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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리스크에도 외국인은 안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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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리스크에도 외국인은 안 팔았다

입력
2017.09.04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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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6차 핵실험 영향으로 코스피가 28.04포인트 하락한 2,329.65로 장을 마감한 4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분주한 모습이다. 연합뉴스
북한 6차 핵실험 영향으로 코스피가 28.04포인트 하락한 2,329.65로 장을 마감한 4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분주한 모습이다. 연합뉴스

개인이 3438억원 순매도할 때

외인 66억ㆍ기관 3167억원 매수

코스피, 28P 하락에 그쳐

원ㆍ달러 환율은 두자릿수 상승

안전자산에 투자 심리 쏠리며

국제 금시세 10개월 만에 최고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국내외 금융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원ㆍ달러 환율은 10원 이상 급등했고 금과 엔화 등 안전자산도 강세를 보였다. 증시도 하락했지만 외국인이 이를 저가 매수의 기회로 활용하는 모습은 눈길을 끌었다.

핵실험 후 첫 거래일인 4일 코스피는 장이 시작되자 마자 40.80포인트(1.73%)나 떨어지며 2,316.89까지 추락했다. 지수가 2,310선까지 빠진 건 지난달 11일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주가가 급락하자 외국인들은 주식을 사 들였다. 이에 낙폭이 줄어들며 코스피는 결국 전날보다 28.04포인트(1.19%) 내린 2,329.65로 마감됐다.

이날 외국인은 장중 한때 1,100억원 이상 매수 우위를 보이기도 했다. 다만 장 후반에는 주식을 다소 팔아 전체적으로는 66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지정학적 리스크에 익숙한 외국인들은 장 초반 주가가 빠질 때 이를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았고, 상황을 다소 심각하게 보고 리스크 관리에 나선 일부 외국인은 국내 주식 비중을 줄여 외국인들 중에서도 상반된 매매가 나왔다”고 분석했다. 이날 주식을 내다 판 건 개인이었다. 개인은 3,438억원 어치를 순매도한 반면 기관은 3,167억원을 순매수했다.

2016년 5차를 제외하면 북한 핵 실험 당시 외국인은 항상 국내 주식을 순매수했다. 평균 순매수액도 1,556억원에 이른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리스크가 발생했다고 반드시 주식을 팔아야 하는 건 아니다”며 “외국인도 한국 주식시장에 오래 머물면서 북한의 도발 패턴에 익숙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스피는 핵실험 때마다 매번 하락했다. 이날까지 포함하면 평균 하락폭은 0.93%다. 2006년 북한이 1차 핵실험을 한 날엔 2.41% 급락했지만 이후 핵실험부터는 1% 안팎의 하락폭을 보였고, 평균 일주일 뒤엔 안정을 되찾았다.

일본 등 주요 외국 증시도 고꾸라졌다. 일본 닛케이 지수는 0.93% 내린 1만9,508.25에 거래를 마쳤다. 한 때 심리적 저항선인 1만9,500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선물은 이날 전자거래에서 0.36% 하락 개장했고 홍콩 항셍지수도 하락 마감했다.

원ㆍ달러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 거래일(1,122.8원)보다 10.2원 오른 1,133.0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두 자릿수로 오른 것은 ‘괌 포위사격’ 발언이 나온 지난달 9일(10.1원) 이후 한 달만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당국이 나선 가운데 외국인 주식 매매가 더해지면서 환율이 예상을 뛰어넘는 상승을 보이진 않았다”며 “향후 대북 리스크를 조금 더 반영하면서 변동성을 높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가 부도위험지표인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상승했다. 이날 CDS프리미엄은 전 거래일보다 0.04%포인트 뛰어오른 64.57bp(1bp=0.01%포인트)로 집계됐다. CDS프리미엄이 높아지는 것은 해당 국가나 기업의 부도 위험이 커졌음을 의미한다.

북한 리스크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자금은 안전자산으로 쏠렸다. 외환시장에서 안전자산인 엔화와 스위스프랑의 가치는 급등했다. 달러대비 엔화 환율은 전장(110.17엔)보다 0.41% 하락한 달러당 109.78엔을 기록했다. 엔화 환율하락은 엔화 가치가 그만큼 상승했다는 의미다. 달러 대비 스위스프랑 환율도 0.41% 떨어진 달러당 0.9599 스위스프랑을 기록했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값도 이날 국제 시장에서 0.85% 치솟은 온스당 1,336.43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지난해 11월9일 이래 10개월만에 최고 가격이다. 국내 금값도 3.75g당 22만원에 거래되면서 지난해 8월 이후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권재희 기자 ludens@hankookilbo.com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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