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적 수임료 받은 것”
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거액 변호사 수임료가 논란이 되는 가운데 검찰수사 단계에서 변호를 맡았던 검사장 출신 H 변호사가 국내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버는 변호사로 확인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H 변호사는 이번 사건에서도 수억 원의 수임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의 자료에 따르면, H 변호사는 2013년 월 평균소득이 7억6,000여만원으로 연간 91억2,000여만원을 벌어들여 우리나라 개인소득자 중에서 전국 15위를 기록했다. 법조인 중 단연 1위로 전체 50위 내에 이름을 올린 유일한 법조인이다.
H 변호사의 고소득에는 정 대표 도박수사처럼 고액 선임료를 받은 사건들이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 대표는 도박 혐의로 1차례 경찰수사와 2차례 검찰수사를 받았는데 3번 모두 H 변호사가 맡았다. 정 대표는 2012년 6월 중국 마카오 카지노 3곳에서 수백억 원을 들여 바카라 도박을 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지만 2014년 7월 서울경찰청에서 무혐의 의견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됐으며 검찰에서도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그러다 지난해 검찰이 해외 원정도박 사건을 수사하던 중 도박 혐의가 확인돼 결국 구속됐다.
H 변호사 측은 28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앞선 두 차례 수사 당시에는 H 변호사가 네이처리퍼블릭의 자문을 맡고 있어 월 500만원 정도의 자문료만 받았고, 2차 검찰 수사단계에서는 수임료로 1억5,000만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앞서 맡은 사건의 연장이라 다시 맡았고, H 변호사와 2명의 변호사가 추가 투입돼 별도의 수임료를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수사단계에서 통상적인 수준의 금액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보통 형사사건 선임료는 재판보다 수사단계에서 더 높다는 점에서 H 변호사가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은 돈을 받았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H 변호사는 2011년 퇴직 후 최근까지 굵직한 고액 사건들을 많이 맡아 법조계에서 부러움과 질시의 대상이었다. 하창우 대한변협회장은 “천문학적인 거액의 선임료는 검사와의 친분관계를 내세워 받게 되는 것”이라며 “이는 연고관계를 내세우지 못하게 한 변호사법 제30조 위반으로 불법이자 징계대상”이라고 비판했다.
서울변호사회는 28일 사건의 발단이 된 변호사 폭행 의혹 사건과 관련해 조사위원회를 꾸리고 정 대표와 변호사 양측에 50문항이 넘는 질의서를 보냈다. 김한규 회장은 “사건청탁및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은 변론 등 전관비리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사법불신을 야기한 사건”이라며 “철저한 조사를 통해 전관비리를 규제할 법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변호사회는 H 변호사도 조사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박지연 기자 jy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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