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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타 “트러블 메이커? 살아 남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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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타 “트러블 메이커? 살아 남기 위해서였다”

입력
2016.11.01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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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돌'로 주가를 높이고 있는 보이그룹 매드타운 멤버 조타의 취미는 '걷기'다. 요리도 좋아한다. "꽃게를 사 숙소에서 꽃게탕을 끓이기도 한다"고. 최재명 인턴 기자
'체육돌'로 주가를 높이고 있는 보이그룹 매드타운 멤버 조타의 취미는 '걷기'다. 요리도 좋아한다. "꽃게를 사 숙소에서 꽃게탕을 끓이기도 한다"고. 최재명 인턴 기자

300㎏의 타이어를 들고, 맨 손으로 땅에 텐트 못까지 박았다. 차력사가 아니다. 보이그룹 매드타운 멤버인 조타(이종화·22)가 최근 KBS2 예능프로그램 ‘우리동네 예체능’과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보여준 모습이다.

유도 선수 출신인 조타가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하며 방송가를 ‘메치고’있다. SBS ‘정글의 법칙’을 비롯해 MBC ‘진짜 사나이’ 등 지상파 3사 간판 예능을 휩쓸며 인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근성과 남다른 운동 신경으로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 잡은 차세대 ‘체육돌’의 등장이다. 조타에 대한 관심은 일본으로까지 이어졌다.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한국일보를 찾은 조타는 앞서 일본의 한 방송과 인터뷰를 하고 오는 길이라고 했다. 정작 그에겐 주위의 관심이 낯선 눈치다. “인기요? 제가 (숙소)밖을 잘 안 나가서요.” 방송에서 열정을 불태웠던 청년은 말수가 적고, 신중했다. 그는 “사람들이 보는 것과 달리 내향적인 편”이라고 했다. 말 수 적은 경상도 사내는 요리 얘기가 나오자 얼굴에 웃음이 돌았다.

조타는 2분 동안 팔굽혀 펴기를 91개나 한다. MBC '진짜 사나이'에서 체력 검증 할 때의 모습이다. MBC 방송 캡처
조타는 2분 동안 팔굽혀 펴기를 91개나 한다. MBC '진짜 사나이'에서 체력 검증 할 때의 모습이다. MBC 방송 캡처

-’진짜 사나이’에서 체력 검증할 때 팔 굽혀 펴기를 91개(2분)나 했더라. 특별한 목표가 있었나.

“‘몇 개를 해야지’란 목표를 정해두진 않았다. ‘누구보다 잘해야지’란 생각도 안 했고. 그냥 열심히 하고 싶었다. 운동(유도)을 할 때처럼. 어떻게 들릴 지 모르겠지만, 나 자신을 이기고 싶었고. (‘진짜 사나이’에 출연하는) 형들이 살살 하라고 했는데, 아무래도 내가 운동을 오래했지 않나. 쉰 지 4~5년은 됐지만, 그게(운동신경) 좀 남아 있었던 것 같다.”

-어차피 군에 갈 건데 사서 고생한 이유가 궁금하다. 애초 꿈이 특전사였나.

“대학교 들어가 학사장교를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운동 그만두고 뭘 해야 하나 고민할 때 아버지가 학사장교를 권유했다. 운동을 오래해 단체생활에도 익숙하고, 하면 잘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프로그램 섭외가 와 도전한 거다. 막상 가보니 쉽진 않더라. 당연히 환경은 낯설었고, 군대 용어도 입에 잘 안 붙었다. 같이 훈련 받은 사병들은 다 나보나 어렸는데, 대견해 보였다. 난, 특별히 고생한 건 없다. 애초 몸이 안 좋아 훈련 받을 때 발목 등이 좀 아프긴 했는데 열외 없이 훈련을 마쳤다.”

