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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산 CCTV가 美 감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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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산 CCTV가 美 감시한다”

입력
2017.11.13 17:19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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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시장 2위 업체 ‘하이크비전’

中 정부 연계 의혹 “보안 경고”

중국 보안카메라 업체 항저우 하이크비전 디지털 테크놀로지사의 한 폐쇄회로(CC)TV 모델. 하이크비전은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이 모델이 "군중 밀도를 자동 분석해 일정 수준이 넘으면 경고음을 울린다"고 설명했다. 하이크비전 인스타그램 캡처
중국 보안카메라 업체 항저우 하이크비전 디지털 테크놀로지사의 한 폐쇄회로(CC)TV 모델. 하이크비전은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이 모델이 "군중 밀도를 자동 분석해 일정 수준이 넘으면 경고음을 울린다"고 설명했다. 하이크비전 인스타그램 캡처

사물인터넷(IoT)의 발달로 사이버 보안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 ‘중국산’ 폐쇄회로(CC)TV에 대해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중국 국영기업이 최대 주주인 한 보안카메라 업체가 미국 시장에서 2위를 점하면서 미국 거리 곳곳을 비추는 이 기업의 제품이 거대한 ‘보안 구멍’이 될 수 있다는 공포가 커지는 모습이다.

12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산 감시카메라가 미 전역에 퍼져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 보안카메라 기업 항저우 하이크비전 디지털 테크놀로지(이하 하이크비전) 제품에 대한 미 관료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설립 16년차인 하이크비전은 감시장비 분야에서 유럽 시장 1위, 미국 2위에 오른 거대 업체다.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과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급성장해 단숨에 시장을 장악했다. 미 테네시주 멤피스의 도로 감시, 미주리주 오자크스의 군시설 보안에 쓰이고 한때 주 아프가니스탄 미 대사관에 설치될 정도로 공공 영역에도 널리 활용되고 있다.

문제는 하이크비전이 중국 정부와 긴밀히 연계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불거지고 있다. 하이크비전의 최대 주주는 중국 국무원 국유자산관리감독위원회(SASAC) 소유의 국영 방위산업체인 중국전자과학기술집단공사(CETC)로, CETC는 중전하이캉그룹(CETHIK) 등을 통해 하이크비전 지분 약 42%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국영기업으로 보고 있다. WSJ에 따르면 업체의 성장에 중국 정부의 첨단 보안 정책, 금융 지원이 크게 기여했다. 이 같은 정부와 하이크비전 간 특수관계로 인해, 업체의 시스템에 비공식적 접근이 가능한 백도어(의도적인 보안 허점)가 존재할 경우 충분히 국가간 정보전 무기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실제 미국에서 하이크비전과 관련해 구매 제한 조처가 이뤄지면서 일련의 의혹도 힘을 얻고 있는 모양새다. 미 연방정부 재산을 관할하는 총무청(GSA)은 하이크비전을 자동승인 업체 목록에서 제외했고, 국토안보부도 지난 5월 하이크비전 제품 보안의 취약성을 지적하며 사이버보안 경고를 내렸다. 캐나다계인 한 보안 업체는 고객들에게 하이크비전 카메라 이용 시 보안 침입이 일어나도 회사의 책임이 없다는 포기 서류를 받기도 했다.

하이크비전 측은 의혹을 일절 부인하고 있다. 후양중 하이크비전 최고경영자(CEO)는 “하이크비전은 비즈니스”라며 “우리 카메라에 백도어를 두는 것은 불가능할 뿐 아니라 사업에 큰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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