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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에 허덕…한국GM, 결국 짐 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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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에 허덕…한국GM, 결국 짐 싸나

입력
2017.08.0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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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본사, 해외시장 단계적 철수

1월 출시한 크루즈는 군산공장 가동률을 늘리며 한국지엠 실적을 높일 모델로 관심받았으나, 기대 이하의 판매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지엠 제공
1월 출시한 크루즈는 군산공장 가동률을 늘리며 한국지엠 실적을 높일 모델로 관심받았으나, 기대 이하의 판매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지엠 제공

극심한 실적 부진에 빠진 한국지엠(GM)의 국내 시장 철수 가능성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3년 연속 적자를 본데 이어 올해도 판매부진이 이어지고 있고, 본사인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비주력 해외시장에서 단계적 철수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GM은 2002년 옛 대우차를 인수하면서 15년간 경영권을 유지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는데 오는 10월이면 GM이 보유한 한국GM지분 처분 제한도 해제된다. 한국GM의 2대 주주인 산업은행도 한국 철수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공식 표명했다.

4일 한국GM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누적 내수판매량은 8만3,509대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7.4%감소했다. 이 기간 현대차(1.4%) 르노삼성(12.1%) 쌍용차(6.7%) 등의 국내 판매가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심각한 실적 부진이다. 한국GM은 지난해에도 실적 부진으로 6,341억원의 순손실을 보며 3년 누적 적자 규모가 1조9,743억원에 달했다.

내수 감소도 문제지만 수출의존도가 큰 판매구조를 감안하면 수출물량 급감(-6.1%)은 치명적이다. 그간 한국GM은 미국GM의 소형차 생산기지 역할을 담당해왔는데, 올해 초 GM이 유럽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하면서 물량 감소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GM은 유럽 대신 북미와 중남미시장으로 판로를 바꿔 대응할 계획이었으나 이 마저도 어렵게 됐다. GM이 철수를 결정했던 인도 탈레가온 공장을 중남미 등의 수출기지로 계속 활용키로 했기 때문이다. 철수가 현실화되면 당장 한국GM 군산공장이 폐쇄 위기에 놓인다. 현재 가동률이 50% 이하인 군산공장은 인건비 등 생산단가를 감안할 때 인도 공장에 경쟁력에서 밀린다. GM에서 물량을 받기 어렵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미국GM도 현재 판매부진 때문에 미국 현지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하기도 했고, 크루즈, 말리부 등 판매가 부진한 차량의 재고 감소를 위해 생산라인까지 축소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GM이 수익시장인 미국, 중국에 집중하고 그 외 사업장은 정리중인 상태”라고 분석했다.

하반기에도 별다른 신차 출시 계획이 없는 한국GM은 리더십도 공백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제임스 김 사장이 지난달 돌연 사임한 후 후임 인사가 없는 것만 봐도, 한국GM의 위상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GM은 10월이면 GM이 보유한 지분(76.96%) 처분 제한이 해제돼 철수가 진행 되더라도 손쓸 방법이 없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2대 주주이지만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항 거부권도 10월 이후에는 사라져 GM이 지분매각 또는 공장폐쇄에 들어가더라도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한국GM이 경영 컨설팅 거부, 감사 방해 등을 했다고 금융당국에 보고한 상태다.

한국GM 관계자는 “스테판 자코비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이 ‘한국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시장’이라고 밝혔듯이 철수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부진 만회를 위해 하반기에 크루즈 디젤을 출시하고 신흥국가 수출 확대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관규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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