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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의 꿈, 실현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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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의 꿈, 실현될까?

입력
2015.05.28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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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武大ㆍ김무성 대장)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5ㆍ18 기념식과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 잇따라 참석해 봉변을 당하면서도 이렇다 할 반박 없이 묵묵히 여당 대표로서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대권 행보로 해석되지만 정작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본인은 “(대권에) 관심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3주 연속 대권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정치인이 ‘대망’에 관심이 없다는 얘기를 믿을 사람은 많지 않다. 차기 대선까지 2년 넘게 남았기 때문에 몸을 사리는 것일까? 그의 지난 행보를 통해 대권을 향한 김 대표의 의지를 가늠해보고자 한다.

김무성(가운데)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2010년 5월원내대표에 선출된 뒤 당 지도부와 손을 맞잡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김무성(가운데)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2010년 5월원내대표에 선출된 뒤 당 지도부와 손을 맞잡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① 친박 좌장의 홀로서기

원조 친박계인 김무성 대표가 자기 정치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지난 2010년. 친박계 좌장격인 김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당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친이계의 지지를 등에 업고 원내대표에 합의 선출된다. (▶기사보기) 당시 박 대통령은 김 대표의 원내대표 선출에 전혀 언급이 없었지만 친박계 내부서는 사실상 ‘반대’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박 대통령은 1년 전에도 친이계에서 김 대표를 원내대표로 선출하려고 하자 이에 대한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이런 연유로 정치권 내부서는 김 대표가 박근혜 그늘을 떠나 사실상 ‘홀로서기’를 시작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흘러 나왔다. 김 대표는 원내대표 선출 석 달 전에도 당시 여권 내 친이계와 친박계간‘뇌관’이었던 세종시 수정안 문제에 대해 절충안을 제시했지만 박 대통령은‘가치 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당내에서는 “이미 이 시점부터 두 사람간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기사보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2012년 3월 국회에서 19대 총선에서 "백의종군 하겠다"는 취지의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한국일보 자료사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2012년 3월 국회에서 19대 총선에서 "백의종군 하겠다"는 취지의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한국일보 자료사진

② 백의종군

김무성 대표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에서 진행된 19대 총선 공천에서 탈락했다. 공천 탈락이 가시화되자 당 내부에서는 김 대표가 수모를 당하기 전에 탈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세간의 예상을 깨고 백의종군을 선언한다. (▶기사보기) 정치권 안팎에서는 당시 탈박 인사로 분류된 김 대표의 공천 탈락 배경을 놓고 의혹의 시선이 제기됐지만 김 대표는 이 같은 소문을 뒤로한 채 선거 지원에 나서 총선 승리에 기여한다. 이후 김 대표는 같은 해 치러진 대선을 앞두고 총괄선대본부장으로 복귀해 당사에서 야전침대를 놓고 숙식을 하며 과거사 논란 등으로 흔들리던 박근혜 후보 캠프의 중심을 잡고 대선 승리를 이끌어 낸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해 7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선출된 뒤 당기를 들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해 7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선출된 뒤 당기를 들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③ 당권 쟁취와 개헌론

대선을 승리로 이끈 김 대표는 2013년 4월 치러진 부산 영도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당선돼 여의도에 복귀한다. (▶기사보기) 김 대표는 복귀와 함께 당권 도전을 위한 발걸음을 뗀다. 당내 역사와 통일 모임을 만들어 세를 넓히고, 철도파업 중재에도 나서며 존재감을 과시한다. (▶기사보기) 워밍업을 마친 김 대표는 지난해 7월 전당대회에서 당권 도전에 나선다. 친박계 좌장격인 서청원 의원과 맞붙어 고전이 예상됐지만 비박계의 전폭적 지원 속에 무난하게 당 대표에 선출된다. (▶기사보기) 비박계의 지지를 등에 업고 당권을 거머쥔 김 대표는 뜻하지 않은 곳에서 청와대와 갈등에 휩싸인다. 취임 후 첫 해외 순방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김 대표는 박 대통령이 반대한 개헌 논의에 불을 지핀 것이다. (▶기사보기) 박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인 상황에서 나온 개헌 발언에 청와대가 이례적으로 강한 불만을 표시하자 김 대표는 한발 물러선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해 있다. 김 대표 앞을 노 전 대통령 아들인 노건호씨가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해 있다. 김 대표 앞을 노 전 대통령 아들인 노건호씨가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④ 잇따른 봉변에도 화합 행보

김 대표는 취임 직후인 지난해 7월 재보선을 승리로 이끈 데 이어 성완종 파문까지 터지면서 패색이 짙었던 올해 4월 재보선도 승리한다. ‘선거의 여왕’이라고 불렸던 박근혜 대통령에 빗대 김 대표를‘선거의 황제’라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올해 4월 재보선 승리를 계기로 김 대표의 행보는 더욱 탄력을 받는다. 먼저 그는 5ㆍ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을 위해 광주를 찾는다. 그는 5ㆍ18 전날 열린 전야제에 참석했다가 일부 참석자들한테 물 세례를 받는다. (▶기사보기) 하지만 그는 이튿날 기념식에 참석해 ‘임을 위한 행진곡’까지 함께 따라 부른다. 김 대표의 화합 행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 대선 당시 남북정상회담에서 NLL 관련 발언을 고리로 공격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을 찾은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의 아들인 노건호씨로부터 비난을 받는 등 수모를 당하지만 김 대표는 이에 대한 언급을 삼간다. (▶기사보기)

김무성(오른쪽)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에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나란히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김무성(오른쪽)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에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나란히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⑤ 대권, 관심 없다?

김 대표의 광폭 행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당연히 대권 행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기사보기) 하지만 김 대표는 정치권의 이런 해석에 대해 선을 긋는다. 그렇다고 관심이 없다는 것이 대권 도전에 대한 의지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기사보기) 더구나 대선 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최근 3주 동안 1위를 달리고 있다는 점에서 김 대표의 대망은 오히려 커지고 있는 것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가장 중요한 변수는 내년 4월 치러지는 총선이 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김 대표가 임기 만료를 석달 앞두고 치러지는 총선에서 당의 승리를 이끈다면 여권 ‘잠룡’ 중 가장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총선 승리를 이끌지 못한다면 그의 대권 가도에도 빨간불이 켜질 가능성이 높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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