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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사위ㆍ영남 장인의 명절 대화 엿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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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사위ㆍ영남 장인의 명절 대화 엿보니…

입력
2015.02.22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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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정부 인사가 가장 큰 문제"

광주 출신 기자(사진 왼쪽)와 경상도(경남 합천)에서만 살아온 장인(오른쪽)
광주 출신 기자(사진 왼쪽)와 경상도(경남 합천)에서만 살아온 장인(오른쪽)

사위에게 장인은 늘 어려운 존재다. 광주 출신 기자(39)는 결혼 생활 10년이 넘도록 밤 농사 지으며 평생을 경상도(경남 합천)에서만 살아온 장인(74) 앞에선 가급적 시선을 피하고 정치 관련 이슈 꺼내기를 망설여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용기를 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을 존경하고 그의 딸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는 전형적인 경상도 어르신이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한 현 상황을 어떻게 보는지 궁금했다.

설 이튿날인 20일 장인에게 박 대통령을 여전히 신뢰하고 지지하는지부터 물었다. 장인은 “(박근혜정부의) 인사가 가장 큰 문제였다”고 운을 뗐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강한 리더십을 발휘하면서 박 대통령을 잘 보좌했지만,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후 여러 부분에서 문제가 드러난 만큼 “지난해에 김 실장을 바꿨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후임 비서실장은 황교안 법무부 장관 같은 ‘소신파’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완구 총리의 청문회 인준 과정을 화제에 올렸다. 장인은 “주변에서 다들 박 대통령한테 오히려 부담이 되지 않겠냐고 걱정한다”고 동네 분위기를 전했다. 이 총리에 대해선 “사람은 진짜 겪어보기 전에는 모르는 것”이라는 말로 실망감을 드러냈다. 장인은 내년 총선이 다가올수록 새누리당 내에서 청와대와 거리를 두려는 움직임이 있을 거라는 얘기에 “아무리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진다고 자기들만 살겠다고 하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결국은 ‘박정희 향수’ 아니냐는 질문에 장인은 “그렇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 이라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유신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먹을 것도 제대로 없던 시절 경부고속도로를 놓고 산업의 뿌리인 철강ㆍ중공업을 키웠다는 평가가 자연스레 이어졌다.

장인은 “(박 전 대통령은) 친인척을 요직에 앉히거나 사리사욕을 채우지는 않았다”면서 “박 대통령도 부정축재를 한 게 아니니까 주변에서 조금 도와주면 지지율도 올라갈 것”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의 기저에는 여전히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긍정평가가 자리잡고 있는 셈이다.

장인에게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에 대해서도 물었다. 이승만ㆍ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 참배에 대해선 “누가 봐도 잘한 일”이라더니, 곧바로 잇따른 발언 논란을 빚은 정청래 최고위원을 예로 들며 “동네 사람들이 ‘그런 사람이 옆에 있는데 뭐가 되겠냐’고들 한다”고 혀를 찼다.

합천=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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