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김표향 기자

라제기 기자

강은영 기자

양승준 기자

조아름 기자

등록 : 2016.12.05 16:28
수정 : 2016.12.05 17:56

김은숙이라서 가능한 ‘도깨비’ 로맨스

[까칠한 talk]

등록 : 2016.12.05 16:28
수정 : 2016.12.05 17:56

한류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집필한 김은숙 작가의 신작인 tvN ‘도깨비’는 귀신 보는 소녀(왼쪽ㆍ김고은)와 불멸의 삶을 사는 도깨비(공유)의 운명 같은 만남을 그리며 단숨에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tvN 제공

2016년 안방극장은 ‘태양의 후예’(KBS)로 시작해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도깨비ㆍtvN)로 끝나는 걸까.

김은숙 작가의 마법이 또 한번 시청자를 홀렸다. 2일 첫 방송에서 시청률 6.9%(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로 출발해 3일 2회에서 8.3%로 껑충 뛰었다. 2회 최고 시청률은 9.7%에 달했다. 벌써부터 ‘돌풍’이 몰아칠 조짐이다.

‘도깨비’는 불멸의 삶을 끝내기 위해 인간 신부가 필요한 도깨비 김신(공유)과 자신이 ‘도깨비 신부’라 주장하는 귀신 보는 소녀 지은탁(김고은)의 신비로운 로맨스를 그린다. 태어나지도 못하고 엄마 뱃속에서 죽음을 맞이할 운명이었던 지은탁을 김신이 살려내면서 둘 사이에 저승사자(이동욱)가 개입한다. 김 작가는 특유의 필력과 세련된 감성으로 도깨비와 인간의 로맨스도 기어이 설득해 내고야 말았다.

한국일보 엔터테인먼트팀 기자들이 ‘도깨비’ 1, 2회를 꼼꼼히 물고 뜯고 따져봤지만, 역시나 재미있다는 데 의견일치. 이 코너의 원래 취지에서 살짝 벗어날 수밖에 없었던 ‘덜 까칠한’ 관전기를 전한다.

‘도깨비’는 캐나다 로케이션 촬영으로 서정적인 가을 풍경을 담았다. tvN 제공

양승준 기자(양)=“아쉬운 점을 먼저 꼽자면, ‘김신이 왜 죽으려 하는 걸까’ 의문이 계속 남더라. 영생을 벌로 받아 900년 넘게 살고 있지만 그 삶이 괴롭게 느껴지지 않았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음을 지켜봐야 하는 고통을 그 이유로 설명하는데 명분이 부족한 것 같다. 죽음을 바라는 절박함이 더 잘 표현됐어야 한다.”

라제기 기자(라)=“전반적인 분위기가 로맨틱하고 밝아서 비극성이 덜 부각됐기 때문 아닐까.”

양=“1회 김신의 비극적인 과거와 지은탁의 슬픈 사연 등이 비장하면서도 스산하게 그려져 무척 좋았다. 김 작가의 새로운 면을 보는 것 같았다. 그런데 2회에서 분위기가 갑자기 가벼워져서 당혹스러웠다. 마치 ‘착각하지마, 이건 로맨틱코미디야’라고 선전포고하는 느낌이었달까.”

조아름 기자(조)=“몇몇 장면들은 좀 과하게 가볍다는 인상을 받았다. 김신과 저승사자가 아옹다옹하는 장면과 지은탁이 귀신들과 대화하는 장면은 설정 자체가 시트콤 같아서 그런지 유치하기도 했다.”

라=“캐릭터들은 어디선가 본 것들의 짜깁기 같다는 인상도 받았다. 김신은 뱀파이어를 변형한 것 같고, 지은탁은 영화 ‘오싹한 연애’의 귀신 보는 여자 여리(손예진)와 전형적인 캔디 캐릭터를 접목한 듯하다. 지은탁의 주변을 떠도는 토속신들이 서로 갈등하고 협력하는 관계도 웹툰 ‘신과 함께’를 떠올리게 한다. 사실 캐릭터들을 하나하나 따져보면 그다지 새롭지 않은데, 희한하게도 조합이 그럴싸하다. 그게 장점이자 단점으로 작용할 듯싶다.”

