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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도 박수칠 환상적인 ‘무회전 킥’…한일전 4-1 압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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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도 박수칠 환상적인 ‘무회전 킥’…한일전 4-1 압승

입력
2017.12.16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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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드필더 정우영이 16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일본과 최종전에서 환상적인 무회전 프리킥 슈팅을 날리고 있다. 0-1로 뒤지던 한국은 김신욱의 동점골과 정우영의 역전 결승골에 이어 두 골을 더 보태 4-1 완승을 거두고 우승을 차지했다. 도쿄=연합뉴스
한국 미드필더 정우영이 16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일본과 최종전에서 환상적인 무회전 프리킥 슈팅을 날리고 있다. 0-1로 뒤지던 한국은 김신욱의 동점골과 정우영의 역전 결승골에 이어 두 골을 더 보태 4-1 완승을 거두고 우승을 차지했다. 도쿄=연합뉴스

신태용(48)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한일전에서 4-1 완승을 거뒀다.

한국은 16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 2017 동아시아연맹(EAFF) E-1 챔피언십(이하 동아시안컵) 마지막 경기에서 4-1 역전승을 거뒀다.

2승1무를 기록한 한국은 2015년 우승에 이어 사상 최초로 대회 2연패를 달성하며 우승 상금 2억8,000만 원을 거머쥐었다. 한국의 이 대회 우승은 2003년 원년 대회와 2008년, 2015년에 이어 통산 네 번째다. 반면 2연승 중이던 일본은 안방에서 한국에 역전 우승을 헌납하며 2013년 대회 우승 이후 4년 만의 정상 탈환에 실패했다. 이재성(25ㆍ전북)이 최우수선수(MVP)에 올랐고 앞서 중국전에서도 1골을 기록했던 김신욱(29ㆍ전북)은 3골로 대회 득점왕을 차지했다.

역대 78번째 한일전을 맞아 한국은 전반 3분 만에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전반 13분 김신욱의 헤딩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다. 이어 전반 23분 정우영(28ㆍ충칭 리판)의 기막힌 무회전 프리킥 골이 터졌다. 페널티 박스 오른쪽 지점에서 정우영이 오른발로 날린 슈팅은 일본 골문 왼쪽 구석에 꽂혔다. ‘무회전 킥’의 일인자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2ㆍ레알 마드리드)를 보는 것 같은 환상적인 킥이었다.

김신욱(9번)이 정우영과 환호하는 모습. 도쿄=연합뉴스
김신욱(9번)이 정우영과 환호하는 모습. 도쿄=연합뉴스

기세가 오른 한국은 전반 35분 이재성이 돌파해 내준 볼을 김신욱이 가볍게 마무리해 3-1로 달아났다. 후반 24분에는 교체 투입된 염기훈(34)이 일본 수비진의 핸드볼 반칙으로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따낸 프리킥을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또 그물을 흔들었다. 염기훈은 골을 넣은 뒤 천천히 달리며 침묵에 빠진 일본 응원단을 바라봤다. 김신욱 등 동료들도 가세했다. 박지성(36ㆍ은퇴)이 2010년 5월 사이타마에서 벌어진 일본과 평가전에서 득점한 뒤 펼쳤던 이른바 ‘산책 세리머니’를 재현한 것이다. 일본이 이후 몇 차례 반격을 가했지만 한국은 골키퍼 조현우(26ㆍ대구)의 선방까지 나오며 4-1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득점 뒤 7년 전 박지성의 ‘산책 세리머니’를 재현하는 염기훈(19번)과 한국 선수들. 도쿄=연합뉴스
득점 뒤 7년 전 박지성의 ‘산책 세리머니’를 재현하는 염기훈(19번)과 한국 선수들. 도쿄=연합뉴스

일본은 이번 대회에 A매치 경험이 적은 젊은 선수들 위주로 대표팀을 꾸렸다. 반면 한국은 유럽파 주축 선수들이 빠진 건 마찬가지지만 K리그의 정예 멤버들을 호출했다. 경기 전부터 한국이 다소 우세할 걸로 예상은 됐지만 4-1 낙승은 뜻밖이다.

한국이 일본에 승리한 건 2010년 5월 사이타마(2-0 승) 대결 이후 7년 7개월(2,764일) 만이다. 한국은 최근 일본과 격돌에서 5경기 연속 무승(3무2패) 중이었다. 한국이 일본에 3골 차로 이긴 건 1972년 메르데카컵 준결승(3-0 승) 이후 45년 만이다. 또한 일본에 4골을 넣은 건 1979년 6월 동대문운동장에서 벌어진 한일정기전(4-1) 이후 38년 만이다. 일본 원정에서 4골 이상 넣은 건 1954년 3월 스위스 월드컵 최종예선(5-1 승) 이후 63년 만이다.

내년 러시아 월드컵 개막을 반면 앞둔 신태용호는 올해 마지막 A매치에서 ‘영원한 라이벌’ 일본에 대승을 거두며 크게 자신감을 얻었다. 신 감독은 지휘봉을 잡은 뒤 첫 한일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올림픽대표팀 감독 시절이전 2016년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에서 2-0으로 앞서다가 2-3으로 역전패했던 아픔도 깨끗하게 털어냈다.

염기훈의 네 번째 골에 주먹을 불끈 쥐는 신태용 감독. 도쿄=연합뉴스
염기훈의 네 번째 골에 주먹을 불끈 쥐는 신태용 감독. 도쿄=연합뉴스
붉은악마 등 한국 응원단이 환호하는 모습. 도쿄=연합뉴스
붉은악마 등 한국 응원단이 환호하는 모습. 도쿄=연합뉴스

이날 한일전이 열린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는 빈자리를 쉽게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팬이 몰렸다. 경기장으로 향하는 관문인 지하철 게이오선 도비다큐 역은 한일전 시작 3시간여 전부터 일본 팬의 발길이 이어졌다. 4만 9,000여 명이 수용 가능한 경기장에는 이날 3만6,600여명이 찾아왔다. 한국은 붉은 악마 원정 응원단과 일반 관중을 포함해 약 500명이 들어왔다.

4만 명에 가까운 홈 관중들은 일본이 일찌감치 선제골을 넣으며 앞서가자 ‘닛폰’을 외치며 함성을 질러댔다. 하지만 연이어 한국이 골을 성공하자 점차 얼굴이 굳어졌다. 후반전을 시작하며 일본 관중은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수십 개의 일장기를 흔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4-1까지 벌어지자 일부 서포터석을 제외하곤 경기가 끝날 때까지 침묵이 흘렀다. 일본의 패색이 짙어지면서 경기가 끝나기도 전에 관중석에는 듬성듬성 빈자리가 눈에 띄기도 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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