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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로 방향 튼 與…김무성ㆍ최경환 만나 “위기 수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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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로 방향 튼 與…김무성ㆍ최경환 만나 “위기 수습”

입력
2016.11.2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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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주선으로 지난주 회동

“계파 떠나 당 살려야” 공감

조기 전대 선언 열흘만에 이정현 “원점에서 논의”

친박 비대위원장 유승민 제시

유승민 “전혀 생각해본 적 없다” 일축

남경필, 친박 좌장 서청원 맹비난

2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재선의원 모임에서 유승민(오른쪽) 의원과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참석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inliner@hankookilbo.com
2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재선의원 모임에서 유승민(오른쪽) 의원과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참석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새누리당 지도부가 22일 조기 전당대회를 통한 새 지도부 구성이 아닌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방향을 선회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라는 비주류의 공세에 맞대응 차원에서 제안한 ‘내년 1월 21일 전대 개최 및 12월 21일 이정현 대표 사퇴’ 카드를 뒤집은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을 엄호하며 버티는 친박 지도부에 대한 당 안팎의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자 타협안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는 비대위 체제를 받아들이면서도 차기 비대위원장으로 강성 비박계의 분당 움직임에 대해 거리감을 두고 있는 유승민 의원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절충점을 찾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비대위로 당 지도체제를 전환하자는 중진 의원들의 제안에 대해 “‘제로 그라운드’(원점)에서 최고위원들과 다시 논의하자고 제안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선 수습ㆍ후 퇴진’을 내세워 지난 13일 최고위원회 명의로 조기 전대를 선언한 지 열흘 만에 입장이 바뀐 셈이다.

이 같은 변화는 김재경 나경원 주호영(이상 비박) 원유철 정우택 홍문종(이상 친박) 등 ‘비상중진모임’ 소속 의원 6명이 전날 밤 만나 조기 전대보다는 비대위로의 재편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당내 양대 계파 수장 격인 김무성 전 대표와 최경환 의원은 지난주 정진석 원내대표 주선으로 회동해 계파를 떠나 위기에 빠진 당을 수습하자는 데 합의했고, 비상중진모임도 이런 합의에 따라 구체적인 수습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날 오전에는 당내 초선들과 재선들도 각각 모임을 갖고 조기 전대보다는 비대위로의 재편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 대표는 “중진들과 당의 주축이자 주체세력이 되어야 할 초ㆍ재선 의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최고위 의안으로 채택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현재 당내 초ㆍ재선 의원들은 소속 128명 중 83명으로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친박 지도부가 비대위 카드를 받아들인 데에는 유승민 비대위원장 카드라면 분당 사태까지 가지 않으면서도 친박계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비록 유 의원이 박 대통령으로부터 ‘배신의 정치’로 찍혀 지난해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기는 했지만, ‘원조 친박’ 출신이어서 친박과 소통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보는 것이다. 박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김무성 전 대표 진영에는 절대로 당권을 넘겨줄 수 없다는 기류가 강한 것과 대조된다. 실제로 이날 새누리당을 탈당한 남 지사는 기자간담회에서 친박계 좌장 격인 서청원 의원을 두고 “밤의 세계에서 조직폭력배들이나 하는 모습으로 (자신에게) 모욕도 회유도 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이에 반해 친박계 이장우 최고위원은 21일 “무겁게 행동하는 것 같다”고 말하는 등 유 의원을 띄워주고 있다. 친박계가 같은 비박계 대선 주자라도 유 의원에 대해선 호의적으로 대하는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당내에선 서 의원이 유승민 비대위원장 카드를 밀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유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원장에 전혀 욕심이 없고 생각해 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비대위원장은 공정하고 민주적인 방법으로 선출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친박계가 2선 후퇴 등 반성 없이 정치적 활로 모색에만 힘을 쓰는 듯한 분위기를 조성하자 일단 거리 두기를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상현 기자 ls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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