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교와 제자에 장학금 전달키로
부인, 고인의 마음에 따라 결정
세월호 참사 당시 제자들 탈출을 돕다가 순직한 단원고 고창석 교사의 유족이 조의금을 모교와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기부하기로 했다.
고 교사의 부인 민모(38)씨는 지난 18일 조문객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저와 남편 앞으로 보내주신 조의금은 모교에 기부되어 훌륭한 교사를 양성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라며 “일부 조의금은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장학금으로 사용하려고 한다”며 기부 의사를 밝혔다.
민씨는 마지막 순간까지 학생들을 생각한 남편의 마음에 따라 조의금을 기부키로 결정하고, 현재 고 교사의 모교인 원광대와 예전에 근무했던 학교들에 기부하기 위해 학교측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체육 교사였던 고 교사는 단원고로 발령받은 지 한 달 만에 학생들과 수학여행을 떠났다가 사고를 당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 당시 비교적 탈출이 쉬운 5층 로비 옆 숙소에 묵었으나 4층 객실 곳곳을 돌며 학생들에게 구명조끼를 입히는 등 구조활동을 펼치다 배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오랜 시간 미수습 상태였던 고 교사는 지난 5월 15일 유해 일부가 세월호 선체 수색 과정에서 발견돼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서 장례식을 치렀다. 고 교사는 직무수행 중 순직이 인정돼 지난 13일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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