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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경 기자

등록 : 2016.02.02 14:51

[고은경의 반려배려]반려동물의 마음을 읽는 비결은 어디에

등록 : 2016.02.02 14:51

애커 리디아 히비는 20년 이상 6만명이 넘는 사람들과 상담해 온 대표적 애커다. 리디아 히비 페이스북 캡처

평소 알고 지내던 동생이 주말에 ‘펫타로’강의를 다녀왔다. 펫타로는 한마디로 개나 고양이를 대상으로 타로점을 보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카드를 뽑으면 동물의 컨디션을 체크하거나 원하는 것을 알아볼 수 있단다. 수강료는 하루에 15만~30만원. 부담이 적지 않을 것 같은데, 왜 배우냐고 묻자 키우고 있는 강아지의 심리를 알고 싶어서라고 한다. 동생은 다녀온 이후에도 “신기하다. 연습을 열심히 해야겠다”며 만족해했다.

반려인이라면 한번쯤은 키우고 있는 개나 고양이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해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런 궁금증을 풀지 못해 찾는 사람이 바로 동물을 보고 마음과 생각을 읽는다는 ‘애니멀커뮤니케이터(이하 애커)’나 ‘펫타로티스트’이다. 펫타로티스트는 동물의 이름, 성별, 나이 정보만 갖고 타로카드를 뽑아 동물의 상태를 알려준다면, 애커는 동물을 직접 보거나 사진으로 보고 동물의 마음을 읽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애커가 활동한 지 50년 정도가 됐다고 한다. 일본과 한국에서 동물 방송에 나와 잘 알려진 하이디 라이트를 비롯해 리디아 히비, 마타 윌리엄스 등 스타 애커들도 있다. 국내에서는 2009년 하이디가 방송에 나온 이후 애커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국내파 애커들도 등장하기 시작해 현재 활동하는 이들이 20여명에 이른다. 온라인에서는 국내 애커뿐 아니라 라이트나 하비에게 온라인을 통해 문의하는 법이나 상담 후기까지 관련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다.

히비는 1998년 쓴 책 ‘동물과 이야기하는 여자’에서 동물과 대화할 때 ‘이미지 대화법’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엄마가 옹알이도 못하는 아기와 어떤 불편함 없이 생각과 느낌을 나누는 것처럼 누구나 이와 같은 방법으로 동물과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파 애커인 루나 역시 동물과 대화 방법에 대해 묻자 오감을 사용하며 전해오는 느낌을 해석한다고 했다.

물론 이런 대화법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문제 행동을 하던 동물들이 애커와의 대화 후 변화를 일으킨 사례들이 방송에 나오고 또 온라인에 공유되면서 호기심에 또는 절박한 심정으로 애커를 찾는 이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보다 간단한 방법으로 이용할 수 있는 펫타로티스트를 찾거나 아예 펫타로를 배우는 이들도 생겨나고 있다.

반려견 꿀꿀이에 대해 직접 히비에게 상담을 해보았다. 비용은 40달러. 꿀꿀이 전신 사진과 눈이 잘 나온 사진 여러 장을 이메일로 보냈는데 2일 만에 답변이 왔다. 잘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알쏭달쏭하다. 하지만 꿀꿀이가 가족을 사랑하고, 고마워하고 있다고 하니 안심이 됐다. 타로 점을 보러 간 적은 없지만 그 느낌과 비슷하지 않을까.

주변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를 하자 ‘처음 들었다, 재미있다’부터 ‘한번 해보고 싶다’는 의견까지 다양했다. 애커와 펫타로티스트를 찾아 위안을 얻고 반려인과 동물이 행복한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를 악용하는 사람들도 있고 오히려 더 큰 상처로 이어지기도 한다. “개가 뭘 원하는 지 왜 몰라, 조금만 관심 가지면 다 알지”라고 했던 한 동물보호활동가의 말이 떠올랐다. 우리 개와 고양이의 마음이 궁금하다면 먼저 애정과 관심을 갖고 그들이 하려는 말에 귀 기울여보는 건 어떨까.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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