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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네 차를 알라” 연비왕이 알려주는 연비 향상 ‘특급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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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네 차를 알라” 연비왕이 알려주는 연비 향상 ‘특급 비결’

입력
2017.10.16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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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볼보트럭 연비왕 대회'에서 우승한 김태훈(좌) 씨와 준우승한 박창운(우) 씨. 사진=볼보트럭 제공
'2017 볼보트럭 연비왕 대회'에서 우승한 김태훈(좌) 씨와 준우승한 박창운(우) 씨. 사진=볼보트럭 제공

볼보트럭이 전 세계 소비자를 대상으로 매년 개최하는 연비왕 대회가 지난달 20일부터 21일까지 스웨덴 고텐버그에서 열렸다.

이번 대회엔 한국을 비롯해 뉴질랜드, 중국 등 13개국에서 4,280명이 참가했는데, 오프로드 부문에서 한국 대표로 참가한 김태훈 씨가 우승을, 온로드 부문에선 박창운 씨가 준우승을 거머쥐었다. 김태훈 씨는 2위 입상자보다 4%나 높은 연비를 기록했다. 박창운 씨는 1위를 차지한 자니 백스터(뉴질랜드 대표)와 연비 기록은 같지만, 랩타임이 10초 늦어 2위에 머무르고 말았다. 특히 박창운 씨와 자니 백스터는 대회 평균 연비보다 15% 이상 높은 연비를 보여줘 화제가 됐다.

대회에서 연비는 소수점 두 자리까지 측정이 가능한 다이나플리트(Dynafleet)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해 측정했으며 이 외에도 제동, 속도 최적화, 엔진 및 기어 활용, 아이들링 등 다양한 운행 정보를 합산해 총점을 산출했다고 볼보트럭 관계자는 전했다.

대회는 오프로드와 온로드 두 부문으로 치러졌다
대회는 오프로드와 온로드 두 부문으로 치러졌다

지난 11일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볼보트럭코리아 본사에서 김태훈 씨와 박창운 씨를 만날 수 있었다. 김태훈 씨는 22년째 덤프트럭을, 박창운 씨는 17년 동안 트레일러를 끈 트럭 베테랑이다. 이들에게 트럭 연비를 가장 효율적으로 높일 수 있는 ‘특급 비결’을 물었다.

조두현(이하 조): 볼보트럭 연비왕 대회는 지역 예선, 전국 예선을 거쳐 세계 본선에 나갈 수 있습니다. 쉽지 않은 여정이었을 텐데요, 어떤 계기로 참가하게 됐나요?

오프로드 부문에서 최종 우승한 한국대표 김태훈 씨
오프로드 부문에서 최종 우승한 한국대표 김태훈 씨

김태훈(이하 김): 2010년에 볼보트럭이 발행한 사보를 봤는데, 그때 연비왕 대회에 관한 기사가 있었습니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말에 ‘나도 여기에 한 번 실려보자’라는 생각으로 도전했죠. 처음부터 쉽진 않았습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세 번 도전했는데, 오랜 기간 욕심을 내다보니 연비 운전이 습관이 돼버리더군요. 스웨덴까지 날아가서 참가한 대회에선 사실 많이 떨렸습니다. 떠나올 때 기대감에 가득 찼던 아이들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큰 부담이 있었지만, 그동안 연습한 대로 차와 하나 되기 위해 많이 노력했습니다.

박창운(이하 박): 5년 전인가 경유 가격이 1800~1900원대까지 치솟은 적이 있었습니다. 연비에 특별히 공을 들였던 건 그때부터입니다. 트럭 운전사에게 기름값은 생계와 직결됩니다. 대부분 지입차 방식이라 기름값은 비용과 마찬가지죠. 연비 운전만큼은 남들보다 잘하고 싶었습니다. 지난해 11월 차를 볼보트럭으로 바꿨는데, 볼보트럭은 연비왕 대회라는 게 있더군요. 평소 연비 운전 실력을 갈고닦아 왔던 터라 자신 있었습니다.

조: 스웨덴 본선 대회는 어땠나요? 4,000명 넘는 경쟁자들이 전 세계에서 몰려 쟁쟁한 대결을 펼쳤다고 들었습니다.

