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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할수록 당은 상처 입는다” 전당대회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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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할수록 당은 상처 입는다” 전당대회 딜레마

입력
2016.07.2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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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과거 두 차례 경선 큰 내상

친노ㆍ비노 갈등에 호남ㆍ비호남으로 갈라서기도

여권도 친박ㆍ비박 대결 여진 우려

2012년 민주통합당 전당대회에서 경쟁했던 김한길, 이해찬 후보/2016-07-19(한국일보)
2012년 민주통합당 전당대회에서 경쟁했던 김한길, 이해찬 후보/2016-07-19(한국일보)

“모두가 8ㆍ27 전당대회 흥행 부진을 걱정하는데, 조용한 전당대회도 나쁘지 않다. 전대 흥행이 잘 될수록 당은 시끄럽고 심지어 쪼개지기까지 한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9일 전당 대회 흥행을 두고 당 안팎에서 설왕설래 하는 것에 대해 오히려 “흥행이 안됐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 8ㆍ9 전당대회를 앞둔 새누리당은 벌써 6명이 출마 선언을 한 반면, 더민주는 출마자가 송영길ㆍ추미애 두 현역 의원과 김상곤 전 혁신위원장 정도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통상 전대는 당의 진로를 놓고 다양한 목소리가 분출, 당이 활력을 찾고 외연을 넓힐 기회다. 그런데도 더민주 지도부가 흥행 저조를 바라는 것은 징크스 때문이다. 이른바 ‘전당대회 징크스’는 역대 전당대회에서 흥행도와 당의 안정도는 반비례했다는 것이다.

더민주는 김한길ㆍ이해찬 후보가 맞붙었던 2012년 6월과 문재인ㆍ박지원 후보가 경쟁했던 2015년 2월 등 두 차례 전대에서 큰 상처를 입었다. 민주통합당 시절인 2012년 전대는 이해찬 후보가 김한길 후보를 불과 0.5%포인트 차로 제치는 막판 역전극을 펼치며 흥행에는 큰 성공을 거뒀지만 당은 심각한 내상을 입었다. 이해찬 후보가 내세운 ‘이해찬 당 대표-박지원 원내대표’의 ‘이ㆍ박 역할 분담론’을 놓고 양측은 뜨거운 공방을 벌였다. 당시 김 후보는 10차례 지역경선 중 8차례를 이기며 승리를 눈 앞에 둔 듯 했다. 하지만 친노 지지자들이 막판에 모바일 투표에 대거 참여, 이 후보를 밀면서 승부는 뒤집혔다. 결국 전 대 이후 친노ㆍ비노 진영의 계파 갈등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새정치민주연합 시절인 2015년 전대는 ‘문재인 대세론’으로 인해 싱거운 싸움이 될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박지원 후보가 ‘대권ㆍ당권 분리론’을 앞세워 맹추격하며 판세는 박빙으로 변했고, 승부는 3.52% 포인트 차로 갈렸다. 박 후보는 국민여론조사에서는 문 후보에 뒤졌지만, 권리당원 ARS, 일반당원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를 앞섰다. 충청권의 한 중진 의원은 “당시 기존 친노-비노 갈등에다 호남과 비호남 갈등까지 더해졌다”며 “지난해 집단 탈당과 국민의당 창당의 싹이 움튼 것도 이때부터”라고 말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2012년 5월 당 대표 경선에서 ‘친박’ 황우여 후보가 박심(朴心)을 등에 업고 예상대로 당선됐으나 흥행은 저조했다. 하지만 박근혜 비대위원장 친정 체제 구축에 성공하면서 당은 오히려 빠르게 안정을 찾아 야당보다 한 박자 빠른 대선 준비에 나섰고, 정권 재창출에도 성공했다.

지금 여야 상황은 당시와 상반돼, 새누리당이 흥행 징크스를 걱정하고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내달 9일 전당대회가 친박ㆍ비박 진영이 사생결단 하듯 다툼을 벌일 가능성이 높아 벌써부터 경선 후유증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국내 정당들은 비슷한 세력을 가진 서로 다른 계파들이 경쟁을 펼치면 흥행이 된다“며 “하지만 경쟁이 치열할수록 갈등의 골은 깊어지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서상현 기자 lssh@hankookilbo.com

2015년 2월 새정치연합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박지원(왼쪽부터), 문재인, 이인영 후보/2016-07-19(한국일보)
2015년 2월 새정치연합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박지원(왼쪽부터), 문재인, 이인영 후보/2016-07-19(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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