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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위안부합의 인정 못하나 풀기 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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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위안부합의 인정 못하나 풀기 쉽지 않아"

입력
2018.01.04 17:5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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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에스코트로 국빈급 초대

김복동 할머니 찾아 문병도

‘피해자 중심 해결 원칙’ 강조

강경화 “파기 등 모든 것 가능”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 입원 중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를 병문안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 입원 중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를 병문안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박근혜 정부의 2015년 12ㆍ28 한일 위안부 합의와 관련해 공식 사과하면서 기존 합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피해자 중심 해결 원칙’도 강조했다. 다만 한일관계의 중요성 등을 고려해야 하는 정부는 일각의 합의 파기 주장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문 대통령은 지난해부터 피해 할머니들을 청와대에 모시고 싶다는 강한 뜻이 있었다”며 “지난달 말 외교부 TF 활동이 끝났고, 피해 할머니들의 의견 수렴 등 절차적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모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일 합의 파기 가능성에 대해서도 “정부 입장이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위안부 합의와 한일관계 문제는 별도 추진한다는 ‘투 트랙’ 원칙을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도 김복동 할머니를 문병한 자리에서 “지난 정부의 합의가 잘못됐고 해결된 것이 아니라고 말씀 드렸는데, 과거 정부가 공식적으로 합의한 것도 사실”이라며 “양국 관계 속에서 풀어가야 하는데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고민을 내비쳤다. 때문에 합의 파기나 재협상이 아닌 제3의 방안을 모색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문제로 꼬였던 한중관계 갈등을 풀었던 방식이 현실적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합의를 파기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모든 게 가능하다”면서도 “그 결과에 대해선 충분히 생각해야 한다”며 일방적 파기와는 거리를 뒀다. 외교부 관계자는 “합의 파기와 유지라는 양 극단이 있다면 그 중간에서 정부 방침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일관계에 미칠 파장을 감안해 일본의 반발을 최소화하면서 재협상 요구 등 기존 합의를 인정하지 않는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편, 청와대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만을 초청해 의견을 청취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문 대통령은 피해 할머니들을 초청하면서 비서실 의전 차량을 제공하는 등 극진한 예우를 갖췄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경찰의 에스코트 아래 국빈 이동 때와 같은 최고의 예우를 갖췄고 건강상 불편사항에 대비해 차량 이동 때 앰뷸런스까지 배차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 내외는 청와대 본관 입구에서 경기 광주시 ‘나눔의 집’을 출발해 도착한 할머니들을 일일이 반갑게 맞이 했고, 개별 이동한 할머니들을 기다리기 위해 현관에서 15분 정도 선 채 기다리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오찬장에서 지난 정부의 합의를 사과하자,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감격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12ㆍ28 합의 이후 매일 체한 것처럼 답답하고 한스러웠는데 대통령이 합의가 잘못됐다는 것을 조목조목 밝혀줘서 가슴이 후련하고 고마워 펑펑 울었다”고 밝혔다. 이 할머니는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 당시에도 청와대 국빈만찬에 초대 받기도 했다.

이에 앞서 김복동 할머니도 문병 온 문 대통령에게 “일본의 위로금을 돌려 보내주어야 한다. 법적 사죄와 배상을 하면 되는 일”이라며 “대통령께서 이 문제가 해결되도록 힘을 써달라. 내가 이렇게 누워 있으니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고 당부했다.

이날 오찬에는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공동대표와 지은희 정의기억재단 이사장, 안신권 나눔의 집 소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남인순 국회 여성가족위원장 등이 배석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4일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8명을 초청해 오찬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4일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8명을 초청해 오찬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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