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김희선 "애 엄마 역할, 한물갔다 들을까 두려웠죠"

알림

김희선 "애 엄마 역할, 한물갔다 들을까 두려웠죠"

입력
2017.08.21 07:00
0 0
김희선은 “두려웠던 엄마 역할로 호평을 받으니 그 어떤 역할도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힌지엔터테인먼트 제공
김희선은 “두려웠던 엄마 역할로 호평을 받으니 그 어떤 역할도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힌지엔터테인먼트 제공

10대에 데뷔해 20년 동안 한결같은 외모로 살아온 배우 김희선(41)에게 세월은 친구처럼 보였다. ‘냉동인간’이란 별스러운 수식이 자연스러울 정도다. 19일 종방한 JTBC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는 극 중 이름(우아진) 만큼이나 우아하고 아름다운 김희선의 면모를 한껏 발산했다.

김희선도 같은 생각일까. 최근 한국일보와 만난 김희선은 “처음에는 ‘애엄마 역할이면 어때? 연기 잘하고 예쁘게 나오면 되지’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막상 배역이 들어오니 두려웠다”고 말했다.

결혼과 출산 이후 6년 만에 컴백한 SBS 드라마 ‘신의’(2012)에선 의사, KBS드라마 ‘참 좋은 시절’(2014)에선 순박한 시골처녀를 연기했다. 1년 뒤 MBC 드라마 ‘앵그리맘’에서 고등학생 딸을 둔 엄마로 등장했다. “상실감은 없었다”. ‘앵그리맘’은 엄마가 교복을 입고 학교로 가 사건을 해결하는 “코믹 설정이라 즐겁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품위있는 그녀’는 달랐다. 엄마와 며느리 이미지가 이전 드라마보다 더 강했다. 아이의 스케줄에 매달리고 남편을 내조하는 역할이었다. “영락없는 애엄마 분위기라서 고민했어요. 오래 하면 ‘한물갔네’ ‘역시 애엄마네’라는 말을 듣게 될까 두려웠죠. 초등학생을 둔 엄마니 ‘다른 사람보다 내가 더 잘할 수 있잖아’라며 마음을 다지긴 했지만, 솔직히 왜 고민이 없었겠어요?”

김희선이 재벌기업의 며느리로 출연해 상류층의 민낯을 드러낸 JTBC드라마 ‘품위있는 그녀’는 12%의 시청률로 막을 내려 JTBC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자랑했다. 힌지엔터테인먼트 제공
김희선이 재벌기업의 며느리로 출연해 상류층의 민낯을 드러낸 JTBC드라마 ‘품위있는 그녀’는 12%의 시청률로 막을 내려 JTBC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자랑했다. 힌지엔터테인먼트 제공

고민은 깊었지만 결정은 빨랐다. 불륜 등 막장 요소를 배제할 순 없지만 상류층의 탐욕을 그린 대본이 신랄했다. 김희선은 아홉 살 딸을 둔 ‘강남 엄마’이기에 읽는 내내 대본이 마음에 와 닿았다. “강남이라는 특수성에서 비롯된 분위기나 그 속에서 생활하는 아내, 며느리, 엄마로서의 입장”이 드라마 속 인물의 상황과 비슷했다. 김희선 역시 딸 연아의 유치원과 학교, 학원 등에서 알게 된 학부모들과 함께 ‘브런치 모임’을 여럿 하고 있다. 배우 김희선은 사라지고 “연아 엄마”로 불리는 현실이 드라마에 반영됐다.

우아진과 다른 게 있다면 “성격”이다. 항상 “흥이 많아 톤이 높은 목소리”를 자제하느라 힘들었다. 극 중에서 시아버지의 재산을 노리는 간병인 박복자(김선아)에게 “경고하는데 그만해요”라고 간단히 말할 뿐이었고, 바람난 남편에겐 “넌 이제 아웃이야”라며 차분하게 통보했다. ‘품위있는 그녀’는 최종회 시청률 12.1%(닐슨코리아 집계)를 기록하며 JTBC 드라마로선 최고치를 달성했다. 김희선의 ‘실생활 연기’의 공이 크다. 김희선은 ‘품위있는 그녀’를 “내 배우 인생에 전환점이 된 작품”으로 꼽았다. “애엄마, 아줌마를 확실하게 하고 나니 그 어떤 역할도 잘 해낼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다”는 이유에서다.

김희선은 케이블채널 올리브의 예능프로그램 ‘섬총사’로도 눈길을 끌고 있다. 2박 3일 섬으로 여행을 떠나는 내용의 이 프로그램은 그에게 기분 좋은 일탈이다. 딸 걱정에 집을 나설 때 주저하기도 하지만 방송인 강호동, 배우 정용화와 섬에 머무는 “합법적인 외박”이 즐겁다. 물도 구하기 힘든 섬 체험이 불편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답게 유쾌하게 답했다. “못 씻는 거요? 저는 오히려 ‘앗싸!’하고 좋아했어요. 아침에 민낯보다는 (전날) 씻지 않아 화장이 지워지지 않은 얼굴이 더 낫지 않나요?(웃음)”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