유도 선수 출신인 조타는 KBS2 '우리동네 예체능' 유도 편에 출연하면서 '체육돌'로 주목 받기 시작해다. KBS 방송 캡처
유도 선수 출신인 조타는 KBS2 '우리동네 예체능' 유도 편에 출연하면서 '체육돌'로 주목 받기 시작해다. KBS 방송 캡처

-’우리 동네 예체능’의 유도 편부터 주목 받기 시작했다. 소속사 대표에 직접 “출연하고 싶다”고 요청했다고 들었다.

“유도 편을 한다는 기사를 봤다. 자신도 있고 날 보여줄 수 있는 기회란 생각이 들어 욕심이 났다. 처음엔 합류가 어려웠다. 알아보니 기사 났을 때 이미 출연진이 정해진 상태였다더라. 그래서 마음을 접고 있었는데, 합류하기로 했던 (씨엔블루)종현 선배가 빠지면서 자리가 났다. 오디션을 봤고, 뒤늦게 합류했다. 긴장 많이 했다. 경기 때 보다 더 그랬던 것 같다. 운동 그만두고 처음 유도복 입고 서는 자리였으니까. 경기 할 때도 방심해서 진 적이 많아, 예능 프로그램이지만 촬영 할 때마다 위기의 연속이었다. 시합하며 운 것도 그래서였다. 되돌아 보면 운동은 포기했는데 방송을 통해 다시 유도를 하는 상황이 재미있었던 것 같다.”

-유도 국가대표팀 트레이너인 조준호가 ”조타가 리우 올림픽 유도 남자 66㎏ 은메달리스트인 안바울을 가장 애 먹인 선수”라고 하더라. 실력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만 둔 이유가 궁금하다.

“운동을 하다 복숭아뼈를 다쳐 세 번의 수술을 했다. 습관성 어깨 탈골로 고생도 했고. 재활이 길어지고 유도 규칙이 수시로 바뀌면서 슬럼프가 왔다. 중3 때만해도 다리 잡는 기술이 허용됐는데, 1년 뒤엔 금지가 되는 식이라 적응하는 게 어려웠다. 그러면서 날 돌아보게 되더라. ‘과연 내가 태극마크를 달 수 있을까’란 현실적일 고민을 하기 시작했고, 결국 운동을 그만두게 됐다. 2012년 대학교(경찰무도학과 전공)에 입학하자마자 휴학을 했고 이후 자퇴를 했다.”

-유도는 어떻게 시작했나.

“초등학교 6학년 때 아버지 권유로 시작했다. 어렸을 땐 키가 작고 통통했다. 형 따라 태권도랑 검도도 배워봤는데, 오래 못 했다. 유도는 주위에 하는 사람도 별로 없었고, 어린 마음에 멋있어 보이기도 했다. 신세계를 접한 기분이었다고 할까. 경북체육고를 다니다 스카우트 제의를 받아 동지고로 옮겨 선수생활을 했다(동지고는 김재범과 곽동한 선수 등을 배출한 유도 명문고다.)”

SBS '정글의 법칙' 속 조타의 모습. 김병만의 수제자로 불렸다. SBS 방송 캡처
SBS '정글의 법칙' 속 조타의 모습. 김병만의 수제자로 불렸다. SBS 방송 캡처

-6년 넘게 운동만 하던 청년이 어떻게 가수로 데뷔할 용기를 냈나.

“처음엔 연예인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고교 시절 운동을 하다 연예 쪽으로 길을 돌린 친구가 있었던 정도였다. 고3 때 훈련 끝나고 우연히 Mnet 음악프로그램 ‘엠카운트다운’을 봤는데, 걸그룹 에이핑크가 데뷔 곡 ‘몰라요’를 부르더라. 은지가 눈에 띄었는데, 내가 알던 친구 같았다. 그런데 이름(은지의 본명은 혜림이다)이 달라서 처음엔 ‘아니겠지’하고 넘어갔다. 나중에 부산에 다른 친구를 통해 혜림이가 은지란 걸 알게 돼 놀랐다. 유도를 포기하고 새로운 길을 찾을 때 가수를 목표로 삼는 데 계기가 된 것도 같다(웃음).”

-은지랑은 만났나.

