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일째 잠적… 최대행사 이례적 불참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노동당 창건기념일인 10일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37일째 계속되는 그의 은둔에 건강 이상설이 증폭되면서 체제 불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당ㆍ정ㆍ군의 지도부가 10일 0시 김일성, 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한 소식을 전하면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박봉주 내각총리,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등을 언급했다. 하지만 참배객에 김정은은 없었다. 김정은은 집권 첫해인 2012년과 지난해 모두 맨 앞줄에 서서 참배했지만 이번에는 빠져있었다. 김정은의 동정을 북한 매체가 보도하지 않은 것은 지난달 3일 이후 37일째다.
당 창건일은 북한에서 김일성ㆍ김정일 생일과 더불어 최대 행사로 꼽힌다. 따라서 김정은이 참배를 하지 않은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그의 건강 이상설에 더욱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김정은은 현재 평양 동북쪽 별장인 강동 초대소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올해는 당 창건 69주년으로, 북한이 중시하는 이른바 ‘꺾어지는’ 정주년(매 5년, 10년)이 아니다.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당 창건일 행사에는 종종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적이 있다. 하지만 김정은의 리더십이 선대에 비해 부족하고, 집권 이후 매번 빠짐없이 당 창건일에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은 전례에 비춰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에 김정은의 병세로 알려진 발목 질환이나 고지혈증과 당뇨를 동반한 통풍의 증세가 생각보다 심각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4일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에 참석한 김양건 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이 류길재 통일부 장관에게 “(김정은의) 건강에 이상이 없다”면서 진화에 나섰지만 오히려 의혹이 커지는 양상이다.
다만 정부는 이 같은 건강 이상설이 확산되는 것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2차 고위급 접촉을 앞두고 불필요하게 북한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은 “북측 고위 대표단 방문 시 김정은이 황병서 총정치국장을 통해 대통령에게 인사말을 전한 것에 비춰 김정은의 통치는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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