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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리앗 된 팬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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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리앗 된 팬심

입력
2015.03.27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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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오늘 개막

팬들 전문가급 해박한 지식

감독ㆍ프런트 27명 중 26명

"팬 의견 신경 쓰고 있다" 응답

“마무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우리랑 일본밖에 없다.”(ID:잉어○)

“WAR(Wins Above Replacement Playerㆍ대체 선수의 승리 기여)만 보더라도 마무리로 하는 건 바보 같은 짓이다.”(Ra○)

“메이저리그와 달리 한국은 존에 공을 제대로 집어넣는 불펜 투수가 없으니 솔리드한 클로저의 가치가 클 수 밖에 없다.”(프로○)

“선발과 달리 마무리는 한번 털리면 그 순간 끝임. 뒤집을 방법 자체가 없다.”(mistak○○)

2015년 프로야구 시범경기 마지막 날인 22일 서울 잠실구장에는 막대풍선 등 응원도구를 들고 경기를 즐기는 팬들로 가득 차 있다. 홍인기기자 hongik@hk.co.kr
2015년 프로야구 시범경기 마지막 날인 22일 서울 잠실구장에는 막대풍선 등 응원도구를 들고 경기를 즐기는 팬들로 가득 차 있다. 홍인기기자 hongik@hk.co.kr

28일 한국 프로야구 시즌 개막을 앞두고 투수 윤석민의 보직을 놓고서 최근 포털사이트에서 벌어진 팬들의 갑론을박이다. 우완 윤석민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1년 만에 복귀해 그만큼 팬들의 관심이 높았다. 해박한 지식을 보면 전문가가 따로 없다. 출범 34년을 맞는 프로야구 팬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더욱이 올해는 사상 최초로 10구단 체제로 830만 관중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너도나도 야구 전문가라고 외칠 정도로 경기나 구단 운영에 대한 팬들의 이해와 관심도가 높다. 구단이 ‘팬심(Fan心)’의 향배를 예의주시해야 하는 이유다.

한국일보와 한국스포츠경제가 10개 구단 감독 8명과 프런트(홍보ㆍ운영팀장) 19명을 대상으로 한 ‘팬 영향력 확대에 따른 구단 수용성’설문조사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경기 이해력 등 팬 수준에 대해 10개 구단 모두 보통 이상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A구단 홍보팀장은 “상상 이상이다. 대중의 지혜가 무섭다는 걸 느낀다”고 말하기도 했다. 상당수 감독과 프런트들은 팬들의 결과론적인 승부 해석과 비난에 대해 아쉬워하지만 팬 의견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10개 구단 19명 프런트 중 4명(21%)이 “심리적 압박을 느낄 정도”라고 답했고, 14명(73%)이 “조금 신경 쓰고 있다”고 밝혔다. 한 수도권 구단의 감독은 “매우 신경이 쓰인다. 가급적 나쁜 상황일 때는 팬 의견을 듣지 않으려 한다”고 할 정도로 민감했다.

또 팬 의견이 경기나 구단 운영에 반영되는지에 대한 질문에도 전체 응답자 중 66%(18명)가 “경기에는 반영하지 않으나 구단 운영에는 어느 정도 반영한다”고 답했다. 또 다른 수도권구단 감독은 “경기 운영은 현장의 몫”이라며 “팬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면 경기의 일관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사실 프로야구의 저변 확대와 함께 커진 팬심의 영향력은 구단에 큰 부담이다. 자연히 논란도 없지 않다. 지난해 10개 구단 감독의 절반이 팬들의 요구에 따라 교체 내지 선임되는 등 팬심이 유례없이 강하게 작용했다. 송일수 두산 감독의 경우 시즌 마지막 전 경기인 10월16일 SK전에서 석연찮은 선수 기용으로 패한 뒤 “정직하지 못한 승부”라는 팬들의 비난을 거세게 받았다. 두산은 당초 송 감독에게 2015년 지휘봉을 계속 맡길 계획이었으나 이날 경기 논란으로 팬들이 등을 돌릴 움직임을 보이자 사령탑을 교체했다. 야구해설가 허구연씨는 “팬들이 어떤 식으로라도 관심을 갖는 것을 야구계는 고맙게 생각해야 한다”며 “팬이 주인이라는 마인드로 구단을 운영하지 않으면 팬심과의 불화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야구장의 팬들. 지난 22일 오후 서울 잠실 야구장에서 열린 LG-두산 시범경기에 LG팬들이 열렬히 응원을 하고 있다. 홍인기기자 hongik@hk.co.kr
야구장의 팬들. 지난 22일 오후 서울 잠실 야구장에서 열린 LG-두산 시범경기에 LG팬들이 열렬히 응원을 하고 있다. 홍인기기자 hongi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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