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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썰매의 히딩크 “어차피 안 되잖아, 메달 생각 잊어라”

입력
2018.02.26 04:4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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봅슬레이 4인승 대표팀에

2인승 때와는 달리 긴장 풀어줘

냉철한 승부사의 ‘변신 리더십’

2018평창동계올림픽 남자 스켈레톤 대표팀 이용 감독이 17일 오전 강릉 올림픽플라자 내 코리안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평창=연합뉴스
2018평창동계올림픽 남자 스켈레톤 대표팀 이용 감독이 17일 오전 강릉 올림픽플라자 내 코리안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평창=연합뉴스

스켈레톤 윤성빈의 금메달에 이어 봅슬레이 4인승 은메달까지, 한국 썰매의 기적 뒤에는 봅슬레이ㆍ스켈레톤 대표팀 이용(40) 총 감독이 있었다. ‘썰매의 히딩크’로 떠오른 그는 때로는 냉철한 승부사로 때로는 따뜻한 형으로 변신하며 선수단을 이끌었다.

학생시절 레슬링 선수로 활동한 이 총 감독은 고등학교 2학년 때인 1995년 루지에 입문해 썰매와 첫 인연을 맺었다. 강광배 한국체대 교수 등과 함께 1998 나가노동계올림픽에 한국 최초로 출전했고 군복무 이후 스켈레톤으로 전향, 2005년 인스부르크 동계 유니버시아드에서 20위에 올랐다. 2006년에는 봅슬레이 대표로 활동하며 북아메리카컵에 참가하는 등 썰매 전 종목에 걸쳐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다. 2010년 루지 대표팀 지휘봉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이 총 감독은 2014년 소치 대회를 앞두고 봅슬레이ㆍ스켈레톤 감독에 선임됐다.

이 총 감독은 고비마다 냉철한 승부사 기질을 발휘했다. 2015~16시즌 랭킹 1위까지 올랐던 봅슬레이 2인승 대표팀이 2017~18시즌 주춤하자 월드컵 도중 귀국해 국내 훈련을 치른 것이 대표 사례다. 랭킹 포인트를 쌓지 못한 한국의 세계 랭킹은 점점 떨어져 결국 김동현-전정린 조의 2인승 출전이 좌절된 상황임에도 이 총 감독은 4인승 대표팀의 메달에 ‘올인’하는 초 강수를 뒀다. 올림픽을 목전에 둔 지난달 31일, 대표팀이 주행 훈련을 마무리하고 진천 선수촌에 들어가 스타트 훈련에 매진하게 했을 때에도 실전 감각을 떨어뜨린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그의 승부수는 스켈레톤 금메달, 봅슬레이 4인승 대표팀의 은메달이라는 풍성한 결실로 연결됐다.

호랑이 같은 엄한 지도법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때로는 선수들의 심리를 읽고 대표팀의 맏형 노릇을 자처하기도 한다. 지난 19일 2인승 대표팀이 6위로 부진해 위축돼 있자 선수촌 분위기를 전환시켰다. 이 총 감독은 “2인승 경기 때는 이틀 전부터 숨소리 하나 내지 못했고 대기실도 모두 통제하고 엄숙한 분위기로 임했는데, 4인승 때에는 문을 다 열어놓고 누구든 들어와서 이야기하고 농담하며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유도해 긴장할 틈을 안 줬다”며 “선수들에게 ‘어차피 안 되지 않느냐. 잘 해봐야 동메달인데 메달 생각 잊고 편하게 가자’고 말해 선수들이 부담감을 떨쳤던 것 같다”고 전했다.

평창=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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