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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에 등장한 ‘보물선’, 제일제강 주가 널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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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에 등장한 ‘보물선’, 제일제강 주가 널뛰기

입력
2018.07.18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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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일그룹 보물선 ‘돈스코이호’ 발견 주장 

 금감원 “’묻지마 투자’ 자제 당부” 

신일그룹이 발견했다고 주장하는 돈스코이호. 신일그룹 제공
신일그룹이 발견했다고 주장하는 돈스코이호. 신일그룹 제공

보물선 한 척이 국내 주식시장을 흔들었다. 한 기업이 113년 전 동해에 침몰했다는 ‘돈스코이호’를 발견했다고 주장하면서 관련 상장사의 주가가 이틀간 급등락했다. 금융당국은 풍문에만 의존한 ‘묻지마식 투자’를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18일 코스닥 시장에서 제일제강은 하루 만에 44.2%포인트의 주가 변동폭을 보였다. 장 시작과 동시에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한 5,400원을 기록했다가, 오후엔 전날보다 600원(14.4%) 하락한 4,160원까지 밀린 끝에 260원(6.25%) 떨어진 3,900원으로 마감했다. 제일제강이 “보물선 사업과 일절 관계가 없다”고 공시하면서다.

앞서 전날 제일제강 주가는 상한가(4,160원)를 기록했다. 러시아 보물선 돈스코이호를 발견했다고 주장하는 신일그룹이 제일제강을 인수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보물선 테마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신일그룹은 17일 울릉도 앞바다에서 150조원(200톤) 규모의 보물을 실은 돈스코이호를 발견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신일그룹의 제일제강 인수설이 돈 것은 제일제강의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양수도 계약 공시 때문이다. 제일제강은 지난 6일 최대주주인 최준석, 다바피아의 보유 주식을 최용석, 류상미씨에게 양도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이 가운데 류상미씨가 신일그룹 대표라는 점에서 기대감이 부풀려졌다. 신일그룹도 홈페이지를 통해 제일제강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제일제강 측은 “계약이 완료될 경우 최대 주주는 9.6% 지분을 인수하는 최용석으로 변경될 예정이며 신일그룹과는 최대주주 관계가 아니다”라고 밝히며 진화에 나섰다.

주식 시장에서 ‘보물선 테마’는 처음이 아니다. 2000년 12월 워크아웃 대상이었던 동아건설이 돈스코이호를 발견했다고 발표한 뒤 17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1주당 360원이던 주가가 3,265원까지 상승했다. 동아건설은 당시 돈스코이호의 추정가액은 약 50억원(금괴 500㎏)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해양수산부가 “동아건설이 탐지한 물체가 돈스코이호일 가능성과 보물이 실려있을 가능성 모두 불투명하다”고 발표하면서 거품을 꺼졌고, 동아건설은 2001년 6월 상장폐지 됐다.

이렇다 보니 신일그룹이 발견했다는 배가 돈스코이호가 맞는지, 실제로 150조원 규모의 금괴 등 보물이 실렸는지에 대해 시장의 의구심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금융감독원도 투자자 피해가 크게 발생한 동아건설 사례를 들어 주의를 당부했다. 금감원은 “보물선 인양 사업과 관련해 구체적 사실관계 확인 없이 풍문에만 의존해 투자할 경우 큰 손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며 “확인되지 않은 허위사실, 과장된 풍문을 유포할 경우 불공정거래 행위로 형사처벌이나 과징금 부과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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