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요구 목소리 갈수록 확산
"권력 주도력 잃을라" 친박만 반대
정치권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개헌 논의가 확산되고 있지만 유독 새누리당 친박계는 반대하고 있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공개적인 개헌 반대입장 표명으로 개헌론을 둘러싸고 친박 정부군 대 비박 야당 연합군의 대결구도마저 형성됐다.
야권은 지난 6일 박 대통령이 개헌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자 한 목소리로 성토했다. 문희상 새정치연합 비대위원장은 “개헌에도 골든타임은 있다. 청와대가 의회 민주주의의 블랙홀이 돼서는 안된다”고 주장했고 박지원 의원은 “대선 후보 공약을 당선된 뒤 내팽개친다”고도 했다.
여당 내 비박ㆍ비주류에서도 성토가 이어졌다. 대표적 개헌론자인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은 최근 한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정부가 개헌 논의를 하는 게 아니라 국회가 개헌 논의를 하는 것으로서 행정부가 하라 마라 간섭할 수는 없는 사안”이라며 곧장 반박했다. 이 의원은 “(여당 내에서도)눈치만 보고 있다”며 개헌에 반대하는 친박계 의원들을 지적하기까지 했다. 중앙정치에서 한 발 물러나 있던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홍준표 경남도지사 등 여당 내 차기 대권주자 후보들도 잇따라 개헌 필요성을 역설하고 나섰다.
박 대통령과 함께 개헌 반대에 나선 정치 그룹은 새누리당 친박계가 유일하다. 최근 유기준 의원과 이정현 최고위원, 윤상현 의원 등 대표적인 친박계 의원들이 개헌논의에 반대 의견을 피력했고, 친박계 맏형인 서청원 최고위원 역시 개헌논의에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개헌논의는 현재 권력의 국정주도권을 흔드는 대표적 이슈라는 점에서 집권세력 입장에서는 분명 달가운 의제는 아니다. 하지만 여권 내에서도 입장이 갈리는 것을 두고는 해석이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김무성 대표 체재 이후 잠잠했던 친박계가 개헌 이슈를 세 결집의 동력으로 삼을 것이라 시각도 있다. 이런 가운데 “세월호 정국 끝나면 논의할 것” “개헌 논의는 이번 국회 끝나고 해도 늦지 않다”는 등으로 입장변화를 보인 김무성 대표의 입에 이목이 집중되는 형국이다.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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