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드라마 홍보행사에서
“사진 촬영 중 만지고 더러운 농담”
美배우 헤더 린드 SNS에 폭로
아버지 부시 “고의 아냐… 사과”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부자 가운데 아버지인 조지 H.W. 부시(93) 전 대통령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미국배우 헤더 린드(34)가 24일(현지시간) 폭로했다. 최근 할리우드 거물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추문 폭로 후 온라인에 성폭력 경험담이 공유되는 가운데 미국 전직 대통령까지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된 것으로, 부시 측은 즉시 사과했다. 현재 린드의 인스타그램 해당 게시물은 삭제된 상태다.
25일 미국 CNN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린드는 4년 전인 2013년 자신이 출연한 드라마 ‘턴: 워싱턴의 스파이들’ 홍보를 위해 열린 행사에서 부시 전 대통령 부부를 만나 기념 사진을 촬영하던 중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린드는 “내가 포즈를 취하는 동안 그가 나를 성추행했다(sexually assaulted)”며 “그는 휠체어에 앉은 채 뒤에서 나를 만졌고, 그의 부인인 바버라 부시도 옆에 서 있었다. 그는 내게 더러운 농담(dirty jokes)도 던졌다”고 말했다. 린드는 또 부시 전 대통령의 행동은 사진을 찍을 때마다 반복됐으며, 바버라 여사가 남편인 부시 전 대통령에게 주의를 주는 듯한 눈빛을 보냈다고 회상했다. 린드는 “부시의 경호원들은 내게 사진 촬영 시 그(부시 전 대통령) 옆에 서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린드는 침묵을 깬 이유를 지난 21일 미국 텍사스에서 미국 전직 대통령 5명이 한자리에 모인 허리케인 이재민 돕기 모금 콘서트 때문이라고 밝혔다. 린드는 “오바마 전 대통령과 부시 전 대통령이 악수하는 모습을 미디어를 통해 보며 매우 혼란스러웠다”며 “오바마 전 대통령이 나라를 위해 그에게 경의를 표한 것은 감사하지만, 나는 그를 존경하지 않는다”고 적었다.
린드의 게시글이 논란이 되자 부시 전 대통령은 일단 사과했다.
부시 전 대통령 측은 성명을 통해 “부시 대통령은 어떤 상황에서도 결코 의도적으로 누군가를 괴롭히려는 의도가 없었을 것”이라며 “부시 전 대통령이 농담을 하려던 게 린드씨를 불쾌하게 했다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태무 기자abcdef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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