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이끄는 연구팀이 해수면 상승의 직접적 요인으로 지목받고 있는 남극의 빙붕(ice shelf) 붕괴 지역을 세계 최초로 탐사한다.
극지연구소는 쇄빙연구선 아라온호가 27일 뉴질랜드 남섬의 항구도시 리틀턴을 출발, 남극에서 4번째로 큰 ‘라센 C(Larsen C) 빙붕’ 붕괴지역으로 향했다고 밝혔다. 아라온호는 지난해 7월 라센 C 빙붕에서 떨어져 나온 경기도 절반 크기의 얼음 덩어리 빙산 A-68과 이 붕괴로 노출된 바다를 집중 탐사할 계획이다.
빙붕은 남극대륙 위의 빙하가 바다로 유입되는 것을 막고 있는 두께 200∼900m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다. 빙붕이 무너지거나 녹는 것은 해수면 상승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극지연구소는 설명했다.
극지연구소에 따르면 빙붕으로 덮여 있던 바다의 독특한 환경과 생물에 대한 연구는 현재까지 진행된 바 없다. 지난달 영국과 독일 연구팀이 과거 빙하기 해양환경과 생태계 연구의 단서를 확보하기 위해 라센 C 빙붕 붕괴지역 탐사를 시도했지만 두꺼운 해빙으로 인해 접근하는 데에 실패했다.
극지연구소는 미국, 칠레 연구원들로 구성된 국제공동연구팀을 구성, 빙붕에 가려져 있던 바닷속 해저지형을 탐사하고 퇴적물과 해수, 생물 시료 등도 채취할 계획이다. 또 남극의 얼음이 기후변화와 관련한 기체 형성에 미치는 영향과 세종과학기지 주변에서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빙하가 해양 생태계에 가져오는 변화 등도 관찰할 예정이다.
연구팀을 이끄는 이민경 극지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지의 영역에서 다른 나라들보다 먼저 접근하는 만큼 우리나라가 남극 기후변화 연구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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