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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하면 수제화 장인이 집으로… ‘O2O 서비스’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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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하면 수제화 장인이 집으로… ‘O2O 서비스’ 진화

입력
2017.12.25 17:2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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뤼이드가 운영하는 ‘산타토익’ 앱 화면. 산타토익은 학습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용자 개개인의 능력을 분석해 맞춤형 문제와 풀이를 제공한다. 뤼이드 제공
뤼이드가 운영하는 ‘산타토익’ 앱 화면. 산타토익은 학습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용자 개개인의 능력을 분석해 맞춤형 문제와 풀이를 제공한다. 뤼이드 제공

방문해 치수 재서 맞춤신발 제작

집 구할땐 내부 사진까지 보여줘

온라인에서 고객 끌던 마케팅 넘어

산업 지형도 바꿔 “미래는 온라인”

자취방 전세계약 만료를 앞둔 A씨는 전에 봐두었던 원룸 4곳을 꼼꼼히 둘러보고 단골 가게 샌드위치로 점심을 때웠다. 오후에는 다음 주 있을 입사 면접용 양복과 구두를 맞췄다. 대학 동기에게서 “지금 선배 결혼식장 앞이다”는 메시지가 와 축의금을 부쳤다. 곧 토익 수업에 들어가 선생님이 수준에 맞춰 골라주는 문제를 풀었고, 이어 트레이너 선생님의 지도를 받으며 운동으로 하루를 마무리했다.

불과 몇 년 전이었다면 원룸 몇 곳을 둘러보는 데만 이미 반나절을 날렸을 것이다. 하루에 다 하기 벅차 보이는 일과를 A씨는 하루 안에, 그것도 집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않고 마쳤다. 발품을 팔아야만 했던 오프라인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고스란히 옮겨온 온라인 투 오프라인(Online to OfflineㆍO2O) 서비스 덕분이다. A씨는 이제 더 부동산과 샌드위치 가게, 양복점과 구두점, 은행, 학원, 헬스장을 가기 위해 현관을 나서지 않는다.

25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O2O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오프라인의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 초기 O2O는 온라인으로 고객을 모아 오프라인으로 데려오는 마케팅 방식이었다. 그러나 온라인은 오프라인의 한계를 보완하는 도구에서 벗어나 대체하는 수준으로 성장하고 있다.

강의실 동영상을 보는 일방적 인터넷 강의나 교재나 숙제를 공유하는 커뮤니티에 그쳤던 교육업계 온라인 공간에 최근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들이 자리 잡고 있다. 토익 서비스 ‘산타토익’은 45만명의 학습 데이터와 3,000만건의 문제풀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특정 회원이 어떤 문제에서 어떤 보기를 골라 틀릴지 예측하는데, 정확도가 90% 이상이다. 유료 서비스임에도 출시 1개월 만에 다운로드 20만건을 돌파했다. 앱만 있을 뿐 학원도, 문제집도, 강사도 없이 AI 알고리즘만으로 작동하지만 산타토익 측은 ‘20시간 학습 시 평균 107.6점 상승’한다는 믿기 어려운 성과가 이용자 통계를 통해 확인됐다고 밝혔다.

수제화 제작 서비스 ‘맨솔’ 대표 이미지. 맨솔은 전문가가 직접 고객을 방문해 사이즈 측정, 디자인 및 소재 상담을 진행하고 14일 내로 완성된 수제화를 배송한다.
수제화 제작 서비스 ‘맨솔’ 대표 이미지. 맨솔은 전문가가 직접 고객을 방문해 사이즈 측정, 디자인 및 소재 상담을 진행하고 14일 내로 완성된 수제화를 배송한다.

맞춤 정장이나 수제화 매장같이 온라인화가 불가능한 영역도 빠르게 O2O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스트라입스’(정장) ‘맨솔’(수제화) 등은 고객이 원하는 장소로 전문가가 찾아가 신체 치수를 재고 의류와 구두를 제작한다. 최근 스트라입스는 수만 개의 신체 사이즈 측정 데이터로 ‘스마트 사이즈’ 시스템도 개발했다. 키, 몸무게, 연령대, 상의사이즈 등 9개 정보를 입력하면 체형에 꼭 맞는 옷을 찾아준다. ‘홈핏’ ‘눔코치’ 등 홈트레이닝 앱은 헬스장과 트레이너를 대체하고 있다.

상가 목 좋은 자리를 독점해오던 공인중개업소들도 골목 안쪽이나 건물 2층 등으로 옮겨가는 추세다. ‘직방’ ‘다방’ 등 O2O 앱이 매물의 위치, 내부 사진뿐 아니라 교통, 학군 등 주변 정보까지 알려줘 비싼 임대료가 드는 역세권 1층을 지킬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기존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옮겨와 업체와 소비자를 쉽게 연결해 준다는 측면에서 O2O는 기본적으로 오프라인과 상생하는 모델이다. 그러나 갈수록 오프라인 일자리를 앱이 대신하면서 갈등을 빚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정보통신(IT)업계 관계자는 “O2O 시장 확대로 도태되는 업종에 대해서는 재교육 등 지원을 강화하고 O2O 업체도 오프라인 업체들과 공생을 모색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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