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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렌펠 참사’ 원인 지목 외장재 뒤늦게 단속 나선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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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렌펠 참사’ 원인 지목 외장재 뒤늦게 단속 나선 영국

입력
2017.06.23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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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영국 런던 서부 그렌펠 타워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전소된 모습.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14일 영국 런던 서부 그렌펠 타워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전소된 모습.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영국 정부가 14일 발생한 ‘그렌펠 참사’ 뒷수습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렌펠 타워 화재의 주원인으로 추정되는 값싼 가연성 알루미늄 외장재를 이용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고층 건물 600여개를 조사했고 화재로 집을 잃은 피해 가구는 인근 고급 아파트에 임시 입주 조치키로 했다. 지역사회의 공분 속에 켄싱턴ㆍ첼시구 최고행정관은 책임을 지고 사임하기로 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고층 건물 600개를 조사한 결과 최소 8개구에 위치한 11개 주거용 고층 건물이 외장재로 인화성 물질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그렌펠 타워는 2014년 낡은 건물을 재단장하는 과정에서 외장재로 폴리에틸렌을 넣은 알루미늄 복합 패널(ACM)을 사용했는데, ACM은 가격이 저렴한 대신 내화성이 약해 그렌펠 화재가 참사로 비화한 핵심 원인으로 거론돼 왔다.

이들 건물의 정확한 위치는 건물주가 건물 입주자에게 화재 위험 사실을 알린 후에 공공에 공개되지만, 일부 건물은 먼저 언론 보도로 공개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BBC 취재 결과 북부 런던 토트넘에 위치한 22층 건물 ‘토트넘 하이 라이즈’가 그렌펠 타워와 동일한 외장재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호텔 체인 ‘프리미어 인’은 서부런던 메이든헤드ㆍ브렌트포드와 북부 런던 토트넘에 위치한 자사 체인점 호텔이 화재에 취약한 것으로 파악하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렌펠 피해자와 지역사회의 공분이 커지면서 정부의 긴급 구호 작업도 적극성을 띠고 있다. 영국 정부는 21일 이번 화재 피해 가구의 임시 거주지로 켄싱턴 로에 위치한 고급 아파트촌 인근 공공주택을 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지역은 대표적인 부동산 가격 급등 지역으로 그렌펠 타워에서 약 2.4㎞ 떨어져 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화재가 ‘국가 실패’라고 사죄하면서 “화재 피해자가 신분과 관계없이 필요한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렌펠 참사 이후 정치권과 언론에서 집중 포화의 대상이 된 니콜라스 홀게이트 켄싱턴ㆍ첼시구 최고행정관은 22일 사임 의사를 밝혔다. 최고행정관은 한국의 구청장에 해당한다. 홀게이트 행정관은 “내가 직위를 유지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방해가 될 것”이라며 “적절한 후임이 임명되면 즉시 그만두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홀게이트 행정관은 그렌펠 참사 전 적절한 화재 예방 조치를 하지 못했고 그렌펠 타워 점검 과정에서 외장재의 인화성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홀게이트 행정관의 사임 역시 민심을 수습하려는 메이 내각의 의향이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홀게이트 행정관은 “사지드 자비드 지역사회부장관이 켄싱턴 지역의회에 나의 사임을 요구할 것을 권유했다”고 밝혔지만 지역사회부는 “행정관 거취 결정은 오로지 지역의회의 권한”이라며 이를 부인했다.

그렌펠 타워는 영국 런던 서부 북켄싱턴에 위치한 24층짜리 아파트로 14일 4층에서 시작된 불이 삽시간에 번져 전소됐다. 이 화재로 총 79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된 것으로 추정된다.

구단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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