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관찰예능의 효시 김태호 PD 하차… 새 출발 과제 놓인 ‘무한도전’

알림

관찰예능의 효시 김태호 PD 하차… 새 출발 과제 놓인 ‘무한도전’

입력
2018.02.27 16:48
18면
0 0
MBC 간판 예능프로프램 '무한도전'은 김태호 PD가 하차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MBC 제공
MBC 간판 예능프로프램 '무한도전'은 김태호 PD가 하차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MBC 제공

2006년부터 12년 동안 MBC 간판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을 이끌어온 김태호 PD가 연출에서 손을 뗀다. 김 PD는 12년간 꾸준히 달려오며 소재 고갈과 피로감을 여러 차례 호소해 왔다. 지난해 12월 임명된 최승호 MBC 사장이 “실패할 수 있는 기회”를 허락하면서 김 PD는 새로운 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무도’도 새 PD를 맞으며 새 출발선에 선다.

‘무한도전’은 1회당 광고 40개가 붙는 효자프로그램이다. 주말 프라임타임 15초짜리 광고 단가(1,305만원)를 감안했을 때 매주 5억2,200만원 꼴을 벌었다. 출연자들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지만 김 PD의 기획력이 ‘무한도전’ 신화를 일궜다. 출연자도 아닌 PD의 하차에 광고주와 대중의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김 PD는 ‘무도’로 예능프로그램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을 받는다. 2000년대 초반 대다수 예능프로그램이 제작진의 지시에 따라 출연자가 수동적으로 움직였던 것과 달리, 김 PD는 출연자에게 자율성을 부여했다. 한 가지 주제를 쥐어주고 그 안에서 출연자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장기를 발휘하는 모습을 그대로 카메라에 담았다.

자율성과 실험성을 결합한 시도는 스튜디오를 넘어서 리얼리티 버라이어티 장르로의 확장을 가져오기도 했다. 제작진이 출연자와 협업하는 과정도 노출해 생동감을 살렸고 제작진의 역할을 시청자에 이해시켰다. 출연자가 스스로 새로운 기획을 제안하도록 하고 이를 실행하면서 ‘무한도전’을 출연자와 함께 만드는 방송으로 키웠다.

김 PD는 출연자 각각에 캐릭터를 설정하고 매주 그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그리기도 했다. 드라마와 다큐멘터리 등이 결합된 프로그램을 만들며 장수 프로그램이 됐다.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는 “김 PD는 리얼리티 장르를 개척해 오늘날 예능의 개념을 재정립했다”며 “최근 유행하는 ‘관찰형 예능’의 효시도 리얼리티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무한도전’은 단지 웃고 떠들고 소진되고 마는 예능프로그램의 한계를 넘어서기도 했다. 달력 만들기 등 여러 수익사업을 통해 마련한 63억원을 기부해 사회적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최근엔 수익금을 모아 초·중·고등학생 160여명에게 장학금 2억5,000만원을 지급했다.

새로운 출발에 대한 기대도 있지만, ‘무한도전’ 앞에 놓인 과제가 만만치 않다. 12년 동안 김 PD가 프로그램을 지휘하면서 오락성과 신선도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무한도전’에 도전이 없어졌다”며 “사소하고 하찮은 주제에 대해 의외의 시각과 재미를 보여주는 것이 기본 정신이었는데, 지금은 어느 부분에서도 그 가치를 찾기가 힘들다”고 평가했다.

출연자의 이미지가 오랫동안 소비돼 참신함을 찾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는 “‘무한도전’ 출연자들이 사회적으로 성공했고, 세월도 흘러 방영 초반과 같은 절실함을 보기 어렵다”며 “새 PD가 새로운 성장 이야기를 만들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