온로드 부문에서 2위를 차지한 박창운 씨
온로드 부문에서 2위를 차지한 박창운 씨

김: 오프로드 대회장은 마치 성능 검사장처럼 인위적으로 험하게 꾸며져 있었습니다. 경사도가 높은 언덕이 나오다 갑자기 급커브가 이어지고 지축이 뒤흔들리는 요철 구간도 있었습니다. 두 번의 연습 기회가 주어졌는데, 처음엔 5등을 했습니다. 그날엔 자려고 침대에 누워도 천장에 코스가 계속 떠올라 거의 한숨도 못 잤습니다. 두 번째 연습 때는 좀 나아져 3위를 했고, 본 경기 때는 운 좋게도 결국 1위를 했습니다. 인생에서 그렇게 큰 희열을 맛본 순간은 없을 겁니다. 하지만 쉽지 않은 도전이었어요. 호주 대표로 출전한 캐머런 심프슨이란 강적이 있었습니다. 젊은 선수였는데, 연습 경기 때 계속 선두에 있다가 안타깝게도 본 경기 때 실수를 했는지 성적이 좋지 않았어요. 그리고 애를 먹었던 난코스도 있었습니다. 땅이 상하ㆍ좌우ㆍ앞뒤로 움직이는 요철 구간에서는 연습 때 차를 세울 수밖에 없었는데, 본 경기 때는 저속에서도 작동하는 크루즈 기능을 사용해 멈추지 않고 지나갔습니다. 우승할 수 있었던 큰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박: 온로드는 말 그대로 트랙을 도는 경기입니다. 다섯 번 차를 멈췄다가 출발하는 규정도 있고, 오르막에 급커브 코스도 있어 쉽지 않았어요. 모든 코스는 계획한 대로 높은 연비가 나오도록 잘 돌았는데, 문제는 시간이었습니다. 1위를 한 자니 벡스터와 연비는 같았지만, 그보다 10초 늦게 들어와 준우승에 머물렀죠. 한국 경기에선 시간적으로 조금 여유가 있었는데, 본 대회 제한 시간은 그보다 더 짧았습니다.

조: 트럭의 연비는 어떻게 하면 높일 수 있나요?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알려줄 수 있을까요?

김: 죄송하지만, 비결이라고 할 만한 건 딱히 없습니다. 연비를 높이려면 무엇보다 자신이 모는 차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면 됩니다. 사실 요즘엔 아무리 오래 운전한 베테랑이라고 해도 컴퓨터를 못 따라갑니다. 변속도 차가 가장 효율적인 타이밍을 계산해 알아서 해줍니다. 최대한 차의 시스템에 맡기는 게 더 나을 때가 많아요. 오히려 경력이 오래된 사람일수록 습관이 굳어져 좋은 차를 몰면서도 그 잠재력을 끌어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옆을 가리키며) 박창운 씨만 봐도 볼보트럭을 작년 11월부터 탔는데, 처녀 출전에서 준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오래 경험한 연륜보다 차의 성능과 캐릭터를 제대로 해석하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네 차를 알라.’ 이게 비결이라면 비결일 수 있습니다.

박: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제아무리 운전 실력이 좋다고 해도 한적한 고속도로에선 크루즈 컨트롤을 못 따라갑니다. 몇 가지 팁을 더 드리자면, 오르막길에 오르기 전엔 최대한 탄력을 만들어 주고 부드럽게 가속해야 합니다. 이 타이밍을 못 맞춰 토크가 부족해 엔진회전수가 급증하면 그만큼 연료 소모량이 많아지죠. 또한, 여유로운 생활 습관이 높은 연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약속 시각보다 30분 정도 먼저 움직이면 돌발 상황에서도 무리 없이 운행할 수 있습니다. 가속도의 탄성을 이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차에 브레이크가 없다고 생각하고 운전하면 차간 거리가 그만큼 넓어지고 브레이크를 밟는 수도 줄어듭니다. 마지막으로 브랜드에서 제공하는 워런티 프로그램을 통해 소모품과 부품을 제때에 바꿔주며 차를 관리하는 습관도 연비 향상을 위해 중요합니다.

화성=조두현 기자 joe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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