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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 19…트럼프는 G20서 외톨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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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 19…트럼프는 G20서 외톨이였다

입력
2017.07.09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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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7일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첫 양국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AP 연합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7일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첫 양국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AP 연합

독일 함부르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언론의 뭇매를 맞으며 귀국했다. 기후변화, 무역통상 등에서 지도력을 발휘하기는커녕 외톨이 행태를 보인 데다, 장녀 이방카 트럼프의 처신 문제가 불거지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꼬이면서 여론이 악화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 CNN 등 미국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실상 첫 해외 다자외교 무대인 G20 정상회의 성적을 최악으로 평가하며 지도력에도 의문을 표시하고 나섰다.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G20 정상회의에서 미국에 불리한 세계 무역질서의 개선,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 공조 등에서 성과를 낼 작정이었다. 그러나 이들 분야에서 구체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은 물론 오히려 국제사회의 이견만 키운 채 빈손으로 귀국길에 올랐다.

무역문제에서 중국과 프랑스로부터 설교를 들어 가며 겨우 공동성명에 ‘적법한 무역 방어수단을 동원할 수 있도록 한다’는 문구를 넣는가 하면, 사실상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G20 성명에 북한 문제를 포함시키지 못하는 등 한계를 노출했다. 게다가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G20 회원국 정상 전원이 기후변화 문제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반대 입장임을 표시하면서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지도력에 심각한 상처를 남겼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공동성명에 미국을 제외한 19개국 정상들은 ‘미국의 파리협정 탈퇴결정을 주목한다’는 문구를 남겨 미국이 국제사회의 가치에 등을 돌렸음을 명시했다. 이에 민주당 성향의 싱크탱크 브루킹스의 토머스 라이트 미국ㆍ유럽센터장은 “G20 정상회의가 던져 준 큰 메시지는 19대 1의 프레임”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완전 고립됐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지 관리’에서도 타격을 입었다. 관심을 모았던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첫 만남에서 내용과 형식 모두에 있어 완패를 당했다는 평가다. 백악관은 정상회담 직후인 7일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문제를 따졌다’며 푸틴 대통령을 몰아붙인 것처럼 발표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이 8일 결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개입이 없었다는 데 동의한 것으로 안다”고 주장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CNN은 “백악관이 푸틴 주장을 반박하지 못하고 있다”며 러시아의 대선 개입을 제대로 따지지 못한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잇따른 비난을 의식한 듯 9일 트위터를 통해 “나는 우리 선거에 러시아가 개입한 데 대해 푸틴 대통령을 두 차례 강력히 압박했다”며 “푸틴과 선거 해킹을 막기 위해 뚫을 수 없는 사이버보안대를 조직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적극 반박했다. 하지만 이 역시 추가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공화당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은 즉각 “푸틴은 절대로 믿을만한 동맹이나 건설적인 파트너가 아니다”며 트럼프의 사이버 협력 제안을 맹비난했다.

장녀 이방카가 정상회의장에서 아버지 자리에 대신 앉은 것에 대한 비난 여론도 거세지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사이의 트럼프 대통령 자리에 이방카가 대신 앉은 모습이 공개되면서 ‘주제넘은 행동’이라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백악관은 “대통령이 자리를 뜬 사이 이방카가 대리 착석한 것이며 이례적인 일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정부 각료도 아닌 백악관 고문에 불과한 딸이 아버지 대통령을 대신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백악관 공보국장을 지낸 댄 파이퍼는 “미국에서 중요한 점은 정부 권위가 혈통 대신 국민에 의해 부여된다는 것”이라며 대통령 딸이 미국을 대표하려는 행태를 보인 것에 의문을 제기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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