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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 금융제도 몰라서… 신용 높은데도 고금리 대출 받는 탈북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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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 금융제도 몰라서… 신용 높은데도 고금리 대출 받는 탈북민들

입력
2018.04.19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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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의 제2금융권 고금리 대출 비율이 신용 및 소득 수준이 비슷한 일반인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19일 한국은행이 밝혔다. 사진은 서울 시내 시중은행의 대출 창구. 한국일보 자료사진
탈북민의 제2금융권 고금리 대출 비율이 신용 및 소득 수준이 비슷한 일반인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19일 한국은행이 밝혔다. 사진은 서울 시내 시중은행의 대출 창구. 한국일보 자료사진

북한이탈주민(탈북민)의 제2금융권 고금리 대출 비율이 신용등급 및 소득이 비슷한 일반인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값이나 대출상환액을 장기 연체하는 비율 또한 탈북민이 일반인의 2배였다.

19일 한국은행과 나이스(NICE)평가정보가 2010년 4분기~2017년 1분기 개인 신용정보를 분석해 발표한 ‘북한이탈주민의 신용행태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탈북민은 신용·소득 여건이 비슷한 일반인에 비해 고금리 대출, 다중채무자 및 취약차주 비중이 모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금융권 고금리 대출이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2017년 1분기 기준)을 보면 고신용(신용 1~3등급) 탈북민은 15.1%로 일반 고신용자(3.8%)의 3배를 넘었다. 은행에서 낮은 금리를 돈을 빌릴 자격이 되는데도 카드사, 저축은행, 여신전문회사(캐피탈), 대부업체 등 비싼 이자를 물어야 하는 제2금융권을 그만큼 많이 찾은 것이다. 2012년 2분기에는 이 비율(탈북민 28.4%, 일반인 2.5%)이 11배 넘게 차이나기도 했다. 저신용(7~10등급) 탈북민 역시 2금융권 대출 비중이 51.9%로 일반인(35.3%)보다 훨씬 높았다.

다중채무자(대출 3건 이상 보유) 비율 역시 탈북민이 26.2%로 일반인(19.2%)보다 7%포인트 높았다. 저소득(연 2,500만원) 또는 저신용(7~10등급) 상태인 다중채무자를 뜻하는 취약차주 비중 역시 탈북민 14.8%, 일반인 9.7%로 차이가 났다.

정승호 한은 경제연구원 북한경제연구실 부연구위원은 “금융기관 입장에선 돈을 빌리려는 사람의 출신을 알 수 없고 특히 은행은 정해진 요건에 따른 자동대출 심사를 주로 시행하기 때문에 탈북민이 차별을 받는다고 볼 근거가 없다”며 “신용ㆍ소득 수준이 비슷한데도 탈북민의 부채 질이 나쁜 것은 금융지식 부족에서 비롯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최근 연구에선 탈북민들이 국내 금융제도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상황임에도 2금융권에서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는 사례가 많다는 지적이 나왔다.

빚을 오랫동안 갚지 못하는 경우도 탈북민이 2배 이상 많았다. 2017년 1분기 현재 대출보유자 1인당 평균 채무불이행 건수를 산출한 결과 탈북민은 0.39, 일반인은 0.18이었다. 채무불이행은 대출원리금 및 신용카드 대금을 90일 이상, 세금 및 과태료를 1년 이상 연체한 경우를 뜻한다. 저신용자로 전락한 비율 또한 탈북민(15%)이 2배 이상 높았다.

정 부연구위원은 “심각한 채무상황에서 탈북민의 상환능력이 취약할 수 있음을 뜻하는 대목”이라고 해석했다. 실제 2012년 2월 정부가 2금융권 가계대출을 억제하는 대책을 시행한 이후 탈북민 차주 1인당 채무불이행 평균 건수는 2011년 4분기 0.37에서 2012년 3분기 0.67, 이듬해 1분기 0.83으로 급속히 치솟은 바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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