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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화재 참사] “응급실 불났다” 신고 받고 반대편 주출입구로 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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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화재 참사] “응급실 불났다” 신고 받고 반대편 주출입구로 출동

입력
2018.01.29 15:4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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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입구 쪽 공터 있는데도

“시간 줄이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

선착대 물 안 나왔다는 의혹에

“오해” 블랙박스 영상공개는 거부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이 29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밀양 세종병원 화재참사 중앙사고수습본부장 자격으로 지원 현황 발표에 앞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이 29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밀양 세종병원 화재참사 중앙사고수습본부장 자격으로 지원 현황 발표에 앞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26일 발생한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당시 밀양소방서가 119 신고 3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신속 대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초기 화재진압에 허점을 드러낸 흔적들이 발견되고 있다.

가장 먼저 제기되는 의문은 출동지점이다. 화재 당시 오전 7시 32분 신고된 내용을 보면 “예 세종병원입니다. 불이 났습니다”라고 한 남성의 다급한 목소리에 이어 119 측에서 “몇 층이에요?”라고 묻자 그 남성은 “세종병원 1층 응급실이요”라고 답한다.

신고를 접수한 가곡119안전센터 구조대가 3분만인 오전 7시 35분에 도착한 현장은 병원 응급실 반대편에 위치한 주출입구였다.

당시 선착대로 출동한 김동룡 가곡센터장은 28일 열린 브리핑에서 “당시 주출입구로 짙은 연기가 도로 밖까지 나올 정도였다. 응급실로 가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아 시간을 줄이기 위해 주출입구에서 방수했다”며 “주출입구에서도 응급실 화재진입이 충분히 가능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응급실 입구 쪽에 소방차 3대 정도가 들어 올 수 있는 공터가 있어 화재 현장으로 접근하기가 훨씬 쉬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주출입구에서 응급실까지는 10여m 떨어져있다.

부산소방본부의 한 관계자는 “상황마다 다르겠지만 화재 발생 지점에서 가장 가까운 곳으로 출동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선착대의 소방차에서 한동안 물이 나오지 않았다는 논란도 제대로 된 해명이 없어 의혹을 키우고 있다. 최만우 밀양소방서장은 “물이 분명히 분사됐다. 후발대로 출동한 소방차 블랙박스 영상을 통해 물이 분사된 것을 확인했다”면서도 영상 공개에 대해서는 “소방차량 영상장치 목적은 소방 활동 정보 파악”이라며 거부했다. 당시 상황을 알 수 있는 무전 내용 공개 여부에 대해 가곡센터장은 “도착 당시에는 상황이 위급해 지휘부와 진입경로, 소방용수 등의 관한 내용을 교신하지 못했다”고만 답해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최 서장은 “먼저 출동했던 가곡센터의 선착대가 후착대로부터 급수를 받는 과정에서 방수가 잠시 중단됐고 이를 본 목격자들의 오해”라며 “국민 앞에서 하고 있는 이 이야기가 허위라면 수사에 의해 처벌을 받는다. 영상공개는 곤란하지만, 수사기관이 요구하면 제출하겠다”고 해명했다.

초기 화재진압 당시 급수 문제로 2분 46초 동안 물이 멈춘 것 또한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선착대 소방차에 담긴 소방용수는 2,000ℓ로, 이는 약 8㎏의 수압으로 진압 시도했을 시 5분에서 길게는 6분 만에 물이 바닥난다. 이 때문에 뒤이어 도착한 펌프차가 물을 공급해줘야 하지만 인명구조 우선의 원칙으로 당시 환자를 먼저 구출해야 했고, 80m 떨어진 소화전에서 물을 끌어와야 해 시간적 공백이 생긴 것이다.

대구소방본부 관계자는 “대구의 경우 펌프차와 공급차가 함께 출동하는 시스템으로 펌프차~공급차~소화전을 함께 연결해 끊임없이 물이 공급 될 수 있다”며 “밀양의 경우 인력과 장비가 부족해 이런 공백이 생긴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밀양은 센터와 센터간의 거리 차이도 커 인근 지역에서 지원을 오는 데에 많은 시간이 걸렸을 것”이라며 “안전이란 국민을 위한 중요한 서비스의 하나이기 때문에 인력을 충원하고 설비자재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밀양=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윤희정 기자 yooni@hankookilbo.com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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