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된 경영난으로 STX조선해양이 법정관리 문턱에 몰린 가운데 그 동안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를 받아 온 성동ㆍSPPㆍ대선조선 등 나머지 중소 조선사 3곳도 법정관리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 채권단이 이들 조선사 3곳을 상대로 최근 실시한 ‘스트레스 테스트(재무건전성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늦어도 내달 초까지 법정관리에 넣을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금융권은 이들 조선사 3곳이 당장 법정관리에 들어가지는 않겠지만 추가 수주나 매각 등 변화가 없는 한 시기의 문제일 뿐 STX조선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25일 “성동ㆍSPPㆍ대선조선 채권단이 이들 조선 3사를 상대로 실사를 진행 중이며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달 말까지 법정관리 여부를 결정 짓기로 했다”고 밝혔다. 수출입은행이 주채권은행으로 있는 성동조선은 당장 버티는 데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수은 관계자는 “지난해 7,200억원의 추가 유동성 지원으로 이전에 수주한 40척의 배를 만들 때까진 신규 자금이 필요하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융권에선 성동조선이 수주 절벽에서 벗어나지 않는 이상 결국엔 법정관리행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내년부터 만기 도래하는 금융권 채무가 6,300억여원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데 곳간은 갈수록 바닥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현재 성동조선엔 채권단이 쏟아부은 3조원 외에도 선수금환급보증(RG)으로 1조3,000억원이 넘는 돈이 물려 있는 만큼 수은으로서도 당장 법정관리에 넣기가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SPP조선은 이달 27일 운명이 결정된다. SPP조선 인수전에 뛰어든 삼라마이더스(SM)그룹이 이날까지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사실상 청산이 불가피하다. 대선조선은 SPP조선처럼 매각 작업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수은은 매각을 통해 어느 정도 돈이라도 건지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하고 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