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표향 기자

등록 : 2017.02.14 18:32
수정 : 2017.02.14 18:32

‘썰전’ 인기 있다하니...'또 따라하기' 종편

등록 : 2017.02.14 18:32
수정 : 2017.02.14 18:32

‘썰전’은 최근 방송 200회를 돌파하며 4년째 인기를 모으고 있다. JTBC 제공

IT회사에 근무하는 30대 김모씨는 JTBC 시사예능프로그램 ‘썰전’을 매주 ‘본방사수’ 한다.

“잠시만 한 눈 팔아도 따라잡기 어려운 현 시국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오락적인 재미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씨는 “‘썰전’ 방송 내용과 패널들의 발언이 일상 대화 주제가 될 때도 많다”고 말했다. 최순실 게이트 이후 상승세를 탄 ‘썰전’은 지난해 11월 3일 시청률 10%(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를 돌파하며 지상파를 압도했다.

‘썰전’의 독주에 다른 종합편성채널(종편)들도 시사예능프로그램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지난 연말 출범한 채널A ‘외부자들’은 진중권 동양대 교수와 전여옥 작가, 정봉주 전 통합민주당 의원 등 개성 있는 패널들을 내세워 빠르게 안착했다. 16일 첫 방송을 앞둔 MBN ‘판도라’는 팝 전문 DJ 배철수가 진행하고 종편 출연을 거부했던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말 바꾸기 논란’ 속에 패널로 합류해 눈길을 끌고 있다. 말 많고 탈 많은 TV조선 ‘강적들’도 최고시청률이 5%대까지 올랐다.

시사예능은 복잡한 정치 이슈를 쉽게 풀어내 대중이 정치에 관심을 갖게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최근 범람하는 시사예능은 최순실 게이트에 편승한 ‘썰전’의 복제품이라는 인상이 짙다. 포맷도 대체적으로 비슷하다. 김구라(‘썰전’)와 남희석(‘외부자들’) 같은 예능인이 진행을 맡고 패널은 진보와 보수를 동률로 구성해 기계적 중립을 맞춘다. 전체 패널 숫자만 다를 뿐이다. 한석현 YMCA시청자시민운동본부 팀장은 “‘썰전’이 인기를 끌자 종편들이 적은 제작비로 높은 시청률을 내는 효율성만 고려해 시사예능 제작에 뛰어드는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관심사가 온통 최순실 게이트와 조기대선이다 보니 각 프로그램들이 다루는 주제가 겹치는 경우도 허다하다. 비슷한 포맷에 비슷한 토론이 반복되다 보니 시청자들이 느끼는 피로감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엔 패널들의 겹치기 출연도 한 가지 원인이 되고 있다. ‘썰전’의 전원책 변호사는 TV조선 ‘전원책의 이것이 정치다’도 진행하고 있는데, 두 프로그램이 같은 주제를 다룰 경우 비슷한 내용의 발언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외부자들’의 진중권-전여옥 구도는 SBS ‘대선주자 국민면접’에서도 활용됐다. 한석현 팀장은 “새로운 인물을 발굴해야 비슷한 시사예능이어도 다양한 시각이 담길 수 있는데 검증된 패널들만 출연시키기 때문에 프로그램별로 차별화 되기 어려운 것”이라고 꼬집었다.

시청률 경쟁이 과열되면서 본질인 ‘시사’보다는 형식적 측면인 ‘예능’에 무게가 실리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진지한 토론에 장난스러운 자막이나 컴퓨터그래픽(CG)이 과도하게 삽입돼 정치 이슈의 연성화, 가십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심재웅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시사예능들이 시청자들에게 무엇을 전달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보다는 이목을 끌기 위한 표현에만 치중하는 경우가 많다”며 “정치를 지나치게 오락화할 경우 시청자들의 정보 수용 과정에 왜곡이 있을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외부자들’은 입담 좋은 패널들을 앞세워 빠르게 안착했다. 채널A 제공

‘강적들’은 정치적 편향성 문제와 패널들의 막말로 논란을 일으키곤 했다. TV조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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