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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듯 다른 약] 진통제 절대 강자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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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듯 다른 약] 진통제 절대 강자는 누구?

입력
2017.09.0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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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통제 통증에 맞게 사용해야 좋은 효과 낼 수 있어

얼마 전 두통 진행과정을 머리 위에 얹어진 달걀이 닭으로 성장하는 과정으로 표현한 소셜미디어 진통제 광고(‘1인 1두통닭 시대’)가 회자됐다. 여기에 두통을 포함한 통증에 현대인들이 얼마나 시달리는지 잘 묘사해주고 있다. 통증은 현대인의 전유물은 아닌 듯 하다. 고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제우스도 두통으로 괴로움을 겪을 정도로 통증의 역사는 길다. 이런 긴 역사는 약국 진열대를 수많은 진통제로 장식하게 했다. 그렇다면 그 많은 진통제는 다 똑같이 사용될까?

진통제는 크게 마약성 진통제와 비마약성 진통제로 구분된다. 흔히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진통제는 비마약성 진통제이다. 비마약성 진통제는 해열소염진통제와 해열진통제로 나뉜다. 관절염처럼 염증 있는 질환의 일시적인 통증, 염증을 완화하고 염증 부위 열을 낮추기 위해서는 해열소염진통제를 사용하는 게 효과적이다. 해열진통제는 두통, 치통 같은 단순 생활통증이나 열날 때 먹는 게 좋다.

버드나무 껍질에서 약효를 경험한 것에서 비롯된 아스피린은 해열소염진통제이다. 세상에 나온 지 100년도 더 된 깊은 역사를 지녔지만 원하는 진통효과를 얻으려면 고용량(500㎎)을 사용해야 한다. 요즘에는 저용량(75~100㎎)에서 알려진 심혈관계 예방효과로 더 많이 사용된다. 심혈관계 예방 효과는 아스피린이 혈액응고와 지혈작용에 관여하는 혈소판의 기능을 감소시키고, 혈전생성 억제를 통해 나타난다. 따라서 아스피린을 먹을 때에는 출혈 부작용이 높아지므로, 치과 치료 등 출혈 위험이 있는 처치나 다른 약물을 복용할 때 아스피린 복용여부를 꼭 알려야 한다.

아스피린처럼 해열소염진통제인 부루펜은 해열효과가 뛰어나고 염증 완화 효과가 있어 감기약으로 많이 사용된다. 부루펜은 위장관계 이상반응 외에는 비교적 안전한 약물로 인식되다가 최근 2,400㎎(200㎎ 제품 12알) 이상 복용 시 심장질환 및 뇌졸중 발생을 증가시킬 수 있는 위험이 보고됐다. 부루펜은 임신 후기 임신부에게는 복용이 금지돼 있다. 이는 엄마로부터 탯줄을 통해 받은 산소를 태아의 전신에 공급을 도와주는 동맥관이 너무 일찍 폐쇄돼 조산이나 태아의 심장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서다.

해열진통제의 대표주자는 ‘세계인의 두통약’이라 표방하는 타이레놀이다. 해열소염진통제에 비해 위장 출혈이나 천공 등의 위장관계 이상반응은 낮아 위장장애가 있는 사람의 단순 통증이나 발열에 사용하면 좋다. 임신부나 수유부가 복용해도 될 만큼 부작용이 적다. 그러나, 타이레놀도 하루 3잔 이상의 술을 마시는 사람이 복용했을 때는 간손상 위험이 높다. 과량 복용해도 간손상은 발생할 수 있기에 하루 4g(500㎎제품 8알) 이상의 용량은 복용하지 않는 게 좋다.

실제 어린이 해열제로는 광고 탓인지 부루펜이 가장 유명하다. 그러나 6개월 미만 유아에게는 안전성이 확보된 타이레놀의 사용이 권장되며, 부루펜은 6개월 이상 유아부터 사용할 수 있다. 해열 효과는 두 제품이 비슷하지만 투약 후 더 빠른 효과를 나타내는 것은 타이레놀이며, 효과 지속시간이 더 긴 것은 부루펜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고 하지만 복잡한 요즘 세상을 버텨내기에는 성숙해지고도 남을 만큼 많이 아프다. 통증을 마냥 참지만 말고 적절한 시기에 가장 효과적인 약물을 택해 그 통증에서 벗어나는 게 답이다. 물론 일반의약품 진통제는 일시적으로 사용하고, 해소되지 않는 지속되는 통증이 있다면 진통제에 의존하지 말고 빨리 병원을 찾아 원인 치료를 해야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도움말= 식품의약품안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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