시 되찾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만큼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하게 된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