“데뷔하고 나서 한 시상식에서 처음 봤다. 그 땐 아는 척을 못했다. 한 참 뒤에 만나 서로 인사하고 난 뒤엔 편하게 지낸다. 은지가 방송 모니터링도 해준다. 가끔 연락도 주고 받고. 사투리 쓰냐고? 안 쓴다. 그냥 서울말로 얘기한다(웃음).”

-노래는 자신 있었나.

“솔직히 노래방도 잘 안 갔다. 중3에서 고1 넘어갈 때 변성기가 왔는데, 그 때 목소리가 많이 변했다. 노래를 부를 때 자꾸 음이 나가고 하니 ‘음이탈 콤플렉스’가 생기더라. 유도를 그만두고 보컬 학원에 가 노래를 배웠다. 사람들 앞에서 노래 부르는 두려움을 깨는 데 애를 먹었고. 노래와 함께 춤도 배웠다. JYP엔터테인먼트 등에서 40번 넘게 오디션을 봤는데, 떨어졌다. 지금 소속사(제이튠엔터테인먼트)는 팀 리더인 무스의 소개로 연이 닿았다.”

MBC '우리 결혼했어요' 속 김진경과 조타. 둘은 가상 부부로 나온다. MBC 방송 캡처
MBC '우리 결혼했어요' 속 김진경과 조타. 둘은 가상 부부로 나온다. MBC 방송 캡처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모델 김진경과 가상 부부로 나온다. 김진경이 화려한 비키니를 꺼내자 “긴 거 많잖아”라고 하던데 보수적인가.

“대부분의 남자들이 그 상황에서 나랑 비슷한 반응을 보이지 않을까?(웃음) ‘우리 결혼했어요’를 진짜 재미있게 찍고 있다. 현실인지 아닌지 혼란스러울 때도 있다. 하지만 김진경을 통해 내가 변하고, 나를 통해 김진경이 변해가는 모습을 보는 게 신기하다.”

-요리를 잘 하더라.

“요리 하는 걸 좋아한다. 웬만한 음식은 다 만든다. 닭볶음탕부터 돈까스까지. KBS에서 음악 프로그램 끝나면 인근 수산시장으로 가 꽃게를 사 숙소로 가 멤버들을 위해 꽃게탕을 끓여주곤 했다. 파스타도 하고. 요리 프로그램을 즐겨 보고, 어려서 어머니 음식 만드는 거 어깨 너머로 보며 배웠다.”

-취미는 뭔가.

“옛날 영화 보는 거다. ‘택시 드라이버’는 다섯 번 봤다. 숙소가 대치동이라 한강에 가 혼자 걷는 걸 좋아한다. 한 시간 정도 걷는다. 유별나게 노는 편은 아니다. 운동을 하다 보니 특별히 놀아 본 적이 없다. 외박 나오면 가족들이랑 대부분 시간을 보냈다. 숙소 생활을 하다 보니 일찍 일어나는 게 습관이 돼 지금도 스케줄 끝나고 새벽에 들어가도 오전 8시면 눈이 떠진다.”

조타가 속한 보이그룹 매드타운. 제이튠엔터테인먼트 제공
조타가 속한 보이그룹 매드타운. 제이튠엔터테인먼트 제공

-학창시절 ‘트러블 메이커’였다고 방송에서 말했다.

“내겐 살아남기 위한 방법이었다. 전학을 여러 번 다니다 보니 외톨이가 될 때가 있고, 또 누군가와 의견 충돌이 벌어지는 일이 상대적으로 잦았으니까. 내 의견을 낼 때가 있으면 망설이지 않고 냈다. 고집이 있는 편이라.”

-가수로 데뷔했다. 노래보다 예능프로그램으로 조명 받는 게 부담스럽진 않나.

“팀이 더 다양하게 활동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믿는다. 좋은 음악을 내기 위해선 계속 노력하겠다. 이달에 일본에 공연이 있어 팀 멤버들과 현지로 넘어간다. 그룹 활동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후회 없이. 일곱 멤버가 이탈 없이 함께 음악을 꾸준히 했으면 하는 바람뿐이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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