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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겨냥 ‘쌍끌이 수사’ 나선 검찰… 정치 외풍 피하기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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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겨냥 ‘쌍끌이 수사’ 나선 검찰… 정치 외풍 피하기 숙제

입력
2016.08.3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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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비리 잇단 의혹에 송 전 주필 공개 수사 불가피

-우병우ㆍ이석수 수사에선 압수한 취재기자 휴대폰 분석

보도 쏟아낸 과정 살펴볼 수도

청와대가 조선일보를 상대로 사실상 전면전을 선포한 가운데, 2건의 사건에 연루된 조선일보를 수사하게 된 검찰의 행보가 초미의 관심사다. 검찰로선 ‘청와대가 벌이는 전쟁의 최전방에 동원된 전투 부대’라는 의심을 받기에 딱 좋은 모양새다. 언론사를 조사하며 정치적 중립 논란도 피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조선일보가 직접 타깃이 된 사건은 대우조선해양 비리 수사다. 대검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은 남상태(66ㆍ구속기소) 전 대우조선 사장의 연임 로비에 송희영(62) 전 조선일보 주필이 개입됐다는 의혹에 대해 그 동안 은밀히 내사를 벌여 왔다. 송 전 주필과 남 전 사장의 연결고리로 지목된 박수환(58) 뉴스커뮤니케이션스 대표도 최근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조만간 수사가 확대될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남 전 사장이 3연임을 시도하던 2011년 9월, 송 전 주필과 박 대표가 대우조선에서 2억원대 향응성 호화 외유를 제공받았다”고 주장하면서 갑자기 속도가 붙었다. 급기야 29일에는 “작년에도 송 전 주필이 대우조선 고위층(고재호 전 사장)의 연임을 청탁했다”는 청와대 관계자의 언급이 보도됐다. 송 전 주필에 대한 검찰의 공개 수사가 불가피할 뿐만 아니라 조선일보 사설을 책임졌던 그의 사내 위치를 감안하면, 관련 수사를 ‘송희영 개인’의 문제로만 보기 어려워졌다.

조선일보는 우병우(49) 청와대 민정수석과 이석수(53) 특별감찰관에 대한 수사와도 연관돼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팀은 전날 이 특별감찰관의 휴대폰은 물론, 그가 우 수석 감찰과 관련해 통화한 조선일보 이모 기자의 휴대폰까지 압수했다. 이 기자는 지난 7월 조선일보의 우 수석 강남 땅 거래 의혹을 최초 보도한 기자이고 통상 기자의 휴대폰에는 취재원 및 취재정보가 고스란히 담겨 있어, 조선일보가 우 수석을 압박하는 관련 보도를 계속 쏟아내게 된 과정을 검찰이 들여다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조선일보는 내부적으로 카톡으로만 공유한 이 특별감찰관과 기자의 통화 요약이 MBC로 유출돼 보도된 것은 통신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어 검찰이 MBC 보도 과정까지 살펴볼 것인지가 또 다른 관심사다.

의문스런 대목은 ‘채동욱 찍어내기’ 사태 땐 찰떡궁합을 보였던 청와대와 조선일보의 사이가 도대체 어떤 이유로 틀어졌냐는 점이다. 법조계의 한 인사는 “검찰 수사과정에서 언론이 ‘권력 감시’라는 본래의 기능을 넘어서려 한 정황이 나오면 그 여파는 상당히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선일보에 대한 검찰의 ‘쌍끌이 수사’가 과연 어디까지 파헤치게 될지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검찰 관계자는 “정치권에서 벌어지는 일은 수사팀과는 무관하다”며 “수사는 수사 논리대로 계속 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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