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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 찾아 헤매는 공무원들

입력
2014.10.14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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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공무원들이 올 들어 6월까지 쓴 출장비가 75억원이 넘는다(국정감사 자료)고 합니다. 단순 계산하면 올해 150억원을 출장비로 지출하게 된다는 얘기죠. 모두 우리들이 낸 세금입니다.

대개 출장비는 공무원들이 국회나 정부서울청사, 정부과천청사에서 업무를 보다가 세종으로 귀가하지 못하고 현지에서 하루 묵는 비용입니다. 특히 국회 관련 업무는 툭 하면 밤 10시, 11시가 넘기 때문에 도저히 세종 집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게 공무원들의 하소연입니다.

공무원들의 국내 출장 숙박비는 4만원입니다. 서울 시내 모텔에서 잘 수 있는 수준인 거죠. 하지만 연인들을 위한 기념일(밸런타인데이 등)이나 숙박 수요가 몰리는 금요일 밤엔 방도 부족하거니와 설령 방이 있더라도 웃돈을 얹어줘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주로 이용하는 곳이 변두리에 떨어진 허름한 모텔입니다.

그마저도 밤 11시나 자정 전에는 방이 있더라도 들여보내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한두 시간 정도 쉬었다(?) 가는 손님(대실)들이 이들의 주 고객이다 보니 아침까지 머무는 투숙객은 찬밥 신세랍니다. 공무원 입장에서는 서울에서 일이 조금 일찍 끝나더라도 맘놓고 쉴 자리가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해외 출장이라면 남자 둘이 호텔 방 하나를 빌려 머무는 것도 전혀 이상할 게 없지만, 우리나라 모텔은 침대가 하나뿐이라 영 민망한 측면이 있습니다. 외국인들이 국내에 출장을 오거나 여행을 와서 가장 불편해 하는 것도 숙소 문제라고 하죠. 값비싼 고급 호텔이 아니라면 러브호텔로 불리는 모텔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값도 싸고 언제든 입장 가능한 찜질방은 대안이 될 수 없을까요? “서류라도 뒤져보고 업무 관련 연락을 하기엔 너무 개방된 공간”이라는 게 흠이랍니다.

공무원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서울에 단기 숙소를 마련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지만, 또 다른 낭비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출장을 줄이기 위한 화상회의는 전시용 이벤트에서 무용지물로 전락한지 오래고, 여전히 주요 회의나 일정은 서울에서 진행되고 있으니 공무원들의 모텔라이프는 앞으로도 크게 달라질 것 같지 않네요.

이런 비효율과 불편, 낭비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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