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강윤주 기자

등록 : 2017.07.20 04:40
수정 : 2017.07.20 07:23

“궁궐 아닌 광장의 대통령으로… 국민과의 협치가 핵심”

국정기획위 국정비전 TF단장 김호기 교수 인터뷰

등록 : 2017.07.20 04:40
수정 : 2017.07.20 07:23

◆ ‘국민의 나라’ 목표

엘리트 중심의 정부가 아니라

국민 개개인 능동적 주체로 참여

◆ ‘협치와 소통’ 방식은

사안 따라 여론 직접 듣고 결정

공론조사ㆍ시민배심원제 활용도

◆ 적폐청산 위원회 왜 빠졌나

가장 큰 적폐는 검찰ㆍ국정원 등

내부 TF로 자발적 개혁 효율적

문재인정부의 국가비전과 국정목표를 성안한 김호기 연세대 교수가 18일 한국일보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19일 발표한 ‘문재인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국민주권시대’다.

국정기획위에서 국정비전 및 프레임 TF 단장을 맡아 100대 국정과제를 총괄하는 ‘국정비전과 국정목표’ 부문을 집필한 김호기 연세대 교수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촛불시민혁명의 정신은 문재인정부를 이루는 근간으로서 국민과의 협치가 국정철학의 기본”이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시대정신인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핵심 과제로는 국민주권정부, 소득주도 성장, 포용적 복지국가를 꼽았다.

_국가비전으로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이 제시됐다.

“국가비전은 문재인 대통령의 비전인 동시에 국민의 비전이다. 문 대통령은 문재인정부를 탄생시킨 촛불시민혁명의 핵심을 국민주권이라고 봤다. 나라의 주인은 대통령도, 대통령의 측근도 아닌 국민이다. 이명박정부에서 국민성공, 박근혜정부에서 국민행복을 말했지만 헌법 제1조 2항에 명시된 국민주권은 한번도 제대로 구현된 적이 없었다.

‘국민의 나라’는 두 가지 목표를 갖고 있다. 엘리트 중심의 정부가 아니라, 국민 개개인이 능동적 주체로 국정운영에 참여하는 정부의 틀을 만드는 게 첫 번째다. 또 이념 계급 지역 세대 등으로 국민을 나누지 않고 하나 된 국민의 정부를 이루기 위해서 협치와 통합을 이뤄나가겠다는 뜻도 담았다. ‘정의로운 대한민국’은 산업화 민주화에 이은 새로운 시대적 요구다.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다른 말은 ‘공정한 나라’다.”

_국민주권 정부의 개념을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한마디로 협치와 소통으로 요약될 수 있다. 지금까지 국민들이 정치적 의사결정에서 소외돼 왔기 때문에 공동 주체로 삼겠다는 것이다. 방식은 다양하다. 국민의 여론을 직접 듣고 결정할 사안이 있고, 공론조사나 시민배심원제 등을 따로 꾸릴 수도 있다. 협치의 대상을 국민으로 확대시키겠다는 얘기다. 단순히 국회, 정당과의 협치 뿐 아니라 민간 부문과 시민사회 등 정부 테두리 바깥에 존재했던 국민의 목소리도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광화문 대통령은 소통의 의지를 대변한다. 광화문이 상징하는 것은 광장이다. 구중궁궐 대통령이 아니라 광장에서 직접 국민들과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뜻이다.”

_1호 공약이었던 적폐청산특별조사위원회 설치가 사라졌는데.

“적폐청산 문제의식이 사라진 게 결코 아니다. ‘국민이 주인인 정부’ 에서 1번째, 4번째 국정전략으로 제시한 국민주권의 촛불민주주의 실현과 권력기관 민주적 개혁에 다 담겨 있다. 가장 큰 적폐의 주체는 검찰이나 국정원 등 권력기관들 아니겠냐. 별도의 위원회를 설치하기 보다는, 기존 제도를 잘 활용해, 내부적으로 TF를 꾸려 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자발적 개혁이 적폐청산을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일 수 있다.”

_경제와 복지 분야에서 가장 주안점을 둔 대목은.

“문재인정부 경제 정책의 핵심은 역시나 일자리경제다.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고, 소득주도 성장을 이뤄 더불어 잘 사는 경제를 만들자는 것이다. 일자리위원회와 4차 산업혁명위원회가 경제 비전을 실행할 양대 축이다.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는 우리 정치가 거대한 제도개혁과 함께 삶의 조건을 바꿔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복지제도에서 조차 배제돼 있는 비정규직, 영세 자영업자 등을 끌어 들이자는 것이다. 포용적 복지는 보편적 복지와 선별적 복지를 포괄한 개념으로 국민 모두에게 인간적인 기본생활을 제공할 복지의 보장성을 골고루 높이겠다는 취지다.”

_지방분권은 5대 국정목표에 새롭게 추가된 것인가.

“일반적으로 국정목표는 정치, 경제, 사회, 대외 분야 등 4개로 나뉘는 게 보통인데, 문재인 대통령은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국가비전을 세우는 중요한 대들보가 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4대 복합혁신과제에도 포함돼 있지 않나. 영남과 호남 사이에 지역 격차가 존재했을 뿐 아니라,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발전의 격차가 큰 데 삶의 질을 균일하게 높이는 것은 중요한 국정목표라고 볼 수 있다.

수도권이 아닌 곳에 우리 나라 인구의 절반 이상이 살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매우 중요한 국정 목표다. “

_평화와 번영의 한반도에서 통일이 빠진 이유는.

“의도적으로 뺀 것은 아니고, 현재 대북, 대외정책에서 우선시 돼야 할 것은 평화와 번영이라고 봤다. 남북관계에선 화해공존으로 대체할 수 있다. 평화와 번영을 꾸준히 추구하게 되면 그 결과가 통일 아니겠냐. 통일 시대로 나아가기 위한 준비라고 보면 된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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