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뜨거워지는 지구‘에 눈 감는 트럼프

알림

‘뜨거워지는 지구‘에 눈 감는 트럼프

입력
2017.06.01 17:23
0 0

인권 존중ㆍ자유 무역 포기 이어

파리 기후 협정도 탈퇴 시사

EUㆍ中 등은 “협정 이행 노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31일 백악관에서 응 우옌 쑤언 베트남 총리를 접견하기 위해 걸어나오고 있다. 워싱턴=신화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31일 백악관에서 응 우옌 쑤언 베트남 총리를 접견하기 위해 걸어나오고 있다. 워싱턴=신화 연합뉴스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내세우며 지난 1월 취임 이후 국제사회가 오랜 규범으로 지켜온 인권존중과 자유무역의 가치를 잇따라 경시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다른 인류 보편의 가치인 ‘환경보호’마저 포기하겠다고 나섰다. 세계 196개국이 합의하면서 2015년 12월 채택된 파리기후변화협정(이하 파리협정)에서 미국이 탈퇴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히면서다. 이에 따라 제2차 대전 이후 반세기 넘도록 미국이 이끌어온 세계질서마저 재편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나치게 자국 중심의 정책을 펼침에 따라 유럽연합(EU)과 중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이 미국의 탈퇴와 관계없는 파리협정 이행 의사를 밝히는 등 미국이 리드하는 세계질서에 더 이상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기 시작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의 파리협정 탈퇴 선언은 곧바로 미국 중심 세계질서의 종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 미국의 파리협정 탈퇴를 공식 발표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1일 오후 3시 백악관에서 파리협정에 대한 결정을 발표하겠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고 밝혔다. 대선 경선 때부터 시종일관 기후변화를 ‘거짓’이라 주장하며 미국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시급한 파리협정 탈퇴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끝내 결행에 나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곧바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하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천명하는 등 자유무역의 가치에 등을 돌려 동맹을 비롯한 주요국들의 비난을 받았다. 이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통해 자유ㆍ인간존엄 등 그동안 미국이 건국 이래 지탱해온 보편가치를 다른 나라에 강요하지 않겠다는 대외정책을 공개하기도 했다. 여기에 기후변화 위협에 대응한다는, 보편적 환경 가치마저 외면하겠다는 태도를 보이면서 군사ㆍ경제력과 함께 미국에 글로벌 리더의 권위를 부여했던 미국의 윤리적ㆍ이념적 정당성에 대한 회의가 제기되고 있다. 2012년 미 대선 공화당 후보였던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주지사는 이날 트위터에 “파리협정은 단순히 기후변화에 관한 것이 아니라 미국이 국제사회 리더로 남아있게 해주는 의미가 있다”라고 밝히며 트럼프 대통령의 탈퇴 움직임에 우려를 표시했다.

‘마이 웨이’를 선언한 미국에 맞서 유럽연합(EU)과 중국 등 주요국은 파리협정 이행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EU와 중국은 2일 파리협정을 효율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최대한 정치적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낼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들 국가는 미국의 탈퇴로 예상되는 리더십 공백을 재빨리 메우겠다는 행보다.

김준형 한동대 국제어문학부 교수는 “2차 대전 후 세계질서를 규정하는데 가장 중요했던 대서양동맹의 균열과 파리협정 탈퇴 등은 미국과 유럽 모두에게 일종의 터닝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직접 제보하실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다리며, 진실한 취재로 보답하겠습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