김표향 기자(김)=“이제 남자주인공은 왕과 재벌과 외계인을 넘어서 신계까지 갔다. 계속 능력치가 올라간다. 그런데 왜 여자주인공은 항상 똑같을까. 지은탁에게 김신은 수호신 같은 존재이지만, 매번 여자가 남자에게 구원받는 상황이 조금은 불편하다. 다만 지은탁이 아직 사회적 보호가 필요한 10대이고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거부감을 낮춰주는 것 같기는 하다.”

조=“김 작가는 원래 신데렐라 스토리에 장기를 갖고 있지 않나. 남녀의 비대칭성을 지적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생각도 든다. 또 구원의 열쇠는 지은탁이 갖고 있다는 점에서 신데렐라 스토리의 전형성을 전복하려는 시도가 엿보인다.”

강은영 기자(강)=“이젠 남자주인공의 재력만으로는 시청자를 사로잡을 수 없기 때문에 불멸의 존재를 내세워 변화를 준 것이다. 전작 ‘태양의 후예’에서 남녀주인공을 수평적 관계로 바라보며 시청자들의 인식 변화를 반영했던 김 작가가 ‘도깨비’에서도 과감한 시도를 했다. 보통 재벌남 캐릭터여도 출생 문제나 아버지와의 갈등 같은 흠결을 갖고 있는데 ‘도깨비’에선 태생적 저주로 바뀌었다. 기본 성격은 재벌남과 비슷하지만 식상한 요소를 상당히 제거했다고 본다.”

라=“어쩔 수 없이 박지은 작가의 ‘푸른 바다의 전설’과 비교하게 된다. 각각 인어와 도깨비를 내세운 판타지 멜로인데, ‘푸른 바다의 전설’에선 남녀주인공의 만남이 전생과 연결된 운명이라는 것 말고는 주변 사정이 드러나지 않는다. 반면 ‘도깨비’에선 왜 그런 선택을 하고 행동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각 캐릭터의 사연과 서사를 통해 제시한다.”

조=“확실히 주변 인물의 활용도가 뛰어나다. 서브(두 번째로 비중 높은 배역) 커플인 저승사자(이동욱)와 써니(유인나)의 이야기가 주인공들 못지않게 궁금하더라. 삼신할매(이엘)도 매력적이고.”

강=“‘별에서 온 그대’를 답습한 박 작가와 달리 김 작가는 ‘태양의 후예’와의 차별화를 위해 많이 애쓴 것 같다. 이전 작품에선 특별한 서사 없이 대사발로만 이야기를 이끌어간다는 비판도 받아왔는데, ‘도깨비’에선 사연을 많이 담아서 개연성을 구축했다.”

양=“작가와 연출자의 조합 면에서도 ‘도깨비’에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이응복 PD가 진중하고 쓸쓸한 정서를 입혀서 김 작가의 대본을 더 풍성하게 구현했다.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잘한 것 같다. 예를 들어 김신과 지은탁이 처음 만나는 바닷가 장면에선 마주 선 두 사람 뒤로 격렬한 파도가 몰려오는데, 복선의 역할도 하면서 영상미가 뛰어났다.”

라=“1회 김신의 전투신도 액션의 짜임새가 있고 연출이 빼어나서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드라마도 이 정도까지 만들 수 있구나 싶어 놀랐다.”

양=“배우들 연기도 칭찬할 만하다. 김고은이 가난하지만 생활력 강한 지은탁을 귀엽게 잘 소화했다. 캐나다 퀘벡에서 지은탁이 김신에게 시집가겠다면서 ‘사랑해요’라고 말하는 장면을 여러 번 돌려봤다는 사람이 많다.”

강=“그 장면이 대본에는 ‘방긋’이라고만 제시돼 있는데 김고은이 자기 식으로 잘 소화한 듯하다.”

김=“공유를 특별히 칭찬하고 싶다. 자칫하면 황당무계할 수 있는 이야기인데 무게감 있게 구심점 역할을 잘하고 있다. 그간 공유가 연기를 잘하는데도 자신을 내세우지 않아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빼앗긴 느낌이었다. 그의 ‘매너 연기’가 드디어 빛을 발하는 것 같다.”

조=“공유가 등장하는 장면에선 유독 전신을 많이 보여준다. 큰 키와 체구, 맵시 있는 슈트 차림 등 그의 매력을 잘 살려준다.”

전체=“동의한다. 멋있더라, 정말.”

한집살이를 하게 된 저승사자(왼쪽ㆍ이동욱)과 도깨비의 브로맨스도 ‘도깨비’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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