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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국 단체여행 금지 카드도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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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국 단체여행 금지 카드도 만지작

입력
2018.03.26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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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중국인 관광객들. 바이두
미국 뉴욕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중국인 관광객들. 바이두

중국이 대미 통상전쟁에서 한국에 사용했다가 재미를 봤던 여행금지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유학생을 포함한 연간 500만명에 육박하는 중국인의 미국 방문객 규모와 씀씀이가 미국 실물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보는 듯하다. 하지만 미국의 관광시장 규모가 워낙 커 실효성을 두고는 의문이 일고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6일 논평기사에서 미중 간 무역전쟁과 관련한 중국의 보복 수단을 언급하면서 “미국행 단체관광을 제한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상무부 부부장(차관급) 출신으로 경제ㆍ통상분야 싱크탱크인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의 부이사장을 맡고 있는 웨이젠궈(魏建國)도 “중국 정부 차원에서 미국 관광산업에 타격을 주는 조치를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간 1억3,000만명을 돌파한 해외관광객을 무역전쟁의 주요 무기 중 하나로 쓸 수 있다는 얘기다.

사실 미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수는 매년 증가 추세에 있다. 2010년만 해도 100만명에 미치지 못했던 중국인 방문객 수는 2016년 300만명을 넘어섰다. 매년 큰 증가폭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올해는 500만명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매년 춘제(春節ㆍ설)와 국경절 연휴 때면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라스베가스 등 미국 주요도시의 공항과 인터컨티넨탈, 힐튼, 메리어트 등 고급호텔들이 내부를 중국풍으로 꾸미거나 중국어 서비스 인력을 대폭 충원하는 건 관광산업에서 중국 의존도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숫자 못지 않게 중국인 관광객의 씀씀이도 대단하다. 2016년 기준으로 미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이 지출한 소비액은 330억달러(약 36조원). 다른 국가 여행객보다 1인당 소비액이 50%나 많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미국 우선주의’의 여파로 전체 관광객이 감소 내지 정체 상태인 미국의 사정을 감안하면, 중국인의 여행 보이콧이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논리다.

물론 반론도 나온다. 중국 의존도가 컸던 한국에만 통했을 뿐 관광시장이 한국보다 훨씬 큰 미국에는 아무 영향도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많다. 지난해 상반기에 트럼프 행정부의 ‘반 이슬람’ 조치에 반발한 중동 부유층의 미국 관광이 30% 가량 급감했지만 전체 매출은 3% 감소에 그쳤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미국을 찾는 관광객은 전 세계에 골고루 분포돼 있어 중국이 단체관광을 제한하더라고 타격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중국인 관광객들의 쇼핑 패턴으로 볼 때 주요 공항 면세점의 매출 일부는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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