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중국 ‘제조 2025’ 지원 중단 요구 거부… 미국과 무역대화 실패

알림

중국 ‘제조 2025’ 지원 중단 요구 거부… 미국과 무역대화 실패

입력
2018.05.06 17:36
6면
0 0

차세대 IT 등 10대 산업 육성 전략

핵심부품ㆍ소재 국산화율 70% 목표

경제, 질적 성장으로 전환 청사진

대미 무역흑자 개선 요구도 불응

'중국 제조 2025'(왼쪽)와 '인터넷 플러스(+)' 정책 관련 이미지. 바이두
'중국 제조 2025'(왼쪽)와 '인터넷 플러스(+)' 정책 관련 이미지. 바이두

미국과 중국의 경제ㆍ통상분야 최고위급이 무역갈등 해소를 위해 지난 3,4일 머리를 맞댔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중국은 지난해 3,750억달러(약 403조8,750억원)에 달한 대미 무역흑자를 2020년까지 2,000억달러(약 215조4,000억원)로 축소하라는 미국의 요구를 거부한 것은 물론 첨단분야 육성 정책인 ‘중국 제조 2025’에 대한 지원 중단에 대해 ‘절대 수용불가’를 못박았다.

2015년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청사진이 제시된 ‘중국 제조 2025’는 첨단제조업 기반 육성과 기술 혁신, 녹색 성장 등을 통해 중국 경제를 질적 성장으로 전환하겠다는 중장기 산업전략이다. 차세대 정보기술(IT)과 산업로봇, 항공ㆍ우주, 미래자동차, 바이오ㆍ의약, 신소재, 해양공학 등 10대 핵심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핵심기술과 부품ㆍ소재 국산화율을 70%까지 끌어올리는 게 골자다. 저기술ㆍ노동집약 제품 위주의 ‘제조업 대국’에서 고기술ㆍ고부가가치 중심의 ‘제조업 강국’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첨단IT와 제조업의 융합을 강조하는 ‘인터넷 플러스(+)’ 정책과 결합하면서 실질적인 국가 발전전략의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중국 정부는 이를 위해 대규모 국유기업과 국책연구소를 총동원해 자본과 기술을 집중 투자하고 있다. 미국 과학계조차 올해부터는 구매력 기준 연구개발(R&D) 투자에서 중국이 미국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할 정도다. 중국 정부는 또 해당 분야 기업들에게 각종 보조금과 세금 혜택 등 지원을 쏟는 동시에 관련분야 국유기업을 앞세운 인수합병(M&A)으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외국기업이 중국에 진출할 때 합작 비율과 의사결정 과정, 기술 이전 등에 대한 각종 규제도 마련했다. 그 결과 통신ㆍ전력장비, 산업용 로봇, 항공기, 5세대(5G)통신, 전기차, 하이테크 선박 등의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미국이 문제삼는 건 중국 정부의 대규모 보조금 지원과 외국기업에 대한 기술 이전 요구 부분이다. 체제 특성상 대규모 자본과 핵심기술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 정부와 국유기업이 특정 기업들을 지원하는 일은 공정한 경쟁을 불가능하게 하고, 외국기업에 대해 기술 이전을 강요함으로써 지식재산권을 무차별적으로 침해하고 있다는 게 비판의 요지다. 물론 기저에는 중국 기업들이 막대한 자본력과 첨단기술로 무장할 경우 현재의 경쟁력 우위를 상실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깔려 있다.

서방 언론들은 이번 미중 무역대화 실패로 무역전쟁 위기가 고조될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통신은 5일(현지시간) “미국은 계속 항복을 원하고 중국은 계속 협상을 원하는 한 본격적인 무역전쟁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도 에스와 파사드 미국 코넬대 교수, 웬디 커틀러 전 미국무역대표부(USTR) 부대표 등 전문가들을 인용해 “무역전쟁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반면 중국 언론들은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면서도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에 합의한 것 자체가 중요한 성과”(관영 신화통신)라고 강조했다. 무역전쟁 현실화에 따른 충격파를 우려해 시간을 벌면서 명분을 쌓고 